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만나교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우리 주님의 공생애 사역 기간 중 주후(A.D) 29년 가을 무렵이었습니다. 십자가의 죽으심을 약 6개월 정도 앞 둔 시점입니다. 빌립보 가이사랴는 헐몬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마을로 갈릴리 바다 북쪽으로 약 25마일(40km)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지명은 헤롯왕(대왕)의 아들인 빌립이 분봉왕으로 통치할 때, 로마 황제 가이사 티베리우스(디베료)의 명칭을 함께 사용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Caesarea Philippi(씨저리아 필립파이)가 그 명칭의 유래를 보여줍니다. 이 분봉왕 빌립은 예수님 당시의 헤롯왕 곧 헤롯 안디바의 동생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인자(人子, the Son of Man)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이 대답합니다. "더러는(some)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예레미야.” 그들은 예수님을 위대한 선지자들 중의 한 분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세례 요한은 헤롯왕에 의해 참수당했지만, 예수님을 세례 요한이 와서 살아 돌아온 세례 요한으로, 말라기 선지자의 예언을 따라 예수님을 죽음을 겪지 않고 승천한 엘리야가 다시 세상에 올 것이라는 엘리야로, 성경에 죽었다는 기록이 없는 예레미야의 생환(생존귀환)으로, 모세가 예언한 신명기 18:15-18에 나타난 ‘나와 같은 선지자’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우리 주님이시요, 구주이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메시아(그리스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들 선지자들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예수님께 대한 매우 빈약한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신앙고백
이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Who do you say that I am?) 이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You are the Christ, the Son of the living God.) 우리 나라 개역(개정)성경에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라고 하면서 ‘주’(Lord)라고 번역해 놓았지만, 원래 영어는 물론 원문에도 "당신(You)"이란 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당신은 메시아 곧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대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이 예수님을 메시아, 그리스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메시아 곧 그리스도로, 그리고 더 나아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인식하고 고백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메시아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란 뜻으로, 그리스도와 동의어입니다. 메시아란 왕과 선지자와 제사장 등 이 모든 직분을 겸비한 이스라엘을 다스릴 참된 통치자를 말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가 나타나 이스라엘 백성을 그들이 겪고 있었던 로마제국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인 갖가지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를 기대(대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런 메시아관은 성경에 비추어 보면 잘못된 메시아관(메시아 사상)이었습니다. 여하튼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메시아로서의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아니하시니까, 그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에 대해 바르고 참된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번 고백을 들은 후 베드로에게 말씀합니다. "바요나(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this)를 알게 한 이는 (인간적인)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하나님이시니라."
그런데 이런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받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베드로라(페트로스). 내가 이 반석(페트라) 위에 내(예수 그리스도)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베드로의 고백에 대한 바른 이해는 우리 신앙에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
우리는 이 18절 말씀에서 매우 중요한, 아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에 대한 우리 주님의 교훈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는 일이야말로 우리 신앙생활에 사활이 걸린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구절을 잘못하여 오해하기라도 하면 우리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황제도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이 구절에 나타난 이 반석을 개인 <베드로>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주장하기를 교회는 한 위대한 인물인 제1대 교황으로서의 베드로 위에 교회가 세워졌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교회가 <베드로>위에, 교황 베드로 위에 세워진 것입니까? 로마 가톨릭이 주장하는 바가 바른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너는 베드로라. 내가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라고 말씀하셨을 때의 상황과 질문을 다시 살펴보십시오. 우리 주님은 15절에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12 제자들 전체에게 묻고 있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베드로가 받아서 답변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16절) 이런 베드로를 향하여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말씀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도 베드로가 이렇게 <신앙고백>을 한 것은 물론 사도 베드로 자신의 신앙고백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사도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들, 곧 사도들을 대표해서(representative로서), 대변인격으로 대답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단순한 개인으로서의 베드로가 아닌, 결코 아닌 (그럴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베드로를 대표로 하는, 그를 대변인으로 하는 사도들 위에 또는 그들의 신앙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사도들과 선지자들 터 위에 세워진 교회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 2:20 에서 교회를 일컬어서 "너희(교회)는 사도들과 (신약시대의)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받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라고 하신 것은 바로 이런 뜻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교회를 창설하셨고, 교회의 주(主), 주님이 되십니다.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교회의 모퉁이 돌이 되셔서 교회를 이루어 나가십니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그의 몸 된 교회의 머리가 되셔서 교회를 다스려 나가십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몸 된 교회의 머리가 되십니다. 그리고 또 교회의 모퉁이 돌이 되십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받은 셈이 됩니다. 이 반석이란 결국 <사도들> 또는 <사도들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신앙고백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도들, 또는 사도들의 신앙고백과 함께 우리가 다루어야 할 중요한 내용이 우리 주님의 말씀 가운데 들어 있습니다. “내 교회를 세우리니..."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이 교회를 누구의 교회라고 말씀합니까? "내 교회"라고 말씀합니다. 사도 베드로, 네 교회가 아니라, 내 교회라 말씀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정말 잘 새겨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여기서 "내 교회"라고 할 때 "나"란 누구를 말합니까? "나"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내 교회"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이 시점에서 아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진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교회란 우리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의 소유라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주인(Lord, Owner)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예수님이십니다. 교회의 머리(Head)는 다름 아닌 예수님이십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우리는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의 지배와 통치를 받아들여야 할 예수님의 몸입니다.
