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활 속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거추장스러워 잘 쓰지 않던 보건용품인 마스크가 주요 생필품으로 자리를 잡게 됐으며, 온라인 수업과 강의는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을 대신하는 새로운 표준이 됐다. 임시방편으로 시작했던 많은 일들이 이제는 일상의 자리를 대체되면서, 사회의 모습과 개인의 일상이 새롭게 재편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사역현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제한된 오프라인 사역현장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한 온라인 사역이 어느새 일반적인 사역이 된 것이다.
글로벌컨설팅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최근 ‘디스럽션 인사이트(Disruption Insight)’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공한 트렌드 분석 내용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촉진’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으며 앞으로 사람들의 온라인 서비스 의존도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온라인 사역은 어떤 형태로든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새로운 사역환경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온-오프라인 융합의 하이브리드(hybrid) 사역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것이다.
캐나다 코넥서스처치(Connexus Church)의 설립자이자 원로목사인 캐리 뉴호프(Carey Nieuwhof) 목사는 최근 온라인교회와 온라인사역의 미래를 다루기 위해 비대면 “서밋(The Online Church Engagement Summit)”을 개최했다. 이 서밋에는 온라인 사역을 이끌고 있는 미국 라이프처치(Life.Church)의 교역자이며 성경앱 YouVersion을 개발한 바비 그룬왈드(Bobby Gruenewald) 목사, 오픈도어미니스트리(Open Door Ministries)로 활발하게 사역을 하고 있는 노나 존스(Nona Jones) 목사, 미국 몬타나 주 초대형교회인 프레시라이프교회(Fresh Life Church) 담임목사로 섬기는 레비 루스코(Levi Lusko) 목사가 참여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비대면 서밋에서 심도 있게 다뤄진 온라인 사역의 실제와 전략 중에 효과적인 온라인 사역을 위해 리더들이 생각해봐야 하는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람들을 온라인에서도 연결하라
바비 그룬왈드 목사는 말한다. “온라인 사역은 단순히 컨텐츠를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창구가 아닙니다. 온라인 사역의 장은 사람들을 연결(connect)하는 장입니다. 그리고 컨텐츠는 그 일을 돕는 촉매제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코로나시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컨텐츠를 온라인 영역에 올려 오프라인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 교회와 기관에서 만든 컨텐츠를 올리는 것으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온라인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컨텐츠만으로 이어진 온라인 사역의 끈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쉽게 끊어질 수 있다. 이미 기존에 생성된 양질의 온라인 컨텐츠에 밀려 사역 자체가 사장될 수도 있다.
온라인 사역을 진행하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사실은 단순히 설교와 찬양 컨텐츠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대안으로 온라인 영역을 사용하는데 머물지 않고 “다른 공간과 시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동일한 경험을 하고 연결되도록 온라인 영역을 사용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배와 찬양 등 교회에서 생성한 컨텐츠를 온라인으로 접하는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더 교회와 연결되고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 온라인커뮤니티를 조성해야 한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온라인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온라인 성도와 소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예배를 녹화하거나 실시간으로 송출할 때, 온라인으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그들을 지칭하는 이름(“e-family”와 같이 온라인 청중을 아우르는 호칭)도 불러줄 필요가 있다.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한 반응을 요청할 때, 온라인 청중에게 댓글을 달아 달라고 하는 등 계속해서 온라인에서 반응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를 알려줘야 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청중도 오프라인 청중과 연결돼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참여를 유발하라
노라 존스 목사는 “리더는 사람을 낚는 어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관리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코로나시대를 맞이한 사역자의 정체성을 제고할 때, 기존의 오프라인 사역뿐만 아니라 온라인 사역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리더는 온라인 사역을 잠시 지나가는 정거장 정도로 여겨서는 안 되며, 앞으로 계속 발전될 새로운 사역 생태계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노라 존스 목사에 따르면 올 2월에 미국 목회자들을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것 22개 중에 한 가지가 “전통적인 교회모델을 어렵게 만드는 온라인교회”였다. 사회는 IT기술과 함께 발전해 왔고 사회구성원들도 함께 발맞춰 걷고 있는데, 교회는 전통적인 모델을 계속 추구하며 발전된 사회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예배를 드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온라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자라나게 하는가이다. 노라 존스 목사는 “그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제자도”라고 말한다.
그녀는 “예를 들어, 페이스북(facebook)이 집이라고 생각해보면, 페이스북 페이지는 마당이며 페이스북 라이브는 열고 들어올 수 있는 현관문과 같습니다. 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들은 아직 교회와 아주 가까운 관계는 아닙니다. 페이스북 그룹이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며, 거실에 들어와야 비로소 관계가 형성됩니다. 이렇게 사역자들이 온라인 영역을 통합적인 시선으로 보고 사용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집중하느라 온라인 영역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사용할지, 온라인 영역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훈련할지까지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영역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을 방관자 또는 컨텐츠 소비자가 아닌 실제 성도와 제자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라 존스 목사는 “온라인 영역에서 그룹을 모으고 양육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의도적인 질문을 통해 참여를 유발하라는 것이다. 온라인 영역에 있는 사람들도 실체가 있는 사람들(real people)이다. 그 중에는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온라인 사역을 진행할 때, 온라인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참여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질문해야 한다.
오프라인으로만 사역을 진행할 때보다 더 많이 청중을 향한 질문을 던지고 반응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방관하고 있던 사람에게도 의도적으로 참여를 요청해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영역도 오프라인 영역 못지않게 사역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고, 실제로 교회사역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12/0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