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상 목사 (뉴욕산정현교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이문열씨의 인기 많았던 소설이 있습니다. 영화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날개 없는 것처럼 추락하는 하만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날고자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날개를 달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날개를 어떻게 다느냐 입니다. 누가 달아주었느냐에 따라 끝없이 추락할 수도 있고 독수리처럼 하늘로 올라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성도의 날개는 하나님께서 달아주신 성령의 날개입니다. 이 날개를 달고 우리는 주님이 계신 곳까지 힘써 날아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속의 하만의 날개는 세상의 간교한 지식과 권모술수로 얻게 된 잘못된 날개였습니다. 헛된 날개였고 교만의 날개 이었고 하나님을 경외치 않는 불순종의 날개였습니다. 하만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지만 결국 오늘 본문 속에서처럼 비참하게 추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하만은 당시에 아주 잘 나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왕 다음으로 권력 있는 사람이었고 누구나 다 왕을 제외하고는 그 앞에 무릎을 끊고 경배를 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너무 높이 올라갔습니다. 교만 때문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리에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올라갔는데도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르드개였습니다. 자기의 권력을 전혀 무시한 채 하나님 앞에만 무릎 끊고 경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모르드개만 죽이는 게 너무 약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결국 왕을 은 일만 달란트로 설득해서 바벨론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다 죽일 수 있는 허가까지 얻어내었습니다.
인생의 사악한 지혜로 만든 날개를 가지고 높이 올라간 하만은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성을 들락거리다 보면 아직도 성문 앞에서 자기를 보고도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기도만 하고 있는 모르드개를 보면 늘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렇지만 왕이 특별히 궁궐에서 베푼 잔치에 다른 모든 관리들은 아무도 초청하지 않고 자기만 초대를 한 것이 너무 기뻐 그 기쁨으로 참았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리고는 아내 세레스와 많은 친구들을 모아놓고 자기가 얼마나 성공했으면 왕이 특별히 자기만 잔치에 초청했겠냐고 자랑했습니다. 이때 그 아내 세레스와 함께한 친구들이 하만에게 말합니다. 그 나쁜 모르드개를 오십 규빗이 되는 높은 교수대위에 목매달아 죽이게 해달라고 왕에게 간청하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하만은 그 말을 아주 기쁘게 받아들여서 하인들에게 명하여 50규빗이나 되는 교수대를 자기집 뜰 안에 만들게 합니다. 기분 좋게 모르드개를 매달아 죽이려고 교수대를 무려 50규빗이나 되는 높이로 세웠습니다. 50규빗은 23미터입니다. 이 높이에다 사람을 달아매면 아마 끌어올리려다가 죄인은 끝까지 올라가지도 못하고 죽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만이 교수대를 만들던 밤에 바벨론왕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밤을 왕이 보냈지만 이 밤은 아주 중요한 밤이었습니다. 수많은 잠이 안오는 밤이 있었겠지만 이 잠 안오는 밤은 아주 특별한 밤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역사하신 밤이기 때문입니다. 왕은 잠이 오지 않아 다른 날 같았으면 TV(?)나 보던지 아니면 술이나 마셨을 터인데 그날은 희한하게도 책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궁중의 사건을 기록한 역대일기를 꺼내 신하로 하여금 읽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기의 가장 측근 내시 빅다니와 데레스가 자신을 모살하려는 것을 모르드개가 미리알고 고발해서 왕의 생명을 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그 이야기를 듣고 즉시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이 일로 나의 생명을 구해준 모르드개는 어떤 관직과 상급을 받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신하의 대답은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왕은 이일로 기분이 많이 매우 언찮아졌습니다. 나의 생명을 즉 바벨론왕을 구한 사람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데 자기 목숨을 구한 사람을 박대한다는 것은 마치 자신을 박대한 것처럼 여겼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왕이 잠이 안와서 책을 읽으면서 뒤척이는 시간에 하만은 모르드개를 자기가 만든 높은 교수대에 목 대달아 죽이려고 왕에게 허락을 얻으려고 왕궁 뜰에서 왕의 면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왕은 왕궁 뜰에 있는 하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어전으로 들어오라고 말합니다. 들어온 하만에게 왕이 먼저 묻습니다. 만일 이 왕이 누군가를 존귀하게 만들어주기를 원한다면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해주는게 가장 좋겠냐고 묻습니다.
