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과가 더 먹음직스런 한나와 브닌나

이희녕 사모 (프린스톤한인교회)

엘가나의 두 아내, 한나는 남편의 총애를 입으나 무자하였고 브닌나는 여러 자녀가 있으나 남편의 사랑을 덜 받으니 무자한 것을 심히 격동하여 울고 먹지 않습니다. 남편이 내가 열 아들보다 낫지 않는가고 위로하나 성전에 올라가 울고 기도하는 한나입니다. 포도주를 끊으라는 엘리제사장의 망말도 상관 않고 자신의 원통함과 격동됨이 많음을 고합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 간구를 허락하시길 원한다는 말에 힘입고 돌아가 동침하여 사무엘을 얻고, 젖 땐 후에 어린 사무엘을 하나님의 집에 드리고는 내 뿔이 여호와를 인해 높아졌다고 노래합니다. 하나님 중심의 삶이 무너지고 자기 소견에 좋을 대로 살던 사사시대의 마지막을 별같이 믿음의 삶으로 돌려놓는 사무엘이 태어난 배경입니다.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 우연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위인들 뒤에는 반드시 저를 만들어준 위대한 멘토들이 있습니다. 사무엘에게는 어머니 한나의 제사장직에 대한 절대 경외와 신뢰의 믿음의 삶이 본이 됩니다. 믿음의 반석에 든든히 서기까지 믿음의 영웅들은 자신의 역경을 하나님을 삶의 중심의 주관자로 모심으로 승리로 바꾼 이들입니다.

일부다처가 당연시되는 사회 풍조가운데 두 아내의 피나는 자리싸움이 벌어집니다. 한나는 남편을 차지했건만 아이가 없어 고민하며, 아이는 있으나 남편 사랑을 독차지 못해 시기하는 브닌나가 저를 심히도 격동하고 괴롭힙니다. 남편 엘라나가 열 아들보다 내가 낳지 않느냐고 위로하는 말대로 열 아들까지는 몰라도 브닌나는 아이들이 꽤나 여럿이었는가 봅니다. 아마도 아이가 하나 씩 쏙쏙 쉽게도 태어날 때마다 브닌나는 세상을 얻은 듯 한나를 누르고 으쓱거렸겠습니다.

저는 분통한 마음을 사람에게 호소하지 않고, 하나님 성전에 나와 크게 소리칠 힘도 다 잃고 남 보기엔 술 취한 듯, 정신이 다 나간 여자처럼 하나님 앞에 자신의 문제를 쏟아놓고 그저 웁니다. 힘에 겨워 물쏟 듯 기도하는 것과 술 취한 것도 구별 못하고 술을 끊으라는 기막힌 망발을 하는 한심한 제사장 엘리입니다. 한나는 물에 빠져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거슬릴 힘도 없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 간구를 들어주시기 원한다”는 엘리 제사장의 통례로 해준 말을 하나님 말씀으로 듣고 지푸라기를 붙듭니다. 힘 얻고 돌아가 그대로 하나님께서 태를 열어 주실 것이라는 확신하고 남편과 동침하여 사무엘을 낳습니다.

아무리 절박하게 기도하다 응답받으면 당연히 여기고 하나님께 감사치도 않고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한나는 자신이 하나님께 고통 중에 서원한 것을 그대로 지킬 줄 아는 신실한 신앙인입니다. 아이를 드리면서 더 이상 원수 브닌나의 조롱하는 입을 막고 자신의 뿔을 높여 주시어 고통에서 구원해주심을 감격하며 찬양합니다. 아이 사무엘이 하나님께 무엇이고 묻고 온전히 순종하는 것을 태중에서부터 분명히 가르친 셈입니다.

과연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그의 얼굴을 구하는 자에게 구하지 않는 것까지도 덤으로 알아서 풍성히 채워주십니다. “아들 주시면 평생을 하나님 섬기도록 드리겠습니다”며 나실인으로 드리는 기도하였는데, 한나는 그렇게 목마르던 아들에다 세 아들과 두 딸을 더 주시고, 세기가 낳은 위대한 이스라엘의 선지자 사무엘의 어머니가 됩니다. 과연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그 모든 것을 더해주시는 너무도 마음이 좋으신 널널한 하나님이십니다. heenlee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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