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지킨다는 것

한평우 목사 (로마한인교회)

성경은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행위가 아니고 믿음으로 만 구원을 받는 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을 너무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얻기 힘들고 어려운 것일수록 엄청난 노력과 도전을 통해야 된다는 인식이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고산을 등정하는 산악인들의 경험담을 듣노라면 외경심이 일어납니다. 그들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였고, 그 외에 여러 고산들의 정상을 두 발로 정확하게 디딘 사람들입니다. 말이 그렇지 그런 고봉에 서기까지는 눈물겨운 투쟁과 목숨을 건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를 일궈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이태리 쪽에서 올라가는 알프스 산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3500미터까지 올라간 후에 300여 미터를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도록 구성되었는데 계단은 거의 60도 이상의 경사로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간 후에 그 계단을 중간정도 올라가다가 어지러워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전문 산악인들이 보면 너무나 하찮은 높이인데, 그 높이도 오르지 못하는데 8000미터 이상을 올라가야 하는 산악인들에게 그 길이 얼마나 힘들까 여겨집니다. 해발 8000미터에서는 한발자국을 내딛고 몇 분 동안 가쁜 숨을 내쉰 후 또 한발자국을 내딛는다고 합니다. 그처럼 치열하게 자신과 싸워 일궈낸 승리가 정복이라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그런 정복이란 단어는 누가 보아도 경외감을 지니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런 일은 모든 분야가 비슷하지 싶습니다. 이런 노력 없이 세상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세상의 관습에 젖어 사는 인생이기에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믿음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치열한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고 은혜로 얻는 것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싼 게 비지떡이란 속담도 있고.... 그래서 그 귀한 믿음 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아닌지 모릅니다.

고로 주님의 일에 대해서도 내일을 다 한 다음에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빌2;21). 이 시대 신앙생활을 올 곧게 하지 않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십년 이상을 집사 직분을 받아 헌신하던 분이 교회 출석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회를 성실하게 다니다가 이단으로 빠지는 사람들도 있고 말입니다. 오랫동안 신실하게 교회 생활을 하다가 곁길로 빠지는 사람들.... 그렇다면 그동안 신앙생활 했던 것은 다 허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아니면 이제껏 가짜였는데 진짜처럼 각색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말입니다.

나는 어릴 때 아는 형을 만나기 위해 교회로 갔다가 예기치 않게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50년 이상을 줄기차게 주님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주님을 의심하거나 교회를 결코 떠나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던 사람이 신앙생활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고. 후에라도 다시 신앙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신앙생활을 평생 동안 올곧게 한다는 것이 그 얼마나 복된 일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다보면 온갖 문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실패도 만나고 질병도 만나고, 관계의 악화도 만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만큼 성공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생활을 변함없이 하는 성도가 얼마다 귀한지 모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18;8)고 말입니다. 믿음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신앙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요, 하나님을 진정 만난 사람이 아닐 까 생각합니다. 변화무쌍한 우리의 삶에서 올곧게 믿음을 지키는 일처럼 복된 일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더 나아가서 성도는 믿음에 관하여는 버리운 자(딤후3;8)라는 두려운 선언을 듣지 않을까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을 경성하여야 할 시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chiesadiroma@daum.net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