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길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지난 1월 20일(월)에 있었습니다. 너무 차가운 날씨로 인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실내에서 취임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45대 대통령을 역임한 후 46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고 이번에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첫 임기 후에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하는 ‘징검다리집권’ 대통령으로는 1892년에 재집권한 그로버 클리브랜드(Grover Cleveland)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이 됩니다.

고개를 돌려 조국 대한민국을 봅니다. 지금 이 시각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를 통해 탄핵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좌우를 떠나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대통령 탄핵이 몰고 온 국가적인 갈등과 아픔에 직면해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공정하게 그리고 평화롭게 매듭되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1월 9일(목)에는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을 역임했던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100세라는 삶의 여정 중 백악관에서 4년, 주지사 관저에서 4년, 도합 8년을 제외한 92년의 세월 동안 같은 주택에서 삶을 영위하시다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신 청렴하고 겸손한 지도자의 마지막 떠나는 길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새로 대통령에 취임하고, 한 사람은 탄핵의 과정을 통해 법의 처분을 기다리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창조주에게로 떠났습니다. 이렇게 다른 길을 걷는 3분의 대통령을 통해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그분들도 별 인생 아니더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윤 대통령 탄핵심사와 뉴욕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형사재판의 승소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실력과 경력이 있는 변호사를 찾는 그들의 모습은 일반인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이 택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최대한 법을 사용해 위험도를 줄이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들 가운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떠나신 지미 카터 대통령처럼 그들 모두 우리와 똑같이 인생이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4년을 봉직하든 8년을 봉직하든 관계없이 그 직을 내려놓고 나면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창조주가 정한 늙음과 약함과 병듦 그리고 죽음의 길을 걷게 됨을 먼저 떠나가신 대통령의 삶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극히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 우리들이지만 우리가 가야 할 평범한 삶의 길로 인해 위축되지도 비굴해지지도 않고 오히려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창조주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내일이면 어제 일하던 식당에서, 세탁소에서, 사업장에서 내 사랑하는 이들의 생계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반복된 걸음이지만, 그 삶을 하나님이 결코 가볍게 보지 않으신다는 진리를 가슴에 담고 오늘 하루를 살아갑니다.

때때로 우리가 하는 일이 너무나도 시시하여 먼지처럼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큰 자(者)도 작은 자(者)도 진중하게 그리고 생명을 던지는 사랑으로 다루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오늘 하루 그리고 올 한 해도 대통령에 못지 않는 책임감과 헌신의 자세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샬롬….

hankschoi@gmail.com

02.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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