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상황 출입 없어 더 안정적으로 사역
펜데믹 가운데서도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단체들을 탐방하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나눔선교회(대표 한영호 목사)를 방문했다. 나눔선교회는 마약, 알코올, 도박, 청소년 문제 등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삶을 회복시키기 위한 선교기관이다. 나쁜 습관의 중독자들과 가족 구성원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1996년 시작돼 24년 동안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중독자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미국에 온지 48년 됐습니다. 제 자신이 마약중독자로 20년을 살았지요. 사고도 많이 쳤지요. 저는 그 당시 예수 믿는 사람이 싫고,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약을 팔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었죠. ‘신을 믿으면서 왜 약을 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러다가 저는 죽음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됐죠. 하나님 안에서 다시 생명을 얻었을 때 나는 이 세상이 이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내 스스로에게 속아 살았음을 알게 됐습니다”라고 입을 여는 한영호 목사.
자신이 경험했던 어둠의 긴 시간이 있었기에 이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한 목사는 “제가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이곳에 있는 식구들과 같이 365일 24시간 함께 지내며 동무가 되는 것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10여 년 전만 해도 모든 매스컴들과 매거진들의 조명이 한 목사를 향했다. 한국 방송국에서도 초청이 쇄도했고, 한국 큰 교회의 집회도 이어졌다. 자신의 간증집도 두 권을 발행했다. 나눔카페가 생겨나고 회원들이 늘어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자신의 포지션을 잊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날로 모든 행사와 초청을 거부했다. ‘죽음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이 지금 뭐하나?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 목사가 된 건데...’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책도 더 쓸 계획이었으나 스탑했다. 자칫 비즈니스가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게 정말 복음인지? 자신을 나타내는 건지’ 두려웠고, 가는 곳마다 분에 넘친 대우를 받는 것이 습관이 되면 이 사역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한 목사는 “저는 매일 아침 기도제목이 ‘오늘도 나에게 속지 않는 하루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지금도 육신을 갖고 있기에 나 자신을 다스리기 힘듭니다. 그래서 성경에 ‘나를 부인하라’는 말씀을 소중한 말씀으로 안고 삽니다. 내가 살아 있으면 하나님 믿기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서 먹고 자고 365일 이들과 함께 합니다”라며 하루하루 자신을 지켜 가기에 우선을 둔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교인들에게도 “사람을 따르지 말고 예수님만 따르라. 나는 예수님을 소개하려고 목사가 된 것이라고 당부한다”고 한다.
아픈 이들과 동행...치유는 주님이
이 선교원에는 마약, 알콜, 도박 중독자,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 까지 들어와 있다. 한목사 자신은 이들을 치유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치유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이들과 함께 동행 하기 위해 시작한 사역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름을 ‘나눔’으로 했는데 많은 이들이 선교회를 잘 못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며 “저는 이들과 함께 동행 할 뿐이고 치유는 오직 하나님 한분만이 하실 수 있다”고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나눔선교회 사역 소개
사역의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사역을 하면서 코트를 4000번 정도 간 것 같습니다. 1/3은 코트에서 감옥 대신 이리로 데리고 온 식구이고, 1/3은 부모가, 1/3은 본인이 원해서 온 식구들입니다. 지금 현재 47명이 이곳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르치고 훈련하고 선교하려는 목적 이전에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외로운 사역입니다. 24시간 함께 지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곳이야말로 교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섬기면서도 교회다운 교회를 섬기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라며 외롭고 힘든 사역임을 내비쳤다.
이곳에서는 여러 가지 나쁜 습관(각종 중독, 범죄, 탈선 등)의 문제점을 하나님 말씀을 바탕으로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규칙적인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개인 상담, 그룹 상담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 자신감과 가능성을 심어준다.
뿐만 아니라 법적 문제도 협력하고 있으며 전인교육을 위해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정서적 교육’, ‘특별활동을 통한 중독 대체 교육’, ‘도덕, 윤리, 인격 교육’, ‘심신 단련 교육’. ‘주체성, 자존감, 역사관을 고취시키고’, ‘봉사활동’에 동참하게 한다. 또한 부모님을 위한 교육과 예방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이 선교원에 들어오기 원하는 신청자는 너무나 많다고 한다. 그만큼 치유가 필요한 영혼들이 많다는 것. 그러나 이 사역이 쉽지 않은 사역이기에 여러 단체가 있었으나 지금은 다 문을 닫고 나눔 선교회만 남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중독, 범죄, 탈선 등 말씀으로 전인교육...현재 47명 함께 숙식
‘나에게 속지 않는 하루 되도록’ 매일 기도하며 24년 사역 중
사역 동참자 기다려
팬데믹으로 어려움이 없느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펜데믹으로 선교회는 외부사람들도 오지 않고, 여기 있는 식구들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다고 답한다.
한 목사는 미주내 교계와 성도들에게 “교회생활에만 젖지 말고 바른 신앙으로 내 교회, 내 식구에서 조금 탈피해서 눈을 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법을 지키는 교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교회도 행사나 집회 중심에서 벗어나 작은 자에게 관심을 가지면 좋겠고요. 이 사역은 누군가가 희생하고 들어와야 할 수 있는 사역인데 앞으로 이 사역에 동참하는 귀한 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지금 시대를 보면 이 사역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역은 꼭 필요한 사역인데 과연 이것을 누가 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이 사역을 위한 많은 섬김의 종들이 세워지기 원한다는 바램을 털어놨다.
이 사역을 이어오며 재정적인 것도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부족한 것은 오히려 선교회 축복이라고 한다. 어렵기 때문에 서로 도우려고 애쓴다는 것.
“물질은 사람을 갈라놓기도 합니다. 부족은 축복이지요. 결코 불행한 게 아닙니다. 은혜가운데 24년을 섬길 수 있음이 축복이지요. 바램이라면 너무 부정적인 것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소외당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볼수록 더욱 부정적 이야기하지 말고 긍정적인 것들을 보시고 그들에게 힘을 줘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이 돼주십시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한 목사는 가족에게 대한 미안함을 내비쳤다. 젊은 시절은 자신의 방탕함으로, 주님을 만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부터는 선교회 일로 가정과 식구들을 살피지 못한 마음 때문이다.
그 중 한 예로, 아들이 사고가 나고, 선교회식구가 사고가 났을 때 아들에게 가지 못하고 선교회 식구를 찾아갔던 일이 아들에게는 상처로 남아있다고 귀띔을 하며 가정에 대해 부족함이 많다고 고백한다.
한 목사는 3남1녀를 두었으며 2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나눔선교회에 관한 자세한 것은 www.nanoomla.com를 참조하고 (213)389-9912로 문의하면 된다.
<이성자 기자>
10.17.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