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도님들, 하우스에 사시는 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뒤뜰 한켠에 텃밭을 만들어 여름 내내 싱싱한 야채를 따 드신다. 그래서 주일에 교회 문을 들어서실 때면 밭에서 기른 채소들을 들고 오시느라 애들을 쓰신다. 같이 나누어 드시고 싶으신 거다.
어떤 집사님은 뒷마당 전체를 밭으로 만드시고 얼마나 잘 가꾸시는지 그 밭에서 난 식물들은 마치 가나안 산처럼 크고 맛있다. 이유인즉, 더하기와 빼기를 잘 하신단다. 흙 관리를 위해 영양분을 더하고 그것이 분산되지 않도록 주위에 잡초들을 잘 제거해주면 식물들이 잘 자란다고... 그리고 결실을 기대하는 열매들만 남겨두고 나머지 시들은 열매들은 빨리 뽑아주면 영양분의 분산을 막을 수 있단다. 일명 ‘열매솎기’ 이다.
그렇다. 우리 삶속에서도 어쩌면 이런 열매솎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야 내 인생에 가장 실한 열매가 맺힐까? 먼저는 나날이 고집스럽게 움켜쥐려는 내 모습을 계속해서 솎아주어야 할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연약해져가는 몸과 마음 때문에 더 많이 움켜줘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오곤 한다. 또한 누군가와 조금만 관계가 서원해져도 지옥(?)을 경험하는 것 같은 주변의 어지러움과 혼돈된 마음들을 계속해서 솎아주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앙금이 사라지고 막힌 담이 무너지고 깨진 관계들 속에서 생긴 가슴속 응어리들을 계속 솎아내야 열매 비슷한 것이라도 맺혀지지 않을까.
사람은 자기를 내세울 것도 없고 비교할 것도 없을 때 진짜 사는 힘이 한데로 모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때 우린 지금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으며 이런 내가 좋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게 되리라. 그러면 삶에 대해 아무런 미안함도 고마움도 없이 아침마다 생각 없이 눈을 떴던 일상에 대한 새로운 고마움이 더해지리라.
우리는 때로는 책을 잘못 고르듯이, 의사가 오진을 하듯이 상대의 마음도 잘못 진단하여 맘이 상할 때도 또 상처를 줄때도 있지만 우리의 본심이 아니었던 것들은 빨리 솎아주고 마딱드려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용기 있는 말을 더해 버리면 우리 인생도 모세처럼 열매솎기에 성공하는 인생이 되어가지 않을까.
시절을 잘못 만나, 사람을 잘못 만나, 일을 잘못 만나, 몸이 아파서.... 이렇게 탓하고 사는 마음을 빨리 다 솎아주고 죽음을 넘는 살림의 삶으로 내가 곧 길이라고 말씀하신 그 길로 오늘도 흔들림 없이 걸어가서 복음이 결론이 되는 삶을 기꺼이 살아내는 우리 모두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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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