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녕 사모 (뉴저지복음장로교회)
“어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좇고 가서 가져오라”(창27:13).
리브가는 분명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꽉 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삭이 에서를 편애하여 하나님의 약속을 잊은 듯이 야곱대신 에서를 축복하려 했을 때 하나님의 약속을 그리 중히 여겼다면 이루어주실 이도 하나님이심을 기억하고 엎드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남편에게 직접 이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편애하는 야곱이 축복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에 너무도 다급해져 악한 꾀를 꾸며대기에 급급합니다.
늘 집안에서 머리 맞대고 가까이 붙어 지내던 엄마 리브가에게서 익힌 야곱이 이미 얕은꾀로 팥죽 한 그릇에 형에게 장자권을 사서 스스로 챙깁니다. 제 힘이 부족하다 생각되면 살살 머리 굴려 욕심을 채워가는 리브가와 야곱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번에는 어미가 더 대담하게 에서의 옷을 입고 가장해 아버지의 축복을 받으라고 종용합니다. 비록 술수에 익숙하지만 야곱이 주저하니 “저주는 내게 돌리라”고, 도무지 스스로 깨달을 수없는 말로 부추켜 어미와 아들의 합작으로 일단은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축복받기에 성공을 합니다마는 거짓말은 들통이 나게 마련이지요.
거짓말을 해서라도 축복을 받아냈으니 사냥에서 돌아온 형 에서가 아버지 이삭에게서 축복을 받지 못하니 방성대곡하고 야곱을 죽이겠다 난리쳐대니 만천하에 집안의 부끄러운 모습을 크게 드러낸 꼴이 됐습니다. 하나님 약속을 중시 않고 큰 아들 에서를 편애한 이삭의 불찰을 드러내 온 집안의 대표인 아버지의 권위가 공개적으로 실추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먼 남편과 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겠지요. 자기가 오매불망 사랑하는 야곱이 축복을 받는 것을 보고파 앞 뒤 생각 없이 사고 쳤지만 아버지도 야곱을 곱게 안보고, 형은 죽인다 난리치는 통에 자신의 의로 야곱을 집에서 내쫒은 셈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거짓된 마음을 뽑아내시는데 자신보다 더 심한 같은 마음의 사람을 옆에 바싹 붙이셔서 죽을 맛을 보게 하심으로 우리 안에 하나님 닮지 않은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십니다. 거짓말 잔머리 굴리는 것이 집안 내력이던지, 20년간 삼촌 라반 밑에 들어가 라반에게 속고 또 속는 바람에 호되게 고생을 하게해 리브가는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가장 못할 짓을 한 셈이 됩니다. 아들 에서가 동생 야곱을 죽기로 미워하며 비통하게 하여 엄마가 됩니다. 그런 큰 아들과 부모님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 이방 며느리들과 함께 죽을 때까지 씁쓸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어디를 찾아봐도, 심지어 야곱이 리브가의 유모를 장사했다는 구절은 있으나(35:8) 그 어느 누구도 그를 애도하여 안타까이 장사했다는 한마디도 없이 아브라함, 사라, 이삭, 리브가가 막벨라굴에 장사되었다는 기록뿐입니다(49:31). 가족은 있으나 도무지 얼굴 돌릴만 한 곳이 없이 가시방석에서 “저주는 내게 돌리라”는 말대로 모든 가족관계를 산산조각을 내고 사랑하는 야곱은 보고파 그리워만하다 외톨이로 여생을 마친 여인입니다. 자기 생각대로 되어야 최상인 듯 착각해 나름대로 떠오르는 해결책을 즉각 실천에 옮기는 순발력이 종종 여러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대형사고임을 가슴에 새깁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3:5,6). 이메일 : heenlee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