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덕 목사 (미주양곡교회)
12월이 되면 누구나 “끝맺음”이라는 개념의 단어를 생각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1월에 시작하여 순식간에 12월, 곧 한해의 끝의 달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부득불 우리는 한해의 끝맺음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해라는 시간의 끝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끝맺음의 일들 앞에 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만들어 가는 수많은 끝맺음으로 인하여 우리는 여러 감정을 경험합니다. 저는 이민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교회라는 울타리 안과 교회 울타리 밖에서 수많은 끝의 관계를 경험하는 가운데 살아갑니다. 어떤 이들과의 끝맺음은 아름답고 그립고 지금도 끝맺음의 아름다운 여운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끝맺음이 아름답지 못하여 피차간에 오랫동안 불편함과 그리움을 동반한 고통을 경험하는 끝맺음들도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경험은 비단 저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바울은 하나님을 ‘끝맺음을 아름답게 해주시는 전능한 섭리자’라고 전해 줍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사람들의 시작도 아름답게 끝맺음도 아름답게 하시는 아름다운 축복의 주님이십니다. 그뿐만 아니라 믿는 자들의 끝맺음을 아름답도록 도우시는 섬세한 전능자이십니다. 예수님은 스스로를 시작과 끝맺음의 하나님이시라고 증언하십니다. “주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이제도 있고 전에도 있었고 장차 올 자요 전능한 자라 하시더라”(계 1:8)
예수님은 아름다운 시작을 가능케 하시고 아름다운 끝맺음을 가능케 하시는 사랑의 구주이십니다. 그래서 온 세상은 예수님의 성탄을 기뻐하며 감사하며 축하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가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기억이 될 무게 있는 표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고속도로 휴게실 모든 화장실에 붙어 있는 표어입니다. 이 표어는 정말 많은 여행자들에게 신선한 메시지를 던져 주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 머물던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화장실 벽에 붙어 있는 생활 표어입니다. 저는 여러해 전 이 표어를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 적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가 어디서든지 아름다운 끝맺음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가 머물다가 가고 난 다음에도 아름다운 여운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아름다운 만남 이후의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며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짧은 표어입니다.
예수님은 아름다운 알파로 오셨고 아름다운 오메가로 승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아름다운 사건의 여운이 지금까지 강하게 남는 아름다운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과 승천은 지금까지 아주 강하게 아름다운 여운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삶을 아름다운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인격자가 되게 하시고 믿음의 성도가 되게 만들어 주십니다.
12월 금년의 끝 달의 시간에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우리 주님의 성탄을 통하여 아름다운 시작과 아름다운 끝맺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가 잘 아는 크리스천 시인 천상병 님의 시로 목회서신을 마무리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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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