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섭 목사

(세계선교교회)

4년 만에 찾아오는 월드컵은 온 세상 사람들이 축구팬이 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월드컵은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축구협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전 세계 211개 국가의 대표팀 중에서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32개국을 걸러내고, 또 더 치열한 조별 예선을 거쳐 16개국만이 16강에 들어가는 과정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에는 한국도 16강에 들게 되었으니,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시작 전부터 엄청난 로비자금을 썼다는 이야기, 경기장 건설에 외국인 노동자를 너무나 혹사시켰다는 이야기, 심각한 환경파괴가 있었다는 이야기 등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겠냐마는, 일단은 한국의 16강 진출의 과정에서 들었던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한국의 첫 번째 경기였던 우루과이와의 일전은 너무나도 속상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컸지만, 거의 대등하게 경기가 이뤄졌기에 ‘한 골만 터졌다면 승리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았다. 축구는 결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뼈를 깎는 훈련과 노력의 과정이 없다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론 우리의 믿음은 결국 ‘하나님의 나라에 가느냐 가지 못하느냐’라는 결과로 판가름 날 것이다. 하지만,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곧 믿음으로 이 땅의 삶을 살아내는 과정이 없다면 천국에 가게 된다는 그 결과가 주어질 수 있을까? 천국에 이르기까지 매일 매일 믿음의 단련을 해 나아가는 우리이기를 원한다.

두 번째 경기였던 가나와의 경기는 이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2-3으로 패했다.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조급함이 일을 그르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뭔가 대단한 결과가 아니라, 그저 우리의 삶 아닐까? 부담감과 조급함으로 살아가기보다는 하루하루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살아가기를 원하시지 않을까?

세 번째 경기인 포르투갈 전을 앞두고 경우의 수를 꼼꼼히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강호 포르투갈을 이긴다고 해도 다른 경기의 결과에 따라서 16강 또는 탈락이 결정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너무나도 놀랍게도 그 복잡한 경우의 수와 11%밖에 안 된다는 확률을 뚫고 16강에 진출했기에, 혹자들은 운이 너무나도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의 삶이 나 혼자 잘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마치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인도하지 않으시면 삶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 나의 최선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덧입혀질 때, 인생에 빛이 나게 된다.

이 글이 신문에 실릴 때쯤이면 브라질과의 16강전은 끝나 있을 것이다. 이기든 지든 그 결과가 어떠하든 상관없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축구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본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16강전을 치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것 아닐까? 우리들의 삶도 너무 높이 올라가려는 욕심으로 인해 감사를 잃어버리고, 주님 주신 선물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본다. 바울사도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하고 말씀하셨던 주님을 떠올리며, 오늘도 내 일상 속에 이미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이기를 원한다.

wmclakim@gmail.com

12.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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