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의 아픔을 넘어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벌써 9.11테러가 있은 지 22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충격은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어둡고 캄캄한 그날의 흔적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생명을 희생하여 다른 이들을 구한 고마우면서도 눈물로 채워진 사랑의 모습도 보입니다. 바로 UA93편의 숨겨진 이야기입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연방항공청 관제센터에 비행기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가 꺼진 3대의 비행기가 나타납니다. 보스톤을 출발하여 로스엔젤레스로 운항하던 AA11편과 UA175편 그리고 뉴아크(Newark)을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로 가던 AA 77편기였습니다. 아침 8:46분 AA11편이 제1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하였고 17분 뒤인 9:03분에 UA175편이 제2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합니다. 34분 후인 9:37분에 AA77편이 미국방부 건물에 충돌함으로써 미국과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아크공항을 이륙하여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UA 93편기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됩니다. 이미 이때는 세계무역센터에 2대의 비행기가 충돌한 이후입니다. UA93편은 승무원 포함 44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운항하던 중 테러리스트에 의해 기장과 부기장이 조정석에서 끌려 내려옵니다. 이렇게 비행기 조정실을 장악한 테러리스트들은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건물에 이어 또 다른 워싱톤에 있는 공격목표 건물을 향해 비행기를 선회시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워싱톤까지 불과 20여분 남겨진 지점에 이른 오전 10시 3분, 이 비행기는 아무것도 없는 들판에 추락했습니다. 추락 소식을 들은 연방항공청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비행기 기체와 시신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비행기의 음성녹음파일을 듣고서야 상황을 다 알게 되었는데 사정은 이러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가던 자신들의 비행기가 납치된 후, 은밀하게 가족들과 전화를 한 승객들이 이미 세계무역센터에 2대의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그들은 즉각 자신들의 비행기 역시 워싱톤에 있는 중요건물 –백악관이나 국회- 에 충돌할 계획임을 알게 됩니다. 그 때 토드 비머라는 사람이 주측이 되어 끓는 물을 사용하며 비행기를 납치한 테러범들을 한꺼번에 공격하여 제압하게 됩니다. 기내 승객들이 있던 장소에 있었던 테러범들은 제압했지만 기장실에서 비행기를 조정하던 테러범들은 제압하지 못한 가운데 기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장실에서 비행기를 조정하던 범인들이 알게 됩니다. 상황을 알게 된 테러범들은 고의적으로 비행기를 급작스럽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함으로써 승객들이 조정실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시도하다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마지막에는 비행기를 땅에 추락시킵니다.

 

이날 비행기 안에서 테러범들을 대상으로 생명을 걸고 저항을 이끌렀던 사람인 토드 비머는 임박한 자신들의 마지막 시간을 감지하고 주기도문과 시편 23편을 읽으며 자신들의 죽음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미국 정부는 2014년 9월 11일 비행기가 추락한 장소에다 추모비를 세우고 희생된 탑승객들에게 의회훈장을 바쳤습니다.

 

가장 아프고 무서운 순간에 가장 귀한 삶의 흔적이 만들어 짐을 보며 오늘 우리 앞에 놓여진 신앙인의 삶이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봅니다. 

- 샬롬 -

hankschoi@gmail.com

09.16.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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