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본심

사사기 7:1-8
박근재 목사

(시나브로교회 원로목사)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석하게도 하나님께서 신신당부하셨던 만큼의 절대적인 신앙과 순종으로 살아가질 못합니다. 더구나 하나님에 대해 불신실함으로 인해서 온전한 평화도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 나라로부터 공격을 받아 위기에 몰렸을 때마다 회개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만 하면, 즉시 지도자를 세워서 도와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기드온이란 사람 역시, 이스라엘 백성의 위기 때에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는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이 미디안 족속은 원래,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 아브라함의 서자였습니다. 그리고 요셉을 애굽 사람에게 팔아넘긴 상인도 바로 미디안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미디안 사람들은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험한 존재로 생각하고 ‘발람’이라고 하는 이방술사를 고용해서 이스라엘 민족을 저주했던 민족이기도 했고(민 22장) 이스라엘 족속의 남자들이 미디안 족속 여인들과 음행을 벌여서 하나님께 형벌을 받는데 기여(?)한 민족이기도 했습니다. (민 25장) 그러니까 결국 한마디로, 미디안 족속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는 아주 귀찮고 골치 아픈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지겹도록 괴롭혀 왔던 미디안 족속이 또다시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무려 7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8년째 되던 해에 드디어 기드온을 지도자로 세우셔서 이스라엘 군사들과 함께 하롯 샘 근처에 진을 치게 하시고 미디안 사람들과 전투를 하게 했습니다. (1절)

그리고나서, 기드온에게 하시는 말씀이 전쟁터에서 싸우는 것이 무서워서 싸울 마음이 없는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돌아간 사람이 이만 이 천명이고 남은 사람은 고작 만 명, 무려 반 이상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3절)

그러면 이스라엘이 물리쳐야 할 상대방 미디안 군사는 몇 명이었을까요? 미디안 군사의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들을 합한 숫자가 총 십 삼만 오천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자면, (8:10) 그 당시 이들의 군사력은 이 이상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즉, 최소한 십 삼만 오 천명 대 만 명의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는, 하나님께서는 만 명도 아직 많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중에서 더 추려내겠다는 겁니다. 일단 물가로 만 명을 데리고 가서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자들은 돌려보내고, 무릎을 꿇지 않고 물을 먹은 자들 300명만 남기라고 하십니다. (4-6절)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왜? 무릎을 꿇지 않고 물을 먹은 자들은 남기라고 하시고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자들은 돌려보내라고 하셨냐는 것입니다. 그 의도는 무엇이었냐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주장이 있는데 첫 번째 주장은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사람들은, 주위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군인으로서 전쟁에 적합한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주장은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자들은, 평소에도 이방인 숭배를 위해 무릎을 꿇었던 자들로, 다시 말하면 우상 숭배에 익숙한 자들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돌려보내셨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 대치 상황으로 봐서는 이들의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던 터라 아주 긴박한 상황은 아니었고, (1절) 또한 만일 이방 신 숭배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면, 이들은 오히려 이방 신을 숭배하는 풍속과 전통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디안 족속과 대면해서 싸우기에는 더 많은 이점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주장은 그리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릎 꿇지 않고 물을 먹은 사람들만 선택하고 무릎 꿇고 물을 마신 사람을 돌려보낸 하나님의 본심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오늘 본문 2절에서 우리는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즉, 만일, 그들이 전쟁에서 이기면 자기들 힘으로 이긴 줄 알고 교만해질 것이기 때문에 즉,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들 힘으로 싸워 승리했다고 자랑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시다는 거에요. 그것이 바로 그 이유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무릎을 꿇지 않고 물을 핥아먹은 사람들을 선택하고 무릎 꿇고 물을 마신 사람을 돌려보낸 하나님의 본심은 ‘두 무리 중에 더 작은 숫자의 무리를 선택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본심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더 작은 숫자를 선택하신 하나님의 본심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들 힘으로 싸워 승리했다고 자랑할까 봐서, 자기들 힘으로 이긴 줄 알고 교만해질까 봐서 그래서 작은 숫자의 무리를 선택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본심입니다.

결국, 역설적으로 말하면, 만일 무릎을 끊고 물을 마신 사람이 300명이었고, 무릎을 꿇지 않고 물을 핥아먹은 사람들이 9천7백 명이었다고 했었다면, 하나님께서는 무릎을 끊고 물을 마신 사람을 선택하셨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전쟁에서의 승리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 능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그들로 하여금 온전히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즉, 어떻게 물을 먹었냐는 방식에는 관계없이 오직 300명의 소수를 선택하는 것이 하나님의 본심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을 그토록 지긋지긋하게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고 골치 아프게 했던 미디안 족속처럼, 여러분의 신앙과 삶에서 여러분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나 사람이 있으십니까? 

지금 이 시간 해결의 열쇠는 “나 여호와가 갖고 있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들의 도움은 나 여호와로부터 만이 시작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어떤 방법이나 방식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제일 먼저,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겁니다.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을 제일 먼저 찾고 ‘나의 도움은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 장벽을 무너뜨리시든지, 넘어가게 하시든지, 그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주시든지, 아니면 여러분의 마음을 분명히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께로소이다”라고 고백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바라보시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300명을 갖고 13만 5천명을 물리치게 하신 하나님의 능력이 여러분을 분명히 도우실 것입니다. 

mission4jsc@gmail.com

12.0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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