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의 숨겨진 진실

박동서 목사

불과 50여년 전만 해도 병들고 나이 든 부모는 자식들 중의 하나가 노년을 보살펴드리며 함께 사는 것이 사회통념이었다. 특히 장자나 장녀가 그 일을 당연히 맡아서 감당하기에 맏자식에게는 부모의 유산도 절반 이상을 상속하도록 하였었다. 이제는 모든 자녀가 똑같이 N분의 1로 나눠서 유산도 상속받고 자녀들은 부모 봉양의 책임을 지지 않고 손쉬운 방안으로 요양원에 보내서 여생을 살도록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지병이 있거나 치매 정도에 따라 물론 일반요양원(Nursing Home)에서부터 치매전문요양원(Memory Care Nursing Home), 혹은 전문간호요양원(Skilled Nursing Facility)에 입소해서 보살핌을 받게 된다. 이 결정은 물론 담당의사나 사회복지사가 환자 본인의 보험과 Funding 여력을 고려하고 가족과 상의하여 요양원을 접촉하고 입소 허락을 받게 되면 병원에서 곧바로 요양원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요양원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내에서 최초의 집단감염 사실이 알려졌던 곳도 바로 워싱턴 주의 요양병원이었는데 이때까지 만해도 중국여행을 다녀온 한 커플에 의해 우연히 감염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뉴욕을 비롯한 미 동부지역의 급격한 확진과 사망이 집중적으로 요양원에서 발생하자 그제서야 관심과 시선을 돌리며 본격적으로 역학조사를 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LA 한인 타운의 요양원마저 집단감염이 보고되기에 이르렀다. 각 주정부 및 미질병관리본부(CDC)는 미 전역의 요양원들에 대한 전수조사와 감염실태를 조사 중이며 머지않아 그 현황과 대책을 발표하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요양원들이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떠오르게 된 것일까? 첫째 이유는 요양원의 운영 및 구조, 요양사들의 훈련 및 교육, 부족한 예산 및 간호 인력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요양원들은 층별로 입구에 한두 명의 요양사(정식면허소지자) 및 보조 간병인들을 배치하고 있으며, 전체에 한 명 정도의 정식 간호사(은퇴 간호사 혹은 당직호출 간호사)밖에 없고 담당의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방문 혹은 전화로 입원 여부나 타 기관 혹은 재활원으로의 이송이나 퇴소 등을 결정하는 일만을 한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간호사나 요양사의 부재로 확진자가 발생한 후 격리나 소독, 병원 이송이나 입원 등의 후속조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2차 3차 감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대부분 무증상자나 호흡기 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입원하고 있는 요양환자들이 같은 층에서 식당이나 욕실, 화장실을 공유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소수의 돌보미들이 철저한 위생수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방에서 방을 오가며 감염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미주 동포들 가운데서도 상당수의 은퇴자들이 한인, 아시안, 혹은 일반 요양원에 입소해서 여생을 보내게 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정부와 주정부의 신속한 대응책과 개선책이 언제보다도 더 간절히 기다려지는 실정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42:5).

tdspark@gmail.com

05.09.2020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