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파수꾼으로 세웠으니

(에스겔 33:1-9)

황영진 목사 (선한목자교회)

얼마 전 귀순한 북한병사가 조사를 받던 중 휴전선 철책선을 뚫고 넘어온 사실이 확인되어 보초를 섰던 사병 뿐 아니라 해당 부대의 상급 지휘관들이 징계를 받았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장교로 임관되어 휴전선 최전방 철책선경계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에도 저희 부대 우측에 위치한 사단 철책선 경계부대 소대 막사에 철책을 뚫고 무장공비가 들어가 깊은 잠에 빠져있던 소대원 전체를 몰살시킨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말단병사지만 경계임무를 맡은 보초가 임무를 소홀히 하게 될 때 엄청난 결과가 있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 보초병의 직무유기로 인하여 수많은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란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생활은 온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를 불러서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우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에스겔은 군인도 아니요, 휘하에 부하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당시 제사장 부시의 아들로서 혼란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에스겔을 이스라엘의 ‘영적 파수꾼’으로 세우셨습니다.

오늘날도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영적인 파수꾼’으로 세우셨던 것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선택하셔서 구원하시고 ‘영적 파수꾼’의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주님의 재림이 가까운 종말시대입니다. 종말의 징조가 다 나타났고, 믿음과 사랑이 식어져 교회와 신자들도 사명을 잃어가는 도덕적, 영적 혼란의 이 시대에 ‘영적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본문 7절 말씀에 보면 “그런즉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할찌어다” 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 속에 파수꾼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교훈하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라는 것입니다. ‘영적인 파수꾼’이 되려면 세상 사람들이 듣지 못한 하나님의 음성을 먼저 들어야 합니다. 깨끗하고 겸손한 심령이 되어 말씀을 아멘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음이 강퍅하고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바리새인, 서기관, 대제사장들은 교만과 독선이 그 마음에 가득하여 하나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영적 파수꾼’의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하여 하나님 말씀을 바로 들어야합니다. 말씀은 믿는 자에게 능력이 됩니다(엡6:11-17). 말씀이 파수꾼의 무기가 됩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종을 통하여 주시는 성경 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어야 합니다.

둘째, ‘영적 파수꾼’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일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일을 하실 때는 사람을 도구로 쓰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여 일하게 하시도록 ‘그리스도의 대사’로 부르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언제나 이 사명을 잊지 않고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충성되게 사명을 감당하였습니다(요20:21).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은 만유의 주재시요, 창조주 되시는 하나님의 전권대사요, 그리스도의 대사로 부르심을 받고 이 세상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영적 파수꾼으로 보내심을 받았습니다.

셋째,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으로 경고해야 합니다. 호세아 6장을 보면 여호와를 알지 못하여 백성들이 멸망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같다 했습니다. ‘영적 파수꾼’은 하나님의 말씀을 충실히 듣고 하나님을 대신하여 불신자들에게 경고하여 그들을 깨우쳐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현대 신자들은 배우려하지 않고, 듣고 배운 바를 실천하지 않고 전하고 가르치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 파수꾼은 적이 쳐들어오면 성내에 있는 백성들에게 적이 쳐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교회’는 주님이 영혼구원의 사명을 위해 피로 값주고 사신 ‘주님의 몸’입니다. 교회의 두 가지 기능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과 상처입은 자들, 병들고 약한 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와 치유회복의 목회적 사명과 마지막 때에 멸망의 길로 달려가는 영혼들에게 경고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적 사명입니다.

인간이 만든 사상과 주의를 극대화 시키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본주의, 자유주의, 거짓 이단의 세력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도덕적 타락과 방종, 거짓과 교만, 분열과 다툼을 일으키는 악한 영들을 경계하고 대적해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경고를 듣습니다. 저도 최근에 담당의사로 부터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경고를 들었습니다. 의사의 경고를 듣고 식생활을 고치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운전을 할 때도 신호등이 있고 경고표지판이 있습니다. 경고를 듣고도 주의하지 않고 무시하면 사고가 나게 되어있습니다. 본문 8절에 보면 “너는 악인에게 이르기를 ‘악인아 너는 정녕 죽으리라’ 하였다 하자. 네가 그 악인에게 말로 경고하여 그 길에서 떠나게 아니하면, 그 악인은 자기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내가 그 피를 네 손에서 찾으리라” 악인에게 경고하여 깨우치지 아니하면 결국 그 악인은 자신의 죄로 죽지만, 그 죽음의 피 값은 그를 깨우치지 아니한 파수꾼(그리스도인)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 9절에 보면 “그러나 너는 악인에게 경고하여 돌이켜 그 길에서 떠나라고 하되, 그가 돌이켜 그 길에서 떠나지 아니하면, 그는 자기 죄악 중에서 죽으려니와 너는 네 생명을 보존하리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깨우치고 경고를 했지만 듣지 아니하면 그것은 듣는 자의 책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날, 우리 곁에 있는 가족들, 친척, 친구들, 직장 동료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깨우쳐야 할 사명을 얼마나 잘 감당하고 있습니까? 주님이 우리 자신을 위해 피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대속의 은총을 베푸시고, 마지막 유언의 말씀으로 ‘복음전파의 사명’, ‘파수꾼의 사명’을 맡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듣고 배우고 실천하고 가르치고 전하는 영적 파수꾼입니다. 이 시대에 죽어가는 영혼들을 깨우치고 살리는 ‘예수님의 증인’이요, ‘전도 사명자’ 입니다. 또한 가정과 교회의 파수꾼 입니다. 가정과 교회를 어지럽히는 악한 영들을 물리치고 지켜내야 합니다. 복음의 능력으로 주신 사명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진리의 말씀 안에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운 때에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깨어있어야 합니다.

나도 살고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영적 파수꾼’의 사명을 충성되이 감당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시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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