사람됨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LG경제연구원이 밝힌 ‘이런 사람이 불량 직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일곱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첫째, 회사 경영, 동료, 상사 등에 대해 습관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항상불만형. 둘째,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는 마음이 없고 더 전망 좋은 직장이나 자신에게 잘 맞는 직장이 발견될 때까지 머루는 임시체류형. 셋째, 능력은 있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유아독존형. 넷째, 언제 어디서나 마찰, 갈등, 위험 부담을 안지 않으려고 회피하는 마찰 회피형. 다섯째, 언제 어디서나 만든 결과를 가로채는 무임승차형. 일곱째, 한 방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매사를 결정하는 홈런타자형 등이다. 직장생활은 곧 사회생활이다. 그가 속한 사회생활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사람됨이 드러난다. 사람의 얼굴과 생김이 각양이듯 사람됨이나 사회 적응 태도도 다양하다.

문제는 그의 사람됨을 인하여 그가 속한 공동체가 안정될 수도 있고 뒤틀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말 한 마디와 행동하나가 공동체를 사르는 불씨가 될 수도 있고 세우고 지키는 건축 자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사람됨에서 비롯된다.

사람됨이란 여러 가지 경로로 드러난다. 사고, 가치관, 언어 표현, 그리고 행동 등을 통해 드러나지만 특히 일상적이고 상투적인 언어를 통해 드러나게 마련이다.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언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언어는 평소 그의 인격과 축적된 감정의 분출이어서 속일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평소 잘 참는 듯 하다가도 일단 감정의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 자제 능력을 상실하고 좌충우돌하는가 하면 덤비고 할퀴게 된다.

명작이 일조일석에 완성될 수 없는 것처럼 사람됨 역시 하루아침에 이룩될 수 없다. 품성이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노력에 의해 성립된다. 인격 역시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복합해 형성되기 때문에 타고난 바탕 위에 터를 닦고 집을 짓는 노력이 요청된다. 고 한경직 목사님의 “사람 덜 된 경우는 성령도 힘드시다”라는 유훈이 생각난다. 왜 그런 말을 남겼을까? 길고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대면하다가 터득한 인생 경험이었고, 임상 경험이었을 것이다. 사람됨을 바로 잡고, 세우는 것이 얼마나 고된 직업인가를 짐작케 해준다.

“기질은 변화될 수 있는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베드로는 부르심을 받고 주님의 최측근에서 훈련받고 섬김을 다한 인물이었지만, 그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 기질은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단 그는 자신의 성격대로 주를 섬겼고, 사명을 수행했으며, 결국 성격대로 십자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타고난 그 기질이 어떤 용도로 쓰임 받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사란 성공과 실패가 있게 마련이지만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가늠된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나 결론에 대한 책임은 항상 자신의 몫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 교인다운 교인이 되는 것, 그리스도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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