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못 살겠어요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대놓고 외롭다는 노래가 있었다.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나 혼자 사랑을 잊지못해/ 애타는 마음/ 대답없는 메아리 허공에 지네...’ 그 당시 인기 절정의 가수였던 차중락은 그렇게 절규하다 2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명의 가수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외로웠을까? 아니다. 외로워 못 살겠다는 노래는 그의 노래만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이 다른 형태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시집 가운데에서 이렇게 말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시인은 고독할 때 견디라고 조언한다. 고독이라는 병은 견디면 되는 것일까? 다른 이들은 고독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 고독을 잊으려 하는 사람도 있다. 고독할 틈이 어디 있냐며 바쁨 속에 자기를 집어 놓고 고독이 숨도 못 쉬게 한다. 그런 이에게도 남모르게 흘리는 고독의 눈물이 있다. 약물에 의지하여 고독을 달래려는 사람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독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도 있다. 아예 고독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고독은 삶에서 잠시 쉬어가는 의자 같다고도 하고, 외로움은 호수같이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기도 하고, 귀찮게 하는 사람이 없어 좋다는 사람도 있다. 고독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사람에게도 이 가을에 ‘외로움’은 왜 이리 아픈 것인가. 외로움과 함께 마음도 아프고 몸도 여기저기 욱신거리며 잠도 이룰 수 없다는 신음이 그들의 소리이기도 하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해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하나님도 고독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하신다. 하나님의 고독에 대한 치유책은 무엇인가.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가정을 만들어 주셨고 교회를 세워주셨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공동체가 고독에 대한 성경적인 답이다. 단순히 모여있다고 공동체가 아니다.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이다. 서로 감사하는 공동체가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공동체이다. ‘순록의 태풍’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가. 순록은 추운 지방에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다. 맹수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순록은 원을 그리면 빠르게 돌면서 맹수가 다가오지 못하게 만든다. 원 안에는 새끼들과 암컷이, 원 밖에는 수컷이 돈다고 하는데 얼마나 아름다운 배려인가. 이 모습을 위에서 촬영해 보니 마치 태풍과 같이 돈다고 하여 ‘순록의 태풍’이라는 말이 나왔다. 서로 사랑하며 약한 자들을 배려하는 견고한 공동체를 이길 세력은 없다. 

 

고독은 그냥 두면 안 되는 고질병이다. 외로움은 죄의 형태로 번질 수 있다. 고독이 다시는 내 삶을 짓밟지 않도록 쫓아내자.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라는 노래는 그만 부르자. 공동체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서 이렇게 친히 놀라운 약속도 하지 않으셨는가.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히 13:5b)

 

10.0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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