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칼을 갈듯이’

김창섭 목사

(세계선교교회)

한 유명 요리사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요리사가 자신의 칼로 생선회를 뜨고 있는데, 칼의 손잡이에 비해서 길이가 너무나 짧아서 ‘왜 이렇게 짧은 칼을 쓰십니까?’ 하고 물으니 그 짧은 칼이 요리사가 가장 아끼는 칼이라고 한다. 원래는 칼이 그렇게까지 짧지는 않았는데, 너무나 오래 쓰다 보니 칼이 점점 줄어들어서 이렇게 짧아졌다고 한다. 이 요리사는 매일매일 정성스럽게 칼을 가는 것으로 음식 준비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칼을 연마할 줄 모르면 요리사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야기가 내 마음에 깊이 다가왔다.

또한, 그렇게 유명하고 높은 위치에 오르면 자기가 칼을 갈 것이 아니라, 밑에 있는 사람에게 칼을 갈게 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내 칼은 내가 제일 잘 압니다’

이 요리사가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이 요리사의 칼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태도와 맥이 통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했다.

아무리 크고 비싼 성경책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성경책을 내가 읽고 내가 묵상하여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자세는 비싸고 좋은 성경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손에 쥔 성경을 묵상하고 마음에 새겨서 나를 향한 교훈으로 만드는 데에 있지 않을까? 요리사가 정성껏 칼을 연마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정성껏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마음속에 새겨 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정성껏 칼을 연마하는 요리사의 다큐멘터리를 본 후에, 우리 집 주방에 있는 칼을 한 번 살펴 보았다. 아무래도 가정집 주방에 있는 칼이니만큼 최고급 요리사가 연마한 칼에 비할 바가 못되었다. 그래도 혹시 정성껏 연마하면 우리 집 주방에 있는 칼도 어느 정도는 예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방에 있는 작은 칼갈이를 반복해서 이용해 칼을 연마해 보았다. 그랬더니 우리 집 주방에 있는 식칼도 어느 정도는 예리하게 만들 수 있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다”고 말씀한다. 이 세상 그 어떤 칼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이 예리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예리한 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예리한 검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칼을 계속해서 연마하지 않으면 쇳덩어리에 불과하다. 좋은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칼을 잘 갈아야 하듯이,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예리한 검인 말씀을 또 새기고 묵상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의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는 예리한 칼인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기셨다. 좋은 요리사가 매일매일 칼을 연마하듯, 우리도 매일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잘 연마하고 단련하여 주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자. 

wmclakim@gmail.com

10.0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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