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Church ON THE WAY!"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 풀러 Th. M

한 사내가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것은 작은 성공이다. 그런데 그는 끝까지 오르지 못하고 잘 올라가다가 계단 옆으로 떨어진다. 이것은 작은 실패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바닥은 다시 튀어 오르는 트램펄린으로 되어 있어서 이내 계단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반복적으로 계단의 그 칸을 맴돌며 제자리에서 한 칸도 올라가지 못하는 때도 있다. 도무지 진전이 없다. 심지어 어느 때는 아래 칸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어떤 순간에는 거의 다 올라간 것 같은데 또 떨어진다. 어떤 때는 트램펄린에 떨어져서는 다시 계단에 돌아오지 못하고 계속 트램펄린 위에서만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 사내가 천신만고 끝에 계단 정상에 드디어 올라선다. 올라설 때 그 계단 옆에서 지켜보던 청중은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 이상은 프랑스의 행위 예술가 요안 부르주아의 “성공은 직선이 아니다”(Succes isn't linear)의 1분 30초짜리 공연이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성공을 향한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또한 인생에는 늘 승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순간도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성공은 직선이 아니다. 글쎄, 성공은 구부러진 곡선과 같다고 해야 할까? 어떤 경우에는 너무 구부러져서 낙심이 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의 작은 실패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작은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요소인지도 모른다. 반면에 현재의 작은 성공에 자만해서도 안 된다. 자만은 다음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방심하게 만들어 실패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성공에 자만하거나 실패에 낙담하고 주저앉는 순간 인생은 끝장난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나님이 성도 각자에게 목표를 주셨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올라가기를 기대하신다. 뿐만 아니라 능력을 주셨다. 그래서 성도는 받은 능력으로 자기 앞의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가야 한다. 사도 바울도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 3:12)라고 자신이 끝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임을 잊지 않았다. 어떤 목표인가?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4). 그는 하나님의 상 주심을 바라고 달려갔다. 인생의 마지막 날, 혹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행한대로 상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끝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하나님이 우리를, 혹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를 어떻게 보실까?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 교회를 보시는 하나님의 관점에 대해 장담할 수 있는 말이 있다. “Our Church ON THE WAY!” 여기서 ON THE WAY는 “길 가는 중”이라는 말이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달성하려는 과정 혹은 여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들이 섬기는 지상의 교회는 아직 길 가는 중에 있는 교회다. 그러므로 목적지까지 성공적으로 갈지 못 갈지를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 또한 길 가는 과정에서는 작은 성공도 있고 작은 실패도 있다. 분명한 것은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가 말한 것처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마지막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어느 교회든지 작은 성공도, 작은 실패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서 하나님은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신다. 또한 어려운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기에 교회는 살아남는다. 코로나로 많은 교회들이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새로 시작한 개척교회나 약한 교회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그러나 코로나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것만도 대단한 것이다. 한국도 미국도 펜데믹으로 인해 1/6 정도의 교회가 문을 닫았으니. 우리는 다 알 수 없으나 하나님은 펜데믹도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주셨고 길 가는 중에 일어난 또 하나의 과정이라고 믿어야 한다. “Our Church ON THE WAY”를 외치며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를 것을 믿는 자는 복되다.

minkyungyob@gmail.com

09.02.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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