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온 의사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럽에는 미국만큼 당뇨병이나 성인병이 흔하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기름기가 많고 칼로리가 높은 미국 음식도 원인이지만 간단한 음료수를 사러 가더라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미국식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이런 생활습관의 차이 때문에 당뇨병 같은 성인병 발병률이 한국에 사는 사람보다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30년간의 공직생활 후 은퇴를 앞둔 60대 초반의 P씨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20년 이상 앓아온 당뇨병 때문에 합병증의 일종인 신장 합병증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P씨는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아 왔지만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 없이 살아왔는데 이번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주위에 당뇨병성 신장 질환으로 투석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걱정은 더했다.
지난 20년간 P 씨는 당뇨 일기를 적으며 정기적으로 병원 방문 때 의사와 그 결과를 상의했고, 소변검사 및 혈액검사로 당뇨 합병증을 검사해왔다. 또 정기적인 안과 및 족부(발) 검사 등도 빠뜨리지 않고 해왔다. 그러던 중 2년 전에 의사로부터 소변에서 미세단백질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는 혈압약을 신장을 보호하는 약으로 바꾸고 혈압과 당뇨 조절을 더욱 엄격히 했다.
당뇨병성 신장 질환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투석(피를 기계로 거르는 것)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성인성 당뇨병인 제2형 당뇨의 유병률이 계속 늘고 있고 치료약의 발달로 당뇨병 환자의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투석 환자 개인의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손실도 엄청나기 때문에 신장 합병증의 예방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성 신장 질환은 초기에는 소변의 미세단백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이는 신장 질환뿐 아니라 당뇨병으로 인한 혈관 합병증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예고이기도 하다. 일단 미세단백뇨(소변에 미세단백질이 나오는 것)가 나타나면 당뇨 조절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3개월 평균 당지수 HB A1C를 6 이하로 조절), 혈압은 반드시 적정 수준 이하로 늦추어야 하며(수축기 120mmHg 이하, 확장기 80mmHg 이하), 체내 인슐린의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한다.
또 단백뇨가 나타날 때 에이스차단제를 사용하면 신장 질환의 발생을 늦출 수 있다. 단백뇨가 나타난다는 것은 당뇨로 인한 각종 합병증이 시작하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혈관 질환을 가속하는 흡연 습관을 삼가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정상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 이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07.27.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