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하나님께서 새로운 한 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는 묵은해를 건넜습니다. 이제 새로운 해를 향하여 전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미지의 시간, 미지의 땅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갖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시간 속으로,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땅으로 또 들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명령이고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모세를 떠나보낸 여호수아도 홀로 남았습니다. 모세가 이끌던 민족을 이끌고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가나안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야 하는 거대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막막한 요단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난공불락의 여리고 성도 꿰뚫고 나가야 합니다. 키가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아낙 자손들과 싸워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이지만 여호수아는 몹시 두려웠습니다. 여호수아는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당당해 보였지만 속으로 무척이나 많이 떨고 있었습니다. 염려와 불안으로 떨고 있는 여호수아에게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나아가라!’는 격려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미지의 시간들을 향하여 나아는 모두에게 이 말씀을 드립니다.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삽시다!’ 어떻게 여호수아처럼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나갈 수 있을까요?
첫째는 신의 감동으로 살아야 기가 죽지 않습니다.
모세가 자신의 임종이 다가왔을 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세우셔서 백성들이 목자 없는 양같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 하나님은 이렇게 응답하셨습니다. “신에 감동된 여호수아를 데려다가 안수하고 후계자로 세우라!”고 하셨습니다(민27:18). 그래서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모세에 이어 백성들을 이끄는 후계자로 세우셨습니다. 여호수아는 지금까지 모세의 수종자로 살았지만 언제나 하나님의 신적인 감동 안에서 살았습니다. 자신의 힘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신의 감동으로 살아왔습니다. 신의 감동된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신에 감동한 사람은? 육신적인 능력이 아니라 영적인 능력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세상 경험보다는 믿음의 체험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이제 펼쳐질 새해도 여전히 공중의 권세 잡은 어둠의 세력들은 거칠게 도전할 것입니다. 도저히 우리의 인간적인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신의 감동을 충만하게 받을 때에만 기가 죽지 않습니다. 신의 감동을 받은 자만이 당당하게 요단강도, 여리성도 깨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신의 감동을 받고 새해를 아니… 평생을 승리의 삶으로 전진하십시다.
저는 새해만 되면 30년 전 이민목회에 첫 걸음을 시작하던 때를 잊지 못합니다. 1988년도에 토론토 이민교회에 청함을 받고 도착한 날이 12월 31일이었습니다. 다음 날이 1월 1일 주일이었고 첫 부임 설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민 목회의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장년 교우 21명이 전부였습니다. 교회 상황은 10년 동안에 목사님이 6분이 바뀌었습니다. 자체 예배당도 없었습니다. 집회는 오직 주일예배 한 번 뿐이었습니다. 주중집회도 없었고, 주일학교도, 새벽기도회도 없었습니다. 막막하고 기가 죽었습니다. 죽어도 많이 죽었습니다.
1월 초순, 첫 이민목회를 기도로 시작하려고 기도원을 찾아 나섰습니다. 토론토에서 출발하면서부터 뿌리던 작은 눈발이 교외로 들어섰을 때는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는 폭설로 변했습니다. 눈 속에 갇혀 버렸습니다. 오가는 자동차도, 인가도 전혀 없는 시골 길가에 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디가 길인지? 마치 에스키모 얼음집처럼 밴 차가 눈 속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눈 무덤 같은 작은 밴 안에 나 홀로였습니다. 커다란 지구본 위에 오직 나 홀로 던져진 작은 점 같은 외로움이 갑자기 밀려 왔습니다.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기가 죽었습니다. 잠간이지만 허황한 생각이 온 몸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성령 안에 있는 목사가 하나님께 죄송했습니다. 순간에 밴 바닥에 무릎을 꿇고 회개했습니다. ‘하나님! 용서하소서! 못난 죄인, 잠시 신의 감동이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에 빠졌나이다’ 눈에서 감정인지… 진심인지 눈물이 흐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홀로 남아 부르짖던 얍복강의 야곱처럼 매달려 이민목회를 축복해 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기쁨과 소망이 회복되었습니다. 가슴에 벅차오르는 확신이 강력하게 솟아났습니다. 계속 부르짖고 찬양할 때 주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셨던 말씀을 강력하게 떠오르게 하셨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함께 하느니라’(9절).
신기하고 신통한 주님의 기운으로 가득 찼습니다. 폭설의 밴 안에서의 1인 부흥회에서 만나주셨던 주님! 이민목회 3년 만에 새 예배당을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아!!! 신나는 토론토의 날이여! 언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이 말씀의 감동만 받으면 강하고 담대했습니다. 절대로 기죽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어떤 일을 만나도 놀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임마누엘 신앙으로 담대하게 지내왔습니다. 내 감정과 내 상황적인 기분이 아닌 주님의 감동으로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여호수아를 당당하게 세우셨던 그 신의 감동이 새로운 한 해에도 우리 모두에게 차고 넘치기를 축원합니다.
