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신염

방광염이 진행해 신장에 감염
이영직

한 번쯤은 겪는 매우 흔한 요로 질환이다. 방광염이 진행해서 신장에 감염되면 신우신염(pyelonephritis)이 되고, 이때 감염이 혈중으로 들어가게 되면 요로 패혈증(uro sepsis)이 된다. 따라서 흔히 대장균(E.coli)과 같이 방광염을 일으키는 균들이 신우신염과 요로 패혈증의 주된 원인 균이 되는 것이다. 방광염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신우신염이나 요로 패혈증은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신우신염이나 요로 패혈증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발병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진환이다.

 

-50대 후반의 가정주부 조 모 씨는 일주일 전부터 몸이 몹시 피곤하고 오른쪽 허리가 아픈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사흘 전부터는 고열이 나기 시작했고 구토 증세도 함께 나타났다. 또 소변을 볼 때 요도가 따끔따끔한 증상이 있었고, 소변을 보고도 금방 다시 소변을 보고 싶은 증상(빈뇨감)이 심했다. 이틀 동안은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는 몹시 어지럽고 발열감이 심했는데 해열제도 효과가 없어서 병원을 찾아왔다. 조 씨는 5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고, 지난 15년 동안 당뇨병을 앓아왔다. 또 10년 전에 자궁경부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검진상 혈압은 수축기 90mmHg, 이완기 50mmHg으로 저혈압이었으며, 맥박은 분당 110회로 빨랐다. 체온은 39.4도로 피부 점막이 건조해 보여서 육안으로도 탈수가 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왼쪽 옆구리를 두드릴 때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소변검사에서 다량의 세균과 백혈구가 검출되었다. 초음파검사로 확인하니 좌측 요도가 늘어나 있었고 수신증(hydronephrosis, 요도가 막혀서 신우가 확대되는 질환)이 보였다. 

조 씨는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또 수신증 치료를 위해서 막힌 부위를 넓혀주는 스텐트(stent) 삽입 술을 실시했다. 혈액 배양 검사상 대장균(E.coli)이 검출되었지만 항생제 치료로 완치되었다.

  

신우신염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거나 요로 결석으로 요로가 막힌 경우 발병하기 쉽다. 또 선천적으로 비뇨기계의 구조적 이상을 가지고 있거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요도가 좁아져 있는 경우 등에는 쉽게 세균 감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신우신염에 걸릴 수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서 세균의 유입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급성 신우신염은 초기에 효과적인 항생제를 선택해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재발하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찾아서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08.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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