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나의 누님은 여섯 분이다. 그중에 다섯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신지 아는데 한 분은 도무지 모르겠다. 큰 누님은 천국에 계시고 둘째 누님과 여섯째 누님은 한국에 계시다. 셋째 누님은 캐나다에 넷째 누님은 미국에서 사신다. 다섯째 누님은 만나 뵌 적도 없고 어디에 계신지 아니 지금까지 살아 계신지 조차도 모른다. 1950년생이라 하시니 올해 일흔두 살이시다. 그 누님 때문에 아버님이 흘리시던 눈물이 아직까지 생생히 기억된다. 1983년에 흘리신 눈물이다. 그때 KBS 남북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있었다. 아버님은 그 방송을 보시면서 북녘에 홀로 두고 온 딸을 사무치게 그리워하시는 것 같았다. 흐르는 눈물이 왜 그때뿐이셨겠는가. 헤어질 때 갓난 아이었을 딸의 얼굴을 아버님이 기억하고 있으셨을까. 황해도 안악 출신인 아버님은 월남(越南)하시기 전에 평안남도 진남포 비석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셨는데 진남포에서 그 딸을 미처 데리고 오지 못하셨다고 한다. 그 누님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잊을 수 없다. 잊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점점 잊히고 있다.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느냐고 물어보라. 그 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물어보라. 1950년 6월 25일에 북의 남침으로 일어난 전쟁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어린이나 청소년 심지어 청년들은 얼마나 될까. 공산주의자들은 잘 속인다. 거짓말이 중요한 전략이다. 자기들이 전쟁을 일으켜놓고도 그들의 인민을 향하여 이렇게 새빨간 거짓말 방송을 틀어놓았다. “미제의 앞잡이 이승만 괴뢰 국방군이 평화로운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침공하여 북으로 진군하고 있다. 만일 즉각 퇴각하지 않으면 우리 용감한 인민군 전사들은 반격을 가하여 격퇴시킬 것이다.” 그 당시 민족 보위상(국방부 장관) 최용건의 성명(聲明)은 완전히 거짓이었다.
저들의 작금(昨今)의 작태(作態)를 보라. 70년이 지나도 가시지 않은 민족상쟁의 아픔을 저질러 놓고도 여태껏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핵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공산주의자들과 대화에 기대감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공산주의자들과 대화가 허망한 것임을 분명히 보았다. 미국도 공산주의와의 대화를 통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크게 속아 넘어갈 뻔했다. 공산주의자가 줄 수 있는 행복은 전혀 없다. 세뇌된 행복을 강요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님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서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생에게 진정한 평안을 줄 수 없다. 신이 없다는 어리석은 유물론자들에게 인생의 문제 해결책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에서의 6월은 호국의 달이다. 공산주의가 어떤 것인지 역사를 돌이켜 보고 공산주의와 맞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재를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더 이상 공산주의와의 낭만적인 감정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아버님은 딸을 잃었고 나는 누님을 잃었다. 그것은 우리 민족 전체가 겪은 고통 중에 일부일 뿐이다. 깨어서 기도하고 정신 차리고 공산주의에 대처하지 않으면 오늘의 우리와 우리의 다음 세대도 가족을 또 잃을 것이다. 민족이 더 큰 도탄(塗炭)에 빠질 것이다.
06.11.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