이 진리를 우리의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에 적용해 봅시다. 교회는 인간, 사람의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사람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교인들이 그 누구라도 교회의 주인이 아닙니다. 교회는 목사 또는 장로의 교회가 아닙니다. 더 나아가 교회는 교인들의 교회도 아닙니다. 교회는 목사나 장로 또는 어느 개인, 또는 집단이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교회에는 여러 조직과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당회가 있고, 제직회가 있고, 여러 위원회가 있고, 남여선교회가 있고, 찬양대가 있고, 주일학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직과 기관에 총책임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조직과 기관과 기관장이 교회의 주인이 아닙니다. 또한 그 가운데 있는 회원들이나 대원들이 주인이 아닙니다. 목사나 장로나 안수집사, 권사 그리고 교인들은 그 누구라도 교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물론 목사의 소속은 노회로 되어 있습니다만, 노회 역시 교회로 볼 수 있다면, 모든 교인들은 다 교회에 소속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 생활할 때 모든 교인들, 또는 어느 교인이라도 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진리와 교훈에 따라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담임목사로 목회하던 중 목사를 극단적으로 적대하던 교인들 때문에 크게 갈등과 고통 가운데 있던 선배 목사가 교회를 사임한 후에 제게 이런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교회 갈등 때문에 목회를 접고 나왔지만, 목사는 교인 중에서 자기편이 있어야 해. 아니 자기편을 만들어야 해. 그래야 어려울 때 싸워서 이겨 나갈 수 있지.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인은 자기편이나 자기 양이 아니라, 예수님의 양이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21장에서 베드로에게 주신 말씀은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교인(성도)은 목사의 양이기 전에 예수님의 양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구약의 언약의 공동체였던 이스라엘은 새 이스라엘 곧 신약의 교회로 대체되었습니다.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요,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이 교회는 진리의 기둥과 터요, 이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그 누구라도 이 교회를 자기 마음대로 뒤흔들 수 없으며 뒤흔들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목사도, 장로도, 안수집사도, 권사도, 일반 교인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입니다.
이 교회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구주로 믿는 구원을 받은 참된 신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이 교회를 예수님의 교회로, 하나님의 교회로 형성시켜 나가야 합니다. 교회를 개인의 사유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은 성령의 감동으로 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으며, 우리 신앙과 생활의 유일무이한 법칙으로 알아 그 말씀을 늘 받들어 읽고, 묵상하고, 삶에 적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을 믿고, 알아가고, 섬기는 일에 힘쓸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교회를 세워 나가는 일에 참으로 헌신적으로 수고해야 합니다.
늘 기도하고, 사랑으로 형제자매들을 대하며, 서로 용납하고 용서하며, 온유와 겸손함으로 다른 형제자매들을 섬겨나가야 합니다. 정말 우리의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배워 나가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터전인 가정과 직장과 일터와 교회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며, 또한 우리의 삶이 거룩함과 사랑함이 넘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 모두 교회의 창설자이며 주인이 되시고, 머리가 되시는 예수그리스도를 위해 그 분 앞에 가장 고귀하다고 여겨지는 마음을 다 드려 예수님의 명령에 그대로 순종하여 우리의 신앙생활 전역에서 특히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밝히 드러내 보이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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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