둘째는 약속의 말씀으로 살아야 기가 죽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에게 그 시대 시대마다 약속을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영원한 기업을 삼고 네 하나님이 되리라!’(창17:8)
-이삭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창26:24).
-야곱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28:15).
-두려워 회피하는 모세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출4:12)
-이사야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사41:10).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도 약속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기가 죽어있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라’(5절).
거대한 전쟁을 앞에 놓고 불안하고 기가 죽은 여호수아는 이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요단강을 건넙니다. 여리고성을 깨뜨립니다. 아낙 자손들을 물리쳤습니다. 나에게 우리에게 오늘도 말씀의 약속을 지키시는 주님을 굳게 붙잡고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18년 동안 새 예배당 건축을 기다린 끝에 모든 건축 공사가 끝났을 때였습니다. 이제 곧 입주허가를 받아야 입당할 수 있는 지경에서 아주 절망스런 사건이 터졌습니다. 건물을 거의 준공하고 모든 재정 결산을 시공회사와 끝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입주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 그 시점에서 예상 밖의 추가공사비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7만 불도 아닌 70여만 불의 거액이었습니다. 이제는 건축재정 어카운트에 7천불, 아니 700불도 없는 상황에서 70여만 불을 일주일 내에 지불하지 않으면 입주허가에 사인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청회사들로부터 법적 소송을 당하게 되었다는 통보였습니다.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기존 건물은 이제 곧 비워줘야 합니다. 새 건물에 우리는 들어가야 하는 시점에서 암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올데갈데도 없이 입당은커녕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면… 생각만 해도 머리가 하얗게 되었고 눈앞이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 캄캄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낙심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당회원들과 건축위원들에게 기도하라고 주신 숙제인 줄 믿고 기도하자고 권고는 했지만 정작 담임목사인 나는 기도도 되지 않았습니다. 속이 녹아내리는 듯한 염려와 두려움으로 두문불출하면서 기도반 염려반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때 교우 한 분이 목사님을 격려한다고 유투브 찬양 한 곡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내 눈과 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 않고 여전히 염려에 사로잡혀 있는데 그 찬양은 끝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자동으로 뒤를 이어 유투브의 다른 찬양과 영상이 떴습니다. 첫 배경사진에 눈에 익은 김준곤 목사님 사진과 함께 여의도 74 엑스폴로 성령폭발대회 장면들과 함께 찬양은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눈에 익은 추억의 옛 사진들이 내 눈과 귀를 끌어당겼습니다.
그 순간 나타난 충격적인 한 장의 사진을 본 나의 심장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습니다. 아스팔트 위에서 무릎을 꿇고 누군가와 손을 잡고 기도하는 나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43년 만에 처음으로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마른 체격에 꽃무늬 셔츠에 줄바지를 입고 장발을 내려뜨리며 기도에 몰두하고 있는 27살의 나의 모습을 처음 본 것입니다. 동시에 그 때 여의도 광장에서 내게 주셨던 주님의 말씀이 다시 생생하게 내 가슴에서 튀어나왔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와 함께 하마!’ 그 약속의 말씀을 기억하는 그 순간 내 안의 모든 무거웠던 짐덩어리가 순간적으로 녹아내렸습니다. 내 맘에 강력한 평화와 안정이 솟아올랐습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난 43년 동안에 두려움과 염려의 현장 속에서 언제나 약속의 말씀이 나타나셔서 나를 붙들어 주셨습니다. 토론토 이민목회 시작하면서 눈덩이 속에 파묻혀 외로웠을 때도… 내가 너와 항상 함께 하느니라! 18년 동안 건축을 기다리면서 절망의 순간순간에 여전히 하나님은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하느니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셔서 견디고 이기게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말씀을 상기시키셨습니다.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하리라!’ 살아있는 말씀을 듣는 순간 이 엄청난 난제가 1센트도 지불하지 않고 깨끗하게 은혜롭게 청산되었습니다. 35개 이상의 건축 하청회사들을 일일이 불러서 탕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결코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결코 허락될 수 없는 또 하나의 기적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독자들이여! 이제 우리들은 알지 못하는 광야 길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기죽지 맙시다. 왜요? 우리에게 성령의 감동과 인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 확실한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신의 감동 속에서 이 약속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강하게 담대하게 새로운 한 해의 가나안을 향하여 힘차게 출발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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