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산 요셉

창세기 37장 1-11절

김풍운 목사 (벅스카운티장로교회 담임)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스스로 잘못하여서 고생하게 되는 경우를 이른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셉은 형제들의 미움을 받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처신을 잘못해서 그들의 미움을 사게 되었습니다. 요셉은 예수님의 그림자와 같이 모범적인 삶을 살았지만 17세의 소년시절엔 그에게도 미숙한 점이 있었습니다. 요셉이 미숙하여서 미움을 산 것처럼 우리들도 같은 잘못을 범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본문에서 요셉이 왜 자기 형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었는지 생각해봅시다.

첫째는 바른 척 한 것입니다.

2절에 보니 요셉은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의 잘못을 아비에게 고하였습니다. 형들이 잘못한 것은 물론 나쁘지만 그것을 아버지에게 때마다 고하므로 야곱은 그들에게 역정을 내었을 것이고 야단을 맞은 형들은 요셉이 고자질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그를 미워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다른 형제들에게도 “요셉을 경계하라”고 “요셉은 우리 형제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고해바치는 놈이라”고 말했을 것이고 따라서 모든 형제들은 요셉을 미워하게 된 것입니다.

전도서 7장 17절은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도 말며 지나치게 지혜자도 되지 말라 어찌하여 스스로 패망하게 하겠느냐”고 말씀합니다. 남들 앞에서 의로운척하고 바른척하면 고난을 자초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미숙한 사람은 남의 잘못을 지적하며 의로운 척합니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남의 잘못을 감싸고 용서합니다. 후일에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었을 때 양식을 사러온 형들 곧 예전에 자기를 팔아버린 형들에게 더 이상 바른척하지 않고 그들을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을 정죄하지 아니하시고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감싸주셨습니다(요8:11). 성숙한 사람은 남보다 조금 바른 것으로 남들 앞에서 바른척하거나 의로운 척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그 누구도 의롭지 못하므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의로운척하는 것은 미움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남들 앞에서 바른 척하고 의로운척하는 율법적인 사람보다 그들을 이해하고 위하여 기도하는 은혜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있는 척 한 것입니다.

3절에 보면 요셉은 채색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야곱은 나이 많아 요셉을 낳으므로 그를 더 깊이 사랑하여서 다른 아들들보다 훨씬 좋은 옷을 입혔습니다. 주석에 보면 요셉이 입은 옷은 귀족이나 왕족이 입었던 옷이라고 합니다. 디자인도 그의 형들의 것은 무릎까지 내려오고 팔꿈치까지 내려오는 옷인데 요셉의 것은 발목까지와 손목까지 내려오는 옷이라고 합니다. 요셉의 형들은 요셉이 채색옷을 입고 다닐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요셉에 대한 미운 감정을 키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셉이 성숙한 마인드가 있었다면 형들 앞에서 그렇게 차이가 나는 옷을 입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숙하여서 그들에게 억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모르고 항상 채색옷을 입으므로 미움을 샀던 것입니다.

요셉이 채색옷을 입은 것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였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들도 남보다 나은 것을 누리고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니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있는 척하고 뽐내는 것은 미숙한 것이요 그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부잣집에 초대되었습니다. 디오게네스는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잠시도 자기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호화스러운 자기 집에 대하여 자랑하던 그 부자의 얼굴에 침을 뱉었습니다. 깜짝 놀란 그 부자에게 디오게네스는 “너무 좋은 당신의 집 어디를 보아도 쓰레기 버릴 곳이 없으므로 당신 얼굴에 침을 뱉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답니다. 있는 척하면 미움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받은 것이 많을수록 없는 사람들 앞에서 더욱 조심해야합니다.

셋째는 잘난 척 한 것입니다.

5절과 9절을 보면 요셉이 귀한 꿈을 꾸고 형들에게 꿈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꿈 이야기가 형들에게는 잘난 척으로 밖에 들리지 않은 것입니다. 가뜩이나 얄미워서 죽겠는데 이제는 꿈 이야기를 하면서 형들이 자기에게 절하게 될 것임을 말하니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그것도 두 번이나 말입니다. 요셉이 순진한 점도 있지만 미숙함으로 저지른 잘못입니다. 형들이 얼마나 미웠으면 그를 죽이자고 모의했겠습니까? 요셉이 꾼 꿈은 정녕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귀한 꿈이었습니다. 요셉은 그러한 꿈을 꾸고 깊이 간직하고 기도로 준비해야 했는데 형들이 듣기에 거북한 내용의 꿈을 말하므로 불붙은 형들의 미움에 기름을 부은 것이 되었습니다. 미숙하여서 형들 앞에서 잘난 척하다가 미움을 사서 종으로 팔려간 요셉은 훗날 바로 앞에서 꿈을 해석할 때 더 이상 잘난 척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습니다(창41:16). 그 결과 그는 미움을 사지 않고 바로의 사랑과 인정을 받아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습니다. 성숙한 사람은 하나님이 세워주실 때 남보다 잘난 척하며 뽐내지 않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장교정신을 함양하기 위하여 신입생 때부터 생활교육을 엄격히 시켰답니다. 아이젠하워가 육군사관학교 상급생시절에 신입생이 급히 가며 그를 치자 불러 세워놓고 “사관생도가 이발사처럼 왜 그리 행동하느냐?”고 다그쳤습니다. 그러자 그 신입생은 가슴을 펴고 차렷 자세로 “네, 맞습니다. 저는 사관학교에 들어오기 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이발사를 했었습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당황한 아이젠하워는 급히 숙소로 돌아와서 너무 경솔했음을 자책하고 다시는 남을 무시하며 잘난 척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의 인격은 성장하여서 훌륭한 리더십을 구비하므로 연합군사령관으로서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바울은 잘난 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히브리인 중에 히브리인이요 가말리엘문하에서 수학하였고 바리새인 중에 바리새인이며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고 말했던 그가 예수님을 만난 후에 죄인 중에 괴수라고(딤전1:15)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고(엡3:8)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고전15:10)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슴이 호수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늠름하게 보이는 자기 뿔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반면에 너무 가는 다리를 보며 불필요하다고 무시하면서 한참 자기 뿔에 도취되어 있을 때 숲에서 사자 한마리가 뛰어 나왔습니다. 사슴은 자기가 무시하던 다리로 재빨리 있는 힘을 다하여 숲으로 도망치다가 자기 뿔에 걸려서 사자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에게 있는 뿔을 점검해보고 바른척하는 뿔, 있는척하는 뿔 그리고 잘난척하는 뿔을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잘라 버려야합니다.

우리는 의로운 척 바른 척 할 수 없는 죄인입니다.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함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롬4:2) 우리는 있는 척 할 수 없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게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고전4:7) 우리는 잘난 척 할 수 없는 은혜의 빚을 진 자입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딤전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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