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녕 사모 (뉴저지복음장로교회)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23:10). 자타가 공인하는 동방의 의인 욥입니다. 물질과 명예에 덕까지 골고루 갖춘 그런 완전 명품인생인 그에게 인생의 대 쓰나미가 닥칩니다. 순식간에 그 많은 재산이 날아가고 모든 자녀가 죽고 머리꼭대기부터 발끝까지 악창이 나고 심지어 아내마저 네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악담을 퍼부어댈 정도의 인생의 대 재앙을 만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지 아니하겠느냐”고 입술로 범죄 않고 마음을 다잡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 소식을 들은 세 친구가 위로하러 찾아와서 그 모습을 보고 나름대로 위로한다는 것이 네가 죄를 지었으니 하나님이 너를 그 지경이 되도록 치시지 않느냐고 회개를 강요하고 밀어붙입니다. 그들의 말이 옳은 말이기는 하나 “주신 것도 여호와이시니 취하신 이도 여호와”라고 겨우 추수리는 욥을 있는 대로 흔들어대어 결국은 열불난 마음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습니다. 저들로 인해 그간 눌렀던 섭섭한 마음이 자기 의분으로 점화되어 도저히 제어할 수없이 폭발하여 욥답지 않게 할 말 못할 말을 마구마구 쏟아냅니다. 자타가 공인하도록 청렴한 삶을 생명을 다해 살아 온 이들에겐 자기의란 자연스레 쌓여진 높은 바벨탑입니다. 어느 샌가 하나님은 나란 사람이 존귀히 여김을 받는데 필요한 도움을 주는 내 삶의 들러리일 뿐입니다. 인생의 허다한 환란과 고생의 파도를 허우적대며 넘다보니 새삼 분내고 화내는 것도 힘이 있어야 낼 수 있는 사치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갑작스런 환란이 몰아닥치기 전에 욥은 그야말로 순풍에 돛달듯이 만사형통일 뿐 고생을 모르는 단련되지 못한 무쇠 같은 인생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갑자기 만나 죽을 맛인 고통에 부채질을 해대니 행위구원의 자기 의를 내세움이 즉각 발동해서 심지어 어머니 뱃속에서 죽었더라면 하고 원망하며 그만 하나님께 섭섭한 울화에 삼켜져 나오는 대로 함부로 폭언을 쏟아내며 하나님에 대한 신뢰전선에 큰 틈을 보입니다. 세상적으로 남 보기에 잘나갈 때는 자신의 진짜 믿음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심한 환난가운데 대처하는 모습이 하나님에 대한 실제 믿음의 잣대입니다.
초신자 때에는 성경지식도 교회생활도 부족하여 차라리 나서지 않습니다. 세월 지나 교회의 지도자의 자리 탓으로 나름대로 늘어난 성경지식과 쌓여진 섬김의 시간들이 지나며 모르는 새 욥과 같은 의로운 사람이 되갑니다. 평상시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문제가 터질 때 반응하는 그 모습이 영적성숙의 잣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욥처럼 물질이나 자녀들, 건강에 대형사고가 터졌을 때도 마음도 입술도 지켰으나 친구들의 들이대는 정죄에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자기 의라는 자존심이 욥의 아킬레스건이었던 것이지요.
말씀 듣고 예배드리는 것이 삶인 교회중직들이 되면 평생 하도 들은 것이 많아서 귀동냥으로 주워들은 지식들을 자신의 영적성숙도로 착각하여 자기도 모르게 자기 의가 많기 십상입니다. 외적인 교회의 위치를 교회의 실세로 착각하여 자기 의를 붙들고 리더십의 칼날을 휘둘 때 많은 이들을 상처주고 실제로는 자신이 본인의 자기 의로 인해 인격의 손상이 크기에 악으로 기울고, 외양은 거룩하나 속은 악으로 가득차 망가져버린 최악의 피해자가 됩니다.
“나는 말씀대로 충성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어째 내가 손대는 것마다 세월이 가도 그날이 그날이고 지지리 궁상에 내 인생은 왜 이 지경인 게야.” 욥이 지났던 쓴 밤을 지나가는 분들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이제 렘2:13 말씀대로 “생수의 근원인 하나님을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지 못할 터진 웅덩이이니라.” 자기 의라는 스스로 파는 웅덩이는 우리의 영혼을 지옥으로 밀어 넣는 독약입니다. “언제든지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어지리라.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느니라”(고후3:15-16). 욥이 티끌 가운데 회개하고 하나님을 의뢰하는 모습을 의로 여기시고 돌이켜 세워주신 것같이 예수님이 다시 피곤한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생명을 부어주시도록 그 분께 두 손 들고 나아가십시다. 이메일 : heenlee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