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의 7-8월은 개 교회마다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시기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여름성경학교(VBS)와 단기선교가 거의 전면적으로 중단되거나 새로운 형태로 진행돼야 했기 때문이다.
VBS를 통해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는 신앙을 점검하며 믿음을 세워주는 기회가 되고, 믿지 않는 어린이들에게는 복음을 접하게 하는 특별한 전도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년 축제처럼 진행되던 VBS가 현장예배가 불가능함에 따라 취소되거나 다른 형식으로 새롭게 진행되어야 했다. 상황이 가능한 교회에서는 동영상 실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그조차 어려운 교회에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2020 여름이 됐다.
본지는 금년에 처음으로 온라인과 ZOOM을 통해 VBS를 진행한 남가주든든한교회(담임 김현인목사) 주일학교 스텝들과 인터뷰를 통해 준비상황과 진행상의 어려움, 기대되는 성과 등에 관해 알아봤다.
오지은전도사가 라이브로 설교하고 있는 모습(우)과 이 마리아 선생님의 스넥 스테이션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간식을 만들고 있는 모습(좌)
교육부를 담당하고 있는 김홍철 목사는 “펜데믹으로 기존의 스타일이 아닌 처음 시도하는 방식(온라인)이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성공적인 생방송을 위해 많은 준비와 연습이 필요했고 녹화하고 방송하는 일을 처음 경험한 교사들의 심적 부담이 컸다. 교사들의 헌신과 각종 기기, 어린이와 부모들이 하나 돼야 하는 특별한 사역이었다. 더욱 교회에 모이지 못하고 가정에서 각자 방송을 준비해야 하는 교사들은 방송을 위한 데코레이션, 촬영기기, 소품 준비 등도 어려움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통해 온라인 VBS를 경험한 교사들은 앞으로 교회 주일학교도 지속적으로 온라인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행사와 계획을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온라인 방송을 도울 수 있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고 이러한 투자를 통해 좀 더 발전된 방송을 어린이들에게 선사해야 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주일학교 상황을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VBS를 진행에 선봉자로 수고한 선생님은 유스그룹을 담당하고 있는 브라이언 전도사와 아론 간사를 꼽았다.
브라이언 전도사는 “선생님들이 각자 맡은 일은 모두가 중요했다. 한 사람이라도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됐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기술코디네이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리 녹화를 해서 업로드를 했었으면 쉬웠을 것이지만 라이브로 하는 것이 최고의 도전이었다.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실험과 실패가 있었다. 생방송으로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어린아이들과 소통하며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브라이언 전도사는 이번 VBS를 준비하며 ‘VBS를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의외로 아이들이 잘 참여했고 율동이나 찬양, 말씀듣기, 만들기 등도 너무나 잘 참여하고 따라와 이번의 첫 경험은 참으로 복된 것이었다고 말한다.
VBS를 마친 후 브라이언 전도사는 “이번에 다른 한 교회에서 함께 조인해서 진행했다. VBS가 끝나갈 무렵에는 ‘더 많은 교회가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도 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했는지를 설명하는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혹 다른 주일학교 온라인 예배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https://srcla.org/online-vbs/를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유스그룹 손지혜 선생님은 연극을 전공하며 예술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재능을 따라 손 선생님은 스테이지 메니저 포지션을 맡았다. 짜여 있는 큐시트를 만들고 손 선생의 큐를 따라 각 카메라가 매인 채널이 되었다. 뉴스 브로드케스팅과 비슷한 시스템이었다.
손 선생은 “함께 했던 선생님들이 리허설을 잘 따라와주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됐기 때문에 VBS가 문제없이 진행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과정 중 줌이라는 앱을 통해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했다. 많은 부분을 라이브로 하고 싶었지만 줌의 한계 때문에 리코딩을 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또한 Sunday school 디렉터가 꼭 라이브로 아이들을 보고 함께 하는 것을 원해서 그걸 중심으로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줌이라는 앱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고, 그 앱의 최대치를 활용해 어떤 부분은 라이브로, 어떤 프로는 리코딩을 해서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손 선생은 “아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고 말하며 “각자의 공간에서 춤도 같이 추고, 만들기도 같이 하고, 음식도 같이 만들면서 아이들이 금방 이 live streaming이라는 공간에 적응을 하는 것을 보았다. 생각해보니까 아이들이 이번에 학교를 들어가면서 줌으로 학교를 다니고 선생님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는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가상 VBS프로그램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았다. 조금 나이가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하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이번 VBS에 처음 동참한 김나연 선생님은 “모든 게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녀가 맡은 일은 데크니컬한 부분이다. VBS 프로그램 중 미리 녹화한 동영상도 있고 실시간으로 카메라 찍은 것들도 있어 그것들을 제때에 바꾸는 일을 맡았다. 그녀는 제일 어려웠던 것이 ZOOM이라고 말한다. YouTube Live는 그냥 틀면 되는데 아이들 얼굴도 보고 대화하고, VBS interactive하게 만들고 싶어서 줌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줌은 영상채팅은 잘하지만 실시간 방송을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라 많은 실험을 해보아야 했다고 말한다. 줌은 StreamLabs 라는 소프트웨어에 동영상 등을 미리 준비하고 Zoom screen share를 통해서 아이들한테 방송했다. 행사를 마친 김나연 선생은 “생각보다 어린이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아쉬움 보다는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유년부를 맡고 있는 산드라오 전도사를 만났다. 모든 준비과정이 처음엔 막막했다고 한다. IT에 대한 질문이 너무 많았다. 어떻게 해야 여러 채널에서 잘 스트리밍 할 수 있을지 줌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기 위해 많은 시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집에 있기 때문에 각 스테이션마다 창의적이고 아이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기획해야 하기에 힘이 들었다. 카메라 앞에 서서 녹화할 때는 교회보다는 방송국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오 전도사는 “자료를 온라인으로 사용하며 저작권문제도 있어 사용허락을 받는 것과 온라인으로서의 좋은 방법 찾기, 집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이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부탁하는 것, 자료들을 미리 어린이들 집으로 발송했는데 도착하지 않은 문제, 준비하는 선생님들끼리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지키는 것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필요한 많은 장비들도 유스그룹에서 잘 준비해줘서 감사했다. 또 다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해야 된다면 더 많은 준비와 기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번 VBS를 위해 함께 수고한 스텝이 15명이 넘는다. 선생님들은 집에서 각자 맡은 스테이션들을 미리 동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메인 팀은 교회에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진행했다. 다행이도 브라이언 전도사는 디즈니랜드에서 비디오/오디오를 담당한 엔지니어 덕분에 모든 영상과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론김 유스그룹 디렉터는 온라인 VBS라는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했고, VBS 안에 많은 프로그램들을 우리 교회 아이들에게 맞게 디자인했다. 그린 스크린과 기계적 테크니컬 한 부분들을 담당하며 VBS를 가능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들 모두는 VBS를 위해 두 달이 넘도록 회의를 거듭하며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새 시대, 새로운 시도로 어린이들과 함께한 금번 VBS를 돌아보며 모든 선생님들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렸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형 교회들이나 참여를 원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폭넓게 문을 열어 복음을 널리 전하고 싶다는 바램도 들려줬다.
<이성자 기자>
08.1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