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명 목사 (타코마한인장로교회)
한국에 살고 있는 주한미군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오래 있었다는 걸 알게 될 때”라고 하는 풍자 글이 몇몇 웹사이트에서 확산된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주차장에서 차를 뺄 때, ‘오라이 오라이’를 말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냉면 먹으면서 가위로 잘라주기를 바랄 때, 별 이유 없이 일본이 싫어질 때와 같은 것들이 자기 자신이 한국에 오래 살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래방에서 친구가 노래 부를 때 ‘아싸, 아싸’ 하면서 베이스를 넣을 때나, 소주 마시고 ‘캬아’하는 소리가 나올 때, 고향인 뉴욕에 왔다가 패스트푸드점 중 롯데리아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자신이 미국사람임을 깜빡 잊어버리는 경우라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도 미국에 오래 살면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잘 모르거나 대답하기 곤란한 때, 어깨를 들썩하는 행동, 아무도 없는 사거리에서 붉은 신호등에 파랑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카메라가 없어도 기다리는 일, 긴 줄도 불평 없이 서게 되고, 한국인과 얘기하면서 영어단어를 자연스럽게 섞어 사용하는 습관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지만 미국 생활에 습관들여진 것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술 담배는 자신의 건강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고 많은 화재나 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은 중독이 될 정도로 습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몸에 밴 의식과 말과 행동에 수많은 습관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의 90%가 습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만 습관은 같은 행동을 오랜 기간 동안 되풀이 할 때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의식, 말과 행동입니다. 습관이란 한자풀이도 “어린 새가 백번 날개 짓으로 나는 것을 익힌다”는 뜻의 익힐 습(習)자와, 익숙할 관(慣)자로, 반복해서 익숙해진 것이 습관이란 뜻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습관들을 가지고 계십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생활에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습관은 어렵게 형성되지만 성공으로 이끌고, 나쁜 습관은 쉽게 형성되지만 실패로 이끈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습니다. 수많은 습관들 중에 3가지만 간단히 생각하겠습니다.
1. 기도의 습관
오늘 본문의 말씀은 예수님의 좋은 습관을 보여주고 있는 구절입니다. 예수님은 피곤하신 가운데도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새벽기도를 하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기도가 일상화되어버린 몸에 밴 좋은 습관을 가지셨습니다. 누가복음 2장 39절 이하에서도 예수님이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셔서 기도하신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특권이요 영육 간에 축복의 문을 여는 아름다운 습관인 줄 압니다.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게으른 육체의 소욕으로 실천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습관의 털이 확고하게 잡혀지게 되면 나태해지려는 육체의 소욕을 이기고 기도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것이 습관인 것입니다.
2. 언어의 습관
어떤 사람의 말에는 가시가 있는 것을 느낍니다. 찌르거나 상처를 주는 말에 습관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넌지시 남의 인격을 격하시키거나, 비꼬거나 꼬집는 말, 들어서 무엇인가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는데 습관화 된 사람은 그것이 조커나 농담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입장과 상황을 전연 배려 없이 유머로 생각하고 예사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로 죽인 사람이 칼로 죽인 사람보다 많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말이 죽을 사람 살리는 경우도 있지만, 멀쩡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아니합니다. 남의 얼굴에 피를 뱉으려면 내 입에 피를 담아야 합니다. 내 입이 먼저 더러워지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밥을 담으면 밥그릇, 오물 담으면 오물그릇이 되고 맙니다. 그릇은 담는데 따라 가치가 달라지듯, 우리의 입에 감사, 격려, 사랑, 칭찬, 기쁜 소식, 소망과 위로, 화목케 하는 말 등 값진 말을 담는 값진 입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3. 예배의 습관
하나님께서 애급에서 노예생활로 고통과 신음 중에 있는 이스라엘백성을 애급에서 구출해 내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예배드리게 하시려고 인도하여 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를 어두운데서 끌어내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예배하게 하신 목적을 가지고 계신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주일에는 세상의 모든 일을 뒤로하고 교회에 나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데 익숙하게 습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한국 서울 중앙부처에 공무원 몇 분이 모처럼 서해안으로 낚시를 하러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날이 주일이었는데, 특히 그 중에 한 분이 세례 받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부인이 결사적으로 남편을 말렸습니다. 결국 그 분은 친구 분들과 합류하지 못하고 교회에 가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 부부는 나중에 TV뉴스에서 그 친구들이 탄 배가 태풍을 만나 모두 사망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주일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언제나 하나님께 예배드리는데 아름다운 습관이 확고하게 형성해야 하겠습니다.
같은 일을 되풀이 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그 사람의 품성을 이루고, 품성은 그 사람의 인격을 이룬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쁜 습관들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좋은 습관보다 쉬운 나쁜 습관을 택하기 때문인 줄 압니다.
우리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좋은 습관을 가지는데 힘써야 할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