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디스토피아

최동진 목사 (샌디에고 반석장로교회)

"바둑은 하나의 예술이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창조하는 과정이다. 흑백 모두 실수 없는 명국을 두는 게 바둑인생의 목표이다."라고 말한 금세기 바둑 최고의 고수, 이세돌 9단이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Alpha Go와의 맞대결에서 3연패 후, 드디어 1승을 거두었다. "과학에 대한 인간 승리"를 외치며 세계가 술렁거렸다. 이세돌 9단이 말한 대로라면 예술적 상상력이 과학적 데이터를 이긴 것이다. 그러나 알파고가 이미 3승했고 겨우 한번 내어준 셈이니 약속한 대로라면, 5판3승으로 이미 알파고가 이긴 셈이다. 그런데도 이세돌을 향한 인간 승리에 대한 찬사는 데이터를 앞세운 기계 문명 앞에 초라한 인간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처로운 격려로 보여진다. 바둑은 보통 10의 170승의 경우의 수, 즉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보다 더한 경우의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알파고는 기보 16만개와 3천만 개의 착점 자료를 분석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데이터화하여 인류 최고의 고수를 아주 손쉽게 무너뜨리고 있는 데까지 발전하고 있다. 과학문명은 이미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간 복제 가능성을 넘어 인공지능까지 계발하여 인류문명의 미래에 대해 예측 불가한 AI 포비아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다.

영국의 Financial Times에 의하면, 2040년이 되면 인류의 지능 수준과 비슷한 인공지능(AI)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최신 전망을 소개했다. 물론 긍정적인 면에서, 기후변화 대응이나 질병 치료부터 인간 노동력 절감까지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데 인공지능(AI)이 유익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역사에 나타나는 과학의 발전이 인류문명에 끼친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1, 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쟁사는 증거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타락한 인간 심성에 근거한 인류문명의 발전은 곧 문명의 멸망을 앞당긴다는 사실이 성경적 조망이다. 창세기의 에덴동산을 보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파괴한 인간의 욕망은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하였고, 그 결과는 문명의 발전이 아니라 낙원에서의 추방이었다. 바벨의 문명은 어떠한가? 하나님을 제거하고 "우리가 성과 대를 쌓아 우리의 이름을 내고 흩어짐을 면하자"고 하면서 하늘에까지 닿고자 했다. 오, 이 놀라운 에로스적 인간욕망의 상승을 보라! 이것이 오늘날 하나님의 창조를 거스리는 인간복제,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인공지능까지 낳게 되는 것이다.

벌써부터 AI의 급속적인 학습능력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자들이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유토피아의 세계를 꿈꿀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국 연구진들이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해 수익을 올리는 인공지능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미 구글 회사에서는 무인자동차를 캘리포니아 주에서 벌써 100만 마일 시험 운행 중에 있고 텍사스 주로 확대하려고 한다. 그러나 혹 사악한 마음으로 해킹 조작이라든가 혹은 요즘같이 빈발한 테러에 이용된다면 이는 참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심각한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AI 전문가들은 인간 두뇌를 분해해 모방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곧 윤리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측면을 이미 간파한,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보드게임은 아무것도 아니고 AI가 궁극적으로 인간 모두를 능가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는 날은 곧 인류의 재앙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기차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 역시, "핵보다 위험하며 악마를 불러내는 것"이라 말한다. 우리는 AI의 미래의 문제를 예측하기보다, 좀 더 근원적으로 AI를 다루는 인간의 원죄인 욕망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결국 과학문명의 미래는 인간학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죄의 속성아래 놓인 인간의 구속이 전제되지 않는 한 과학문명의 발달은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이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것이다. 죌 베른의 상상력이 가득한 소설 '달나라 탐험'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이미 한 세기 전에 나왔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이제 더 이상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과학의 발전이 곧 인류문명의 발전이라고 믿는 터무니없는 신앙에서 깨어야 한다. 오스 기니스(Os Guinness)가 말하는 대로 인류문명이 에로스적 헛된 인간 욕망의 길에서 속히 벗어나, 아가페적 위대한 사랑의 품으로 돌아설 때에 만이 진정한 구원과 소망이 있다. 하나님을 제거한 인공지능의 과학 문명의 미래는 유토피아(utopia)가 아니라 디스토피아(dystopia, 나쁜 곳)가 될 것임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러기에 더욱 하나님의 형상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과 부활 생명의 복음 선포가 뜨겁게 선포되는 절기가 되어야 할 줄 믿는다. johndjc@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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