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한인교회
근래에 들어와서 세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가 코로나바이러스19가 아닐까 한다. 코로나는 놀랍게도 모든 국가와 인류에게 평등함이 무엇인지 보여준 존재다 싶다. 이제까지의 질병은 대체로 저개발국가에서 독점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는 선진국이나 후진국, 그리고 인종을 초월하여 큰 만행을 저질렀다. 온 세상이 한 목소리로 코로나를 말하고 퇴치하기 위해 머리를 맛 댄 일은 흔치 않다 싶다.
또한 코로나는 아주 평범한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전염병이었다. 휴지, 고무장갑, 마스크 등등 평소에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것들이요, 이윤을 낼 수 없다고 여겨 외면함으로 인건비가 적은 나라들이 소규모로 생산하던 것들이었는데, 이번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장갑을 끼고 나가라는 수칙에 평소에 흔하기만 한 장갑을 사러 중국가게에 갔더니 이미 동이 나고 말았다. 며칠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예약을 하고 갔더니 이미 가격이 두 배로 올라 있었다. 그래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이번 코로나가 물러가면 물자가 부족하여 전쟁을 치르게 된 생필품들을 모든 국가들이 전략적 국가산업으로 육성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행스런 것은 평화로운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났기 망정이지 전쟁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이 컷을 것이다.
한 가지 더 배울 수 있는 점은 힘들고 어려워도 가정이나 국가는 비상시를 위한 예비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태리는 금년 본래 마이너스 예산을 세웠다. 그래서 EU 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당했고, 어찌어찌 통과를 보았다. 그런 정황에서 코로나로 몇 달 동안 일하지 못하게 됨으로 국민들의 삶은 몹시 힘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긴급자금을 지원하려고 발표하였으나 정작 EU에서는 EU채를 동의하지 않았다.
잘못하면 이태리로 인해 EU전 회원국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태리 정치가들은 몹시 분노하고 있다. EU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니 당장 탈퇴해야 한다고 말이다. 처음 EU가 태동될 때 앞장서서 주선했던 국가 중 하나가 이태리였는데 말이다.
결국 EU을 태동시킬 때 많은 양보를 하고서도 감내한 독일이 제일 큰 이득을 보았다고 한다. 그동안 놀리던 공장까지 다시 일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태리는 리라를 사용할 때보다 물가가 100% 올랐다.
독일의 국민성은 제정 로마시대부터 검소하고 근면했다. 그래서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게르만 민족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개인이나 국가나 돈이 없어 빌려달라고 하면 어떤 국가도 좋아하지 않게 된다. 고로 개인이나 국가는 평소 재정의 지출을 조심하고 항상 절약하고 아껴야 한다. 정치가들이 국민의 표를 의식하여 표퓰리즘적인 지출은 극히 삼가야 한다. 자신의 앞가림에 눈이 먼 정치가들은 정 안되면 땅이라도 팔면 된다 생각할지 모른다. 저들은 콜시카도 팔았고, 사보이와 니스를 불란서에 양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그 중에는 체육인, 의사와 간호사, 종교인, 문필가, 음악가, 정치가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망라되었다. 너무도 귀한 분들을 말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남으로 장례조차 제대로 치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 중에는 존경하는 미주크리스천신문 발행인이셨던 장영춘 목사님도 계신다.
참으로 21세기에 나타난 코로나19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너도 준비하라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죽음이라고 말이다.
locielo88@naver.com
05.0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