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교회, 풀러 Th. M
캐나다 리젠트 칼리지의 제임스 패커 교수는 그의 명저 <성령을 아는 지식>에서 부흥이란 단순히 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찾아오시는 일이라고 하였다.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교회를 소생시키는 것이 부흥이고, 성령님이 내주하시는 사역을 통해 성도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부흥이고, 자신의 온갖 죄악을 토로하는 영적 각성이 일어나는 것이 부흥이고, 동시에 교회가 사회와 민족을 선도하는 구심점으로 거듭나는 것이 부흥이라고 갈파하였다. 얼마나 정확하고 가슴에 불을 지르는 정의인가! 그런 의미에서 부흥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부흥이 없다면 교회는 그 순간부터 무능력해지고 썩기 시작하여 병들다가 고사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 순간부터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오시는 부흥으로 먼저 우리가 변화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갈망해야 한다.
지난 2월 8일 켄터키 주의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일어난 부흥으로 인해 흥분하고 있을 무렵, LA성시화운동본부에서 목회자들에게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부흥성지를 순례하자는 제안에 열일을 제치고 참석하였다. 우선 JAMA의 원로대표이신 강순영 목사의 강의를 통해 나를 포함해 많은 목회자들이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이 20세기에 세계를 뒤흔들었던 중요한 부흥운동의 진원지라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그때 기회가 된다면 우리 교회 성도들과 함께 꼭 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마침내 소원을 이루었다. 더군다나 일정이 맞아 한국의 합신교단 총회장 일행도 동참하게 되어 더욱 기뻤다.
1906년 아주사 부흥운동의 주인공 윌리암 시모어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도 못하였고 어렸을 때 한쪽 눈이 실명한 노예 출신 흑인 목사였는데 그가 보니 브래아 길의 작은 집에서 적은 인원이 모여 기도하자 폭발적인 부흥이 일어났다. 방언이 임하고 기적이 나타났다. 수많은 병자가 치료받았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집의 축대가 무너지는가 하면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기까지 하였다. 나중에 아주사 스트리트로 옮겨서도 부흥은 계속 이어졌다. 3년 반 기간 동안 매주 6-8회의 기적이 일어났다. 예배 장소에 하나님의 영광의 불이 실제로 임하여 소방차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기도 하였다. 아주사 부흥운동은 오순절 성령운동의 시발점이 되었고, 하나님은 인간적으로는 부족한 자라도 간절히 기도하는 자를 사용하신다는 선례를 남겼다. 1949년 빌리 그래함은 현재 LA대법원이 있는 자리에서 3주간 예정으로 천막집회를 개최하였는데 폭발적인 은혜로 8주간으로 연장하였고, 연인원 35만 명이 모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집회가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의 시발점이 되어 서울 여의도 광장집회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도시에서 평생 2억 명에게 복음을 전하는 미국 대표 부흥사의 길을 걸었다. 이외에도 국제 CCC를 창설한 빌 브라이트 박사, 주일학교의 중요성을 깨닫고 헌신하였고, 빌리 그래함과 빌 브라이트를 포함한 수많은 기독교 리더들을 만들어낸 헨리에타 미어즈 여사, 그리고 전통적인 가치관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반문화운동을 일으킨 히피를 전도하여 대형교회의 목회자들로 성장시킨 지저스 피플 무브먼트를 일으킨 갈보리 채플의 척 스미스 목사 등등 놀라운 부흥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각 부흥의 현장에 가보니 그 자리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부흥이 임했었다는 동판들이 그날의 역사를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목회자들이 그날의 부흥을 사모하며 부르짖었던 것처럼, 우리 교회 성도들 역시 우리가 부흥의 진원지로 쓰임받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헨리에타 미어즈 여사가 섬겼던 헐리우드장로교회와 연예인들의 손자국으로 유명한 헐리우드 스트리트에서는 버스 안에서 회복과 부흥을 다시 주시기를 부르짖었다. 지금 한국도 미국도 다시금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먼저 오셔야 한다. 오셔서 먼저 온갖 죄악을 토설하게 하셔야 교회가 세상에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 주여, 우리에게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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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