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는 작은 것의 소중함

김요섭 목사

열매교회

미국의 중소도시에 있는 미국 신학교를 다니며 섬겼던 이민교회의 장로님께서 은퇴하신 후 저를 찾아오셔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장로님 내외분께서 한 달여 동안 머무시면서 저녁이 되면 같이 동네 한 바퀴를 걸었습니다. 해가 지기 30분 전부터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 장로님은 지난 38년 동안 살아오신 이민 생활과 교회 생활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한 번은 같은 동네에 사는 교회 식구도 동참하여 걷게 되었습니다. 장로님은 걸으면서 간증 아닌 간증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장로님이 섬기시는 교회에 장로님 한 분이 계시는데 이 장로님 역시 이민 생활에 성공하신 분이십니다. 두 분의 장로님께서 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 방문하고 계신 장로님은 두 딸을 약사와 변호사로 키우셨는데, 아직 딸들이 결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로님께서 다른 장로님께 “장로님은 자녀들을 다 결혼시키셔서 얼마나 좋으세요?”라고 부러워하며 말을 했더니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장로님은 교회에서 장로 투표 받으실 때 한 번에 되셨잖아요?” 이 장로님은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장로 투표를 받아서 장로님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볼 때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부러워할 수가 있습니다. 한 장로님은 다른 장로님의 자녀들이 때에 따라서 결혼한 것에 대해서, 다른 장로님은 동료 장로님이 어려움 없이 장로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 부러워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장로님은 우리는 내게 있는 작은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때가 있는데, 누군가는 내게 있는 작은 것을 부러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장로님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청년부 시절에 있던 한 자매가 떠올랐습니다. 이 자매는 남성스럽게 행동하였고 얼굴도 여성미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름만 되면 행복한 얼굴로 교회에 왔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의 발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맨 발로 교회에 왔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누군가에게는 없는 것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리 먹어도 잘 소화시키는 소화력을 주십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은 체질을 주십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주십니다. 모든 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주십니다.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화력을 주십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을 주십니다. 상황과 분위기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을 주십니다. 촉감을 주십니다. 친화력을 주십니다. 건강을 주십니다. 영성을 주십니다. 믿음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내가 볼 때 내게 있는 것이 작은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누군가가 볼 때는 자신에게는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을 주십니다. 우리는 내게 있는 작은 것, 나는 전혀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부러워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내게 있는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닫기 원하십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10)

yosupbois@gmail.com

07.2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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