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원연구소 대표)
관상어 중에 코이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아주 특이한 물고기가 있다. 작은 어항에서는 5-8cm,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서는 18-25cm로 자라는데 이 물고기가 강에서는 90-120cm까지 커진다고 한다. 같은 종자의 물고기가 환경에 따라 수십 배가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경이롭다.
한국 속담에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이 있다. 나름의 발전이나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그 한계를 벗어난 삶을 만들어 냈을 때 추켜세우는 말이다. 개천은 코이의 어항과 같은데 더 크게 자랄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을 뛰어넘어 강에서나 자랄 수 있는 크기로 자랐음을 인정하는 칭송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과 견주어 사람의 일생을 생각해 본다. ‘할 수 있다’는 긍정(肯定)의 말은 그 무엇보다 더 큰 박수일 것이다. 눈을 감고 생각해보라. 내가 어떤 무대에 섰는데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우레와도 같은 박수를 받고 있다면 그 순간, 활력에너지는 극한으로 치솟을 것이다. 인생자체가 실패한 것으로 판결된 금치산자(禁治産者)나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오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거나 죽음을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감격에 겨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멍한 상태가 되거나 좀 더 똑똑하고 냉정한 사람이라면 ‘더 높은 곳을 행하여’ 그의 눈길과 생각이 요동칠 것이다. 기독신자라면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4:13)는 말씀으로 더욱 충만해질 것이다.
사람에게 코이의 법칙을 적용한다면 어항이냐, 연못이냐, 강이냐는 상황 혹은 환경의 차이는 자신의 인생에 적용한 생각(믿음)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강에 있으면서도 그 생각을 어항에 묶어둔다면 그는 5-8cm 이상으로 자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연못에 있을지라도 넓디넓은 강을 유유자적하며 더 커질 수 있다고 자신을 고무(鼓舞)한다면 그는 90-120cm로 자라서 개천의 좁은 한계를 뛰어넘어 용으로 비상(飛翔)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생각에 대한 증거가 되게 하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몫인 것이다.
코이라는 물고기가 아무리 특이해도 그 스스로 어항을 뛰어넘어 넓은 강에서 유영(遊泳)하며 120cm까지 커질 수는 없으되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지닌 사람은 그 생각여하에 따라 환경과 상황을 극복하고 개천을 탈출한 용(龍)보다 더 큰 꿈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안위에 연연하느라 아내조차 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 아브라함이 하늘의 벌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알 같아서 셀 수조차 없는 만국의 아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섭리에 기인(起因)한다. 죄가 세상에 관영하여 하나님께서 한탄하시며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다 멸하실 때 새로운 세상을 위해 방주를 지으며 노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다. 430년의 종살이에서 어렵사리 벗어나 그들에게 주시마고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향하던 이스라엘이 마주한 홍해라는 절체절명(絶體絶命)에서 모세가 양을 치던 지팡이를 물 위로 내어밀자 바다가 갈라져 마른 땅이 된 것과 예수님이 꾸짖자 거센 풍랑조차 순종케 하는 천하 만물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증명하고 있다.
천하 만물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지금도 사람들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겨자씨만한 믿음이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말씀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만한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고백할 수 있는 믿음을 선물로 주셨는데 그 믿음을 겨자씨만 하게 키우는 몫! 그래서 산을 바다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있다. 이는 자신을 어항이나 연못, 혹은 강에서 크기가 달라지는 코이의 법칙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와 상관이 된다. 어항에서 겨우 5-8cm가 자라는 코이냐? 강에서 90-120cm까지 커지는 코이냐는 차이는 자신의 생각 즉 믿음의 차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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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