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에

김요섭 목사

열매교회

한 성도님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찾아와서 기도를 부탁합니다. “목사님, 지난주부터 갑자기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TV 볼륨 소리를 크게 높여도 겨우 작게 들립니다. 아무래도 청각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기도해 주세요.” 성도님의 걱정을 염려해 주며 함께 기도하고, 빨리 이비인후과 병원에 가서 원인을 알아보자고 했습니다. 병원 예약을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비인후과 의사를 만나서 진찰을 받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어디가 안 좋아서 오셨어요?”라는 질문에 “오른쪽 귀가 얼마 전부터 들렸다 안 들렸다 하더니 갑자기 지난주부터 안들리기 시작해서 왔습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성도님의 귀를 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귀에서 무엇인가를 끄집어냅니다. 귓밥이었습니다. 성도님의 귀에서 커다란 귓밥이 나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기념 선물로 줄까요?”라고 농담을 하면서 이제 “제가 말하는 거 잘 들리세요?”라고 하자 성도님은 챙피해 하면서 조그만 목소리로 “네. 선물로 안 주셔도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성도님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염려, 근심, 걱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얼굴에 환한 기쁨의 미소가 되찾아 왔습니다. 성도님은 자신의 귀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치통에 의해서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병들을 상상하며 걱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로 인해서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할 때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정확하게 알기도 전에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스스로 미리 근심에 싸여 지낼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의 삶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답답함을 느끼거나 하나님의 침묵하심을 느낄 때 내 안에 사소한 장애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혹시 나의 교만, 나의 아집, 나의 경험, 나의 선입견, 나의 무지, 나의 불신앙, 나의 자존심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간관계에서도 사소한 것들이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2022년을 마무리하면서 알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인해서 서로 오해하고 상처를 받은 일이 있으면 예수님의 사랑으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오해하고 이해하지 못해도, 오직 한 분 예수님,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아시기 때문에 우리는 위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나와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의 삶에서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야 합니다. 

새해에는 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어느 자리에 있던지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내가 있는 자리에서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원하십니다. 새해에 새 소망과 새 은혜 가운데 날마다 믿음의 열매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yosupbois@gmail.com

12.24.2022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