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춘 목사 ( 안암제일교회 원로)
“우리가 너희 모두로 말미암아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할 때에 너희를 기억함은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은 형제들아 너희를 택하심을 아노라 이는 우리 복음이 너희에게 말로만 이른 것이 아니라 또한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임이라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너희를 위하여 어떤 사람이 된 것은 너희가 아는 바와 같으니라 또 너희는 많은 환난 가운데서 성령의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 우리와 주를 본받은 자가 되었으니 그러므로 너희가 마게도냐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었느니라 주의 말씀이 너희에게로부터 마게도냐와 아가야에만 들릴 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하는 너희 믿음의 소문이 각처에 퍼졌으므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것이 없노라”
농사를 짓기가 힘이 들지만 그 농작물이 발아되어 자라고 결실하여 수확할 때면 그 기쁨은 무엇과도 비길 수 없다. 나는 농사에 질린 사람이다. 어릴 때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남의 밭의 소득이 절반도 안 되는 고역을 겪으면서 자랐다. 그런데 내 아내는 집 구석구석 공터만 있으면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가꾼다. 파, 무, 꽃, 감나무, 대추나무 어릴 적에 힘든 일은 안 해보고 농사의 낭만만을 겪고 나온 탓이겠지. 지금도 주차장 모퉁이에서 뽑아 김치를 담근 무공해 식품을 먹고 있다. 예수님도 복음 전하는 일은 농사짓는 일에 비유하고 있고(마 13: 18-23), 바울도 복음 전하는 것을 농사짓는 데 비유하고 있다(고전 3:6-9). 바울은 여러 교회를 세웠다. 그중 데살로니가 교회가 맺은 풍성한 신앙의 열매를 감사했다. “너희 무리를 인하여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할 때에 너희를 말함은...”이라고 하고 있다. 데살로니가 교회의 감사할 특징은 무엇인가.
1. 믿음으로 역사하는 교회였다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3절). 믿음은 역사를 따라야 한다. 야고보서 2장 17절에 보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했다. 죽은 신앙은 죽은 열매 같아서 썩는다. 요즘 기독교가 많이 부패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정치계, 학계, 그 어느 곳을 가도 부패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죽은 생명은 행동하지 못한다. 사람도 죽으면 ①열이 식는다. 심장이 멈췄기 때문이다. 혹시나 신앙의 열이 식어 죽은 신앙이 아닌지 반성해 보자. ②살이 굳어진다. 심장이 멈춰서 피가 순환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이 식으면서 굳어진다. 내 신앙은 지금 냉랭하게 식어서 굳어져 버린 신앙은 아닌지 반성해보자. ③굳어진 신앙은 썩는다. 썩은 시체는 냄새가 난다. 우리들의 신앙이 불신자들에게 악취를 풍기는 사람이라면 조심해야 할 것이다. ④썩고 나면 살이 없어지고 뼈만 남는다. 교회도 사랑이 식어지고 봉사도 멈추어 뼈대만 앙상한 교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국 교회는 불과 100년밖에 안 되지만 벌써 성인병 같은 병을 앓고 있다. ⑤교회는 오래 되었어도 신앙만은 젊은 신앙을 가져야 한다. 늙고 병든 교회는 아닌지 진단해봐야 할 것이다.
2. 사랑으로 수고하는 교회였다
“사랑의 수고와...”(3절) 사랑하면 수고가 수고스럽지 않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는가. 그러나 수고보다는 귀엽고 예쁘기만 하다. 가정주부가 식구들의 뒷바라지가 하기 싫어진다면 그 이유는 사랑이 식었다는 위험 신호다. 사랑 없는 수고는 원망, 불평, 짜증만 날 뿐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낳지 않고 시장에서 만든 것을 사다 기르게 했다면 그 자식에게 무슨 애정이 갈까. 그 아기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것만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엄마 뱃속에서 10개월 간 엄마의 피를 받고 엄마의 영양분을 빼앗아 먹고 자라다가 힘들여 낳았기 때문에 내 생명처럼 사랑스럽고 귀여운 것이다. 교회란 하나님(예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라고 했다. 우리는 그래서 하나님의 전을 사랑하는 것이다.
3. 소망으로 인내하는 교회였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3절). 믿음은 과거에 근거하고 사랑은 현재에 일하고 소망은 미래에 연결된다. 우리의 신앙은 미래의 소망을 두고 바라보고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망 없는 믿음은 헛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예수 믿는 고난이 따르지만 잘 참고 견디는 것은 미래의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로마서 8장 18절에 “생각겉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우리는 지금 고난의 세상에 살지만 미래의 천국을 소유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4. 주를 본받는 교회였다.
“또 너희는 많은 환난 가운데서 성령의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 우리와 주를 본받은 자가 되었으니”(6절). 평범하게 보통사람으로 살기란 쉬워도 남이 본받게 살기란 힘이 드는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인들과 빌립보 교인들에게 자기를 본받는 자 되라고 하였다(고전 4:16; 빌 3:17). 그리고 자기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라고 했다(고전 11:1). 우리는 후손들에게 본을 보여주며 살아야 하겠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같이 젊은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를 보고 배운다. 한 농가에 늙은 할머니가 있었다. 고려장을 시키기 위해 아들이 지게를 지고 산으로 갔다. 아들이 늙은 어머니를 내려놓고 지게를 내버리고 돌아서려니까 손자 녀석이 그 지게를 갖고 내려오려고 했다. “너 그것 무엇에 쓰려느냐”고 아버지가 묻자 “아버지도 늙으면 지게가 있어야 내다 버릴 것 아니겠어요” 했다. 이 아들은 가슴이 철렁해서 그 노모를 다시 지고 내려와 평생 잘 존경했다는 얘기가 있다.
5. 소문난 교회였음을 감사했다.
“주의 말씀이 너희에게로부터 마게도냐와 아가야에만 들릴 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하는 너희 믿음의 소문이 각처에 퍼졌으므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것이 없노라”(8절).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은 더 빨리 퍼진다. 노태우 “짠돌이”, 김옥숙 “짠순이” 오래전 국민일보 기사에 보니 S여대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부인을 포함한 “창작추진위원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는 150만원을 내고 수천만원 내는 사람도 있었는데 김옥숙 씨는 한 푼도 안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 단체모임에 항상 얻어만 먹었지 점심값 한 번도 낸 일이 없단다. 충북 음성 꽃동네(장애자 마을)에 회비를 천원 작정했다는 것이다. 수천억을 품고 앉아 있으면서 요즘 거지도 천원을 주면 적다고 안 받아가는 세상인데 우리 교인들은 제발 짠돌이, 짠순이가 되지 말자. 물질이란 하나님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옮겨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교회도 좀 좋은 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교역자들의 세계에선 연말이 되면 어느 교회는 짜다느니 어느 교회는 후하다느니 하는 소문이 쫙 퍼진다. 데살로니가교회는 좋은 소문이 퍼졌다. 그래서 바울의 칭찬을 받았다.
데살로니가교회는 모범적인 교회였다.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를 가지고 본받을 교회가 되었고 좋은 소문이 퍼져나갔다. 소문이 잘 나면 교회가 멀어도 몰려올 것이다. 우리 교회는 모범적인 인상을 가진 교회로 소문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