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녕 사모 (뉴저지복음장로교회)
욥이 그 많던 재산, 여러 명의 자녀들을 순식간에 잃습니다. 갑작스런 재난에 놀란 가슴 진정하기도 전에 너무나 가려워 견딜 수없는 피부병에 걸려 피부를 긁어대느라 정신이 없이 엎친 데 덮친 저주에 가까운 재앙을 만난 욥입니다. 고통은 죄의 결과라는 단순한 논리가 일반적인 행위구원의 정서입니다. 이런 일을 당한 이웃을 보면 대부분 우리들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리도 끔찍한 천벌을 받는가? 자신은 재앙에 있지 않으니 하나님에게 특혜라도 받은 듯이 목에 힘을 주고 너무나 쉽게 판단하고 손가락질합니다.
위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모릅니다. 위로의 이름으로 가만있어도 힘든 저를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화약을 던지는 저들입니다. 친구들이 저의 예기를 듣고 와서 보고 처음엔 너무 놀라 함구하고 있다가 드디어 네 죄를 이실직고하라고 들이댑니다. 친구인지 원수인지, 자신에게 어려움이 오지 않았으니 자신들이 욥보다 당연히 깨끗하다고 믿고 회개를 강요합니다. 자신의 들보는 안보이고 남의 눈에 티를 빼겠다고 팔 걷고 난리입니다. 엘리바스는 ‘네가 죄 때문에 고난 받는다 죄 고백하라’(욥4,5,15,22장) 추궁해 욥이 나는 죄가 없다고 하나님께 반항하도록 몰아세웁니다. 빌닷은 ‘네가 네 지은 죄를 인정하지 않으니 고난을 받는 거야, 언제까지 고집피울 작정이냐?’(욥8,18,25장) 밀어붙이니 욥은 하나님께 내 고난의 이유를 알려주세요, 반문하게 합니다. 이어서 소발이 ‘네 죄는 네 고난의 크기보다 크니 너는 네 죄를 버리라’(11, 20장) 몰아세우니 자신이 회개하려해도 지은 죄보다는 이제까지 깔끔히 살아온 자신의 삶이 더 생각나, 나는 착하고 의롭게 살아왔는데 이 고통이 너무합니다, 원망스러움으로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세 친구가 욥의 죄를 표적하여 사정없이 공격할수록 욥을 자기 의에 매달려 더 원망으로 빠져 악에 바치도록 밀어 넣음을 보고 엘리후가 나섭니다(32-37장). 인간이 선을 행하든 악을 행하던 그것은 사람들 사이의 일이고 하나님과는 관계없는 일이라며 고난을 통해 훈련하시는 하나님이시니 모두 잠잠하라 말하니 욥이 조용해집니다.
이어서 하나님께서 욥의 눈을 여시어 무궁무진한 지혜로 창조하신 하나님 인간으로선 도저히 그의 깊은 마음을 헤아릴 길 없는 자비로 다스리는 하나님을 대면합니다. 너무나 힘겨워서 지난날 자기 의의 목록을 내세우고 마치 하나님에게 당연한 축복의 보따리를 맡긴 듯 분통해하고 자신이 말하는 것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지 못하며 지껄여댔던 말들로 하나님께 항의하는 자기 중심의 너무나 적은 자신을 만납니다. 위대하신 창조주께 내세울 것도 없는 자기 자신이 티끌과 재인 아무 것도 아닌 존재, 하나님께 감히 그 무엇을 요구할 만한 자격도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입이 다물어집니다. 욥이 피조물로 겸손히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하나님을 전능자 하나님으로 깊이 인식하며 그 분을 알아드리니... 하나님은 모든 것을 원 위치대로 회복해주십니다. 극도로 분노하여 방어 자세로 친구들의 정죄에 맞서던 사나운 마음이 흔적도 없이 녹아내립니다. 어리석은 친구들을 축복하도록 하여 욥이 주님의 마음과 하나됨을 확인해주십니다. 땅에서 풀리면 하늘에서도 풀립니다.
참으로 하나님은 모두를 축복으로 인도하시는 지혜로우심이 대단하십니다. 하나님의 깊으신 마음을 이해한 저가 마음을 풀어 친구들을 마음으로 끌어안고 축복하니 그 축복이 자신으로 시작하여 모두에게 쏟아집니다. 고난은 공평하게 누구나 만납니다. 우리 모두 그 고난의 터널을 제대로 통과하여 하나님과 동행을 시원히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고난의 때에 문제 묵상에 빠져 그 초점이 인간의 행위에 눈이 가있으면 움직일수록 빠져 들어가는 수렁입니다.
고통의 수렁에서 나올 수 있는 길은 오직 삶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신뢰하는 것뿐입니다. 주위에 고난가운데 있는 이들을 향해, 내게 고난이 닥치지 않았다 해서 죄를 회개해야 고난에서 벗어난다고 하나님보다는 자기 선악에 집착토록 잘못 나선 욥의 친구들의 자리에 있지는 않았는가? 생각해보며 마음의 옷깃을 여밉니다. 행여라도 건방진 마음을 품지 않도록 은혜를 베푸소서! 고난이 없으면 은혜에 감사드리고 고난의 때에는 먹구름이 걷히기까지 구름위의 태양이신 인생을 다스리시는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고 이기게 하소서.... 이메일 : heenlee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