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하나님 섬기는데 우리 스스로 위대해질 필요 없다”

고든콘웰신학교, 선교학 조은아 교수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퀸즈장로교회(담임 김성국 목사) 전교인 여름수련회 강사로 초청된 고든 콘웰 신학교(Gordon Conwell Theological Seminary) 조은아 교수는 복음 찬송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하노라”, “십자가” 작사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월 “은혜 입은 자의 삶”(두란노)이라는 책을 발간했으며 이 책 제목이 이번 퀸즈장로교회 수련회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을 주 강사로 초청한 것은 드문 경우지만 조 교수는 은혜가 넘치면서도 뛰어난 강의로 교인들의 공감을 이뤄냈다. 

조은아 교수는 15세에 캐나다로 이민 캐나다 토론토대학과 러시아 싱크트 뻬제르부르그 사범대학(노어노문학)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MA, Ph.D)을 공부했다. 현재는 고든콘웰의 선교학 교수로 “문화 이해”, “교차문화 리더십”, “리더십 개발” 등을 강의하며 신학교 산하의 다양한 센터들을 하나로 묶고 있는 Gordon Conwell Institute의 학장으로 교회 갱신과 선교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조은아 교수를 지면으로 만나본다. 

 

-캐나다 이민 1.5세로 이민교회 성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은?

 

지난번 퀸즈장로교회 여름 전교인 수련회 때도 나눈 말씀입니다만 이민자로서 하나님께 부여 받고 보냄 받은 특별한 삶의 자리, 즉 “문지방 자리, 경계선 자리”를 감사함으로 기억하시길 원합니다. 그 자리는 경계선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이웃들을 누구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자리로서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마음에 가까이 거할 수 있는 자리라고 믿습니다. 

아울러, “요란하지 않은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을 따라가려면 우리 스스로는 잠잠해야 합니다. 한 알의 밀알처럼 땅에 떨어지는 삶도, 큰 바위도 아니기에, 떨어진다고 큰 소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또한 포도나무 되신 그리스도 예수께 붙어 있음으로 열매 맺는 삶도 시끄럽지 않습니다. 떨어져 나갈 때야 부러지는 소리가 나지 않겠습니까? 위대한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위대해질 필요는 없음을,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위대할 필요도 요란할 필요도 없음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요란하지 않은 삶”의 가치 강조 

땅, 길, 끝...삶속에 새기며 살아와

 

-사역 철학을 소개해주신다면?

 

삶 속에 깊이 새겨진 3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땅, 길, 그리고 끝”입니다. 

저는 다양한 땅들을 밟으며 살아왔습니다. 지리적으로도 많이 이동하며 살아왔고(한국, 캐나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미국) 언어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땅들과 사람들에 적응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도 길을 걷다가 또 다른 땅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별 다른 두려움이나 주저함은 없을 것이라는 잠잠한 확신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저의 용기, 적응 능력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땅들을 이어준 “길”이 있기 때문이고, 그 길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게 가야할 길을 보여주셨을 뿐만 아니라 제가 걸어야 할 길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길에는 분명한 끝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끝을 마음 한가득 품고 하루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끝은 다름 아닌 요한계시록 7:9-10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와 “구원하심이 보좌에 않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외치며 살아 계신 열방의 주 하나님을 예배하는 영광스러운 끝을 품으며 오늘도 시작합니다.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우리를 부르신 구원자 하나님 

우리를 보내시는 선교 하나님을 평생 기억하며 살길...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별다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며 이웃의 소리에 귀 막지 않고 살면 하나님께서 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한 가지 기도하며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현재 학장으로 섬기는 Gordon Conwell Institute가 지역 교회와 평신도 리더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필요를 잘 파악하고 그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의 시간과 공간을 고안하여서 신학교의 풍성한 자원들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신학교도 교회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리라 믿는 것이지요. 공동체와 더불어 삶이 이뤄지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서도 하나님의 선교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섬기는 Communal and Mutual Learning(공동적이고 상호적인 배움)을 제공하는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 지금 오늘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 일은 하나님께서 때가 되면 알려주시리라 믿습니다.  

 

-신력 및 가족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6.25 전쟁 중 황해도에서 목회하시다 순교하신 할아버지와 7남매 모두를 하나님의 귀한 자녀들로 키우신 할머니의 귀한 신앙을 유산으로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45년의 공식적인 목회는 물론 은퇴 이후에도 목회적 돌봄의 수고를 기쁨으로 이어 가신 얼마전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항상 그 옆에서 순종으로 섬기신 어머니의 신앙 또한 제 삶에 귀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같은 병원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비슷한 삶의 여정을 걸어 온 남편되는 전성걸 목사는 현재 온라인 선교교육 MEX(Mission Education by Extension)를 통해 선교사 및 지역교회의 평생 선교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MEX는 혁신형 에듀테크 기반의 양방향 온라인 개방교육방식에 기초한 자기주도적 선교교육 플랫폼입니다. 지난여름에 토론토 대학을 졸업한 아들 현우는 2021년 가을학기부터는 2년간의 대학원 과정(조직/기업 심리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우리를 부르신 구원자 하나님, 우리를 보내시는 선교 하나님을 평생 기억하시며 보좌에 앉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능력과 평강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세우는 지체로서 각자의 일을 감사함으로 감당하는 한 분 한 분 되시길 기도합니다.  

<유원정 기자>

07.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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