하만은 왕이 존귀케 하기를 원하는 자는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자기가 생각한 대답을 합니다. 왕복을 입히고 왕관을 쓰고 왕의 말을 태워가지고 성중의 거리거리마다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이 사람은 왕이 존귀케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외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왕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다면 지금 즉시 성문 앞에서 무릎 끊고 날마다 기도하는 저 모르드개에게 네가 말한 대로 하라고 명령합니다. 하만은 자기가 죽이려고 했던 모르드개를 왕의 말에 태워 왕복과 왕관을 쓰고 입혀서 성중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모르드개는 왕이 존귀케 하기를 원하는 자'라고 외쳐야 했습니다. 하만에게는 참으로 끔직하고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모르드개를 죽이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왕에게 갔다가 오히려 왕의 명령으로 그를 존귀케 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성경은 이때 하만의 상태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번뇌하여 머리를 싸매고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머리가 많이 아팠을 것입니다. 집으로 와서 이 번뇌가 사라지기도 전에 내시에게 전갈이 옵니다 왕비가 베푸신 잔치에 참여하십시오. 하만은 자기만 초청했다고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고 착각하면서 잔치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착각속의 이 잔치는 우리가 잘 아는 하만의 최후의 만찬이 되고 맙니다. 하만은 그 잔치상에서 끌려나가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만들었던 50규빗 높이의 교수대에 매달려 죽게 됩니다. 하만의 교만은 결국 멸망으로 끝이 납니다. 하나님을 대적한 교만한 자의 마지막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하만을 추락시키시고 모르드개를 높이셨는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중에 한 가지는 우리가 종종 하나님은 큰 일만 주관하신다고 착각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 간에 전쟁이나 대통령이 뽑히는 일 같은 큰일만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상 속에 일어나는 사소한 일은 우연이라고 간주합니다. 그러나 성경 속에서 우리는 바벨론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사소한 일까지도 섭리하셔서 하나님의 큰 뜻을 이루시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잠 안오는 밤이 과연 바벨론왕에게 얼마나 많이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잠 안오는 밤은 누구라도 다 겪게 되는 아주 흔한 생리 현상일 것입니다.
바벨론왕의 잠 안오는 그 밤은 역사를 변하게 하는 밤이었습니다. 바벨론의 모든 유대인의 생명을 구한 밤이고 하만이 추락하고 모르드개가 비상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던 역사가 변하던 밤이었습니다. 바벨론왕에게 잠이 안왔던 그 밤이 불신자들에게는 우연처럼 보이겠지만 성도의 눈으로 보면 누구라도 다 하나님의 섭리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 밤에 바벨론왕이 잠들지 않게 만들어 궁중일기를 듣게 하시고 결국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잠 못드는 작은 일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혹시 우리에게도 잠 못드는 밤이 오면 TV나 딴짓 하시지 말고 아, 하나님이 무언가 역사하시나 보다라고 아시고 궁중일기는 없으니까 성경책을 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잠 안오는 밤에도 놀라운 역사를 우리에게 행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꼭 알아야 합니다. 항상 작은 일과 큰일은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작은 일에도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조심스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크고 대단한 일만 중시 여기고 사소한 일에는 세상과 똑같이 행하며 살아간다면 성도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작은일 일지라도 그 일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의미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고 이 땅을 살아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가르쳐 마태복음26장에서 주님이 말씀하신 항상 깨어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저 먹는 일과 보는 일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보이지 않는 영적의미에도 우리의 관심이 모아진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세미한 음성도 들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만은 교만으로 눈과 귀가 막히고 가려져서 하나님의 음성과 하나님의 섭리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하만은 자기만 궁중잔치에 초대해 주었다는 착각에 빠져 궁궐 파티장으로 들어가서 자기가 만들어 놓은 높은 교수대위에서 모르드개 대신 달려 죽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올라가야 합니다. 독수리같이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날개는 하나님이 주신 날개입니다.
하나님의 달아주신 날개를 달고 주님계신 곳을 향해 끝없이 올라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피곤치 않게 해주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어리석은 교만의 날개를 달고 올라가면 멸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꼭 잊지 말고 기억하십시오. 세상에 수없이 많은 하만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지 않습니까? 저들의 추락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들의 뒤를 따라 교만의 날개를 달고 오르려고 합니다. 오직 겸손으로 무장하고 하나님이 주신 성령의 날개를 달고 높이 올라가는 하나님의 군병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sang78us@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