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교회
남가주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해외 선교를 의미있게 할 수 있는 곳이 샌디에고를 지나면 갈 수 있는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의 원주민 지역입니다. 자동차로 짧게는 하루, 또는 1박 2일이면 충분히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돌아올 수 있는 지역입니다. 멕시코의 인구는 크게 멕시코 출신의 백인(크리오요), 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메스티소), 그리고 원주민(인디오)으로 구성이 됩니다. 멕시코 인구 약 1억 2천 9백만 중에서 스페인어가 아닌 순수 부족언어만 사용하는 인디오의 비율이 6.1% 인 787만 명입니다. 이들 중에서 약 5만명 정도가 고향을 떠나 바하 캘리포니아로 이동하여 농사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디오들은 농장주들이 제공하는 집단 거주지(깜보)에서 살면서 하루 12시간 농장 일을 하고, 일당으로 미화 10불을 받으며 생활합니다. 농장주가 제공하는 거주지는 대략 200스퀘어피트(5.6평)에 불과한 방 하나가 전부입니다. 이 방에서 약 5~6명의 식구가 살아갑니다. 부엌은 없고, 화장실과 욕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마당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부모들이 새벽같이 농장으로 일을 하러 가기 때문에 남겨진 아이들은 방치되어, 자기들 끼리 어울려 하루 종일 놀며 지냅니다. 왜냐하면 인디오들에게는 이름을 등록시켜 주지 않고, 주민등록번호 혹은 사회보장번호를 주지 않기 때문에 한마디로 주민등록등본, 호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등록할 수도 없고, 병원에 다닐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방치되어 있는 인디오 아이들을 위해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님들이 바하 캘리포니아의 여러 깜보 지역에 계십니다. 아이들에게 스페인어, 수학, 성경 등을 가르쳐 주고, 매일 점심을 제공하며 사랑을 베푸는 귀한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바자회를 통해서 마련한 선교 기금과 아이들에게 나눠 줄 기증받은 옷들과 선물들을 한가득 싣고 12년 전부터 바하 캘리포니아 엔세네다 남쪽에 위치한 깜보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을 방문하였습니다. 펜데믹 동안 뵙지 못하다 모처럼 만에 만나서 반갑게 안부를 나누 던 중 선교사님이 한 가지 사역의 변화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이전처럼 매일 아이들을 불러 모아서 하는 사역이 줄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서 멕시코 정부에서 예방 접종을 하고, 질병을 체계적으로 추적 관리하기 위해서 인디오들과 아이들을 방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디오들과 아이들에게 주민등록을 시켜주기로 합니다. 그래서 이름과 호적을 가진 인디오 아이들이 공립 학교에 등록하여 다닐 수 있게 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이 인디오 아이들에게 고난의 질병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제공받는 고난의 축복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14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베풀어 오셨던 선교사님 내외분의 사역의 짐을 일정 부분 가볍게 하여 주셨을 뿐만 아니라, 미래 없이 그저 생존을 위해서 부모들처럼 살아가야만 했던 인디오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축복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처한 상황을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축복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더욱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 타협하고 굴복하는 성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항상 나를 최선의 길로, 나를 최고의 환경으로 인도하여 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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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