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라 사모 (텍사스 빛과소금의교회)
길이 있다. 나는 길을 간다. 노랑모자 쓰고 유치원 가던 병아리 같던 시절도 핑크빛 사랑에 잠못 이루던 밤도 예수님 십자가에 내 맘 빨갛게 물들었던 시간들도 어느덧 지나 엄마의 길 사모의 길 예수님의 길을 간다.
길을 걸으며 일상의 유쾌한 웃음 뒤에 숨어 있는 배신 분노 원망 외로움… 이런 숫한 상처들로 골이 져서 가슴이 아픈 사람들,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주님! 하면서 엎드리는 것 밖에 없는데 그런 나에게 주님은 오늘도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먹이라’ 그렇게 많은 세월을 같이 걸으며 함께 밥을 먹고 기도를 나누고 말씀을 공유하며 같은 길을 걸어왔는데 아직도 사랑하면서 사는 일이 끝까지 서툰 일이라서 혼신을 다한 사랑의 몸짓들로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이 길을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여기에 길이 있고 진리가 있고 생명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우리네 삶이 견딜 것을 제대로 견뎌야 진정 삶일 텐데, 그 견디는 일이 어쩌면 하나씩 잃어가는 일이라 부질없이 꼭 붙들고 놓지 못하는 것들이 무얼까? 우리 인생이 무언가 하나씩 잃어간다는 것은 조금씩 더 영글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폭삭 영글어 썩은 밀알이 되어 죽어야 산다는 성경의 진리 때문에 오늘도 잃어가는 아픔을 절절히 누려본다.
사실 우리는 많은 일거리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정작 우리를 탈진되게 하고 기력을 잃게 하는 것은 많은 일거리도 복잡한 사람들과의 관계도 아닌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절망 때문이리라. 우린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싸워도 보고 안되면 소송까지 하고 별 수단을 다 써보는데 정작 관계가 서원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별로 애써 보지도 않고 내버려 둔다. 우리의 관계라는 것은 그야말로 견디고 견뎌야 할 질긴 인연인데…. 장난감 하나로 온 세상을 바꾸는 천진한 아이 마음으로 제자의 발을 씻긴 낮춤의 비결을 체득할 수 있다면 끝까지 이 길을 걸어낼 수 있지 않을까.
때론 고여서 썩은 물과 같이 편안하게 안주하려던 한숨 나는 생활을 나의 진통과 맞바꾸는 진한 훈련이 죽을 것 같이 힘든 때에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도 가슴에 꼭 박힌 주님의 그 처절한 사랑 때문에 오늘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또 살아지는 그것은 ‘영이 행복한 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하늘의 비밀이리라. 그렇다. 하루의 길을 간다는 것은 이전 것은 지나간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인데 늘 이렇게 살지 말자고 변화돼야한다고 언젠가는 그런 삶을 살 거라고 수십 번 결단하고 산들, 그것이 아직 내일의 일이라면 급기야는 고장이 나고 관계가 깨지고 병이 나고 말 것이다. 무엇이든 매일 같이 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오늘 하루 꽉 차게 매일하던 일을 신나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날마다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대로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어찌하든 우리는 무지와 가난 두려움 질병…으로부터 조금씩 탈출하여 매일 이기고 매 순간 나를 초월하는 믿음을 지키는 일이 그야말로 매일의 우리 일과이리라. 내 욕망 중에 최고 욕망은 ‘참 나’를 살고 싶은 욕망인데 그래서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는 이 길을 나는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가리라. 이 길 끝에서 내 주님을 만날 때까지…. changsamo10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