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원 박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리더십학자)
메시지보다는 메신저가 더 중요하다
“목회 사역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설교가 힘들다고 답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목회의 70% 이상이 설교 사역이고 설교의 성패에 따라 교회 성장의 성패가 갈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설교를 잘한다고 할지라도 인간관계가 올바르지 않으면 설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교인과 목회자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목회자가 강단에 올라가서 아무리 은혜로운 설교를 해도 소용이 없다. 메시지보다는 메신저가 더 중요하다. 설교자와 교인과의 인간관계가 잘 수립된 후에야 설교가 은혜롭게 전달되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목회자가 해결해야 할 교회 내 갈등의 두 가지 유형으로 사역자를 비난하며 자기 의를 내세우는 사람과 일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사람의 예를 들 수 있다.
유형 1: 사역자를 비난하며 자기 의를 내세우는 사람
사역자를 비난하면서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그 속에 안주하면서 사역자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사역자가 화를 잘 내고 남을 통제하며 독설을 퍼붓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은 사역자를 분노하게 만들고 궁지로 몰아넣는다. 이런 교인은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자기 나름대로 율법적 가치관을 만들어 사역자 외에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한다. 이런 유형의 교인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판자가 말하는 문제 관련 당사자들과, 교회기관 회원들이 함께 이 문제를 자세히 이야기해서 사실을 밝혀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이때 다음의 세 가지 주의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서로 비난을 주고받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라. 둘째, 대화에 대해서 이를 지켜볼 증인을 반드시 확보하라. 셋째, 목회자가 그에 대해서 직접적인 반응을 할 때에 결코 비난하거나 당사자에게 불명예를 안겨주지 말라.
유형 2: 일은 안하고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사역을 진행하다보면 맡겨진 일을 할 것처럼 하다가도 아무런 이유 없이 뒷걸음질 치는 교인을 만나게 된다. 촉박한 일정 가운데 일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그 교인은 누가 봐도 불완전한 상태로 일을 방치해 놓는다. 문제는 일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목회자 뒤에서 불평을 늘어놓으며 험담한다는 데 있다. 이런 유형의 비판자의 부정적인 감정은 좀처럼 간파하기 어렵다. 그들은 자신의 의견이 목회자와 다르더라도 목회자와 단호하게 대결하기를 거부한다. 그들의 태도는 늑장부림과 지각, 비협조적인 행동, 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막후조종 등으로 표출 될 수 있다. 이런 수동적이며 호전적인 유형에 대처하는 방법은 목회자의 시각으로 그 사람을 파악하고 목회자가 받은 느낌을 솔직히 말해주며 비효율적인 방식에는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 교인이 발생시킨 모든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요구해야 한다.
갈등 극복의 Leadership Solutions
사역자라면 교회에서 한 번 이상의 갈등을 경험했을 것이다. 사실 매 순간이 갈등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고자 모였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상처를 받았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논쟁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교회 전체를 무너뜨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인간의 말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혜롭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리더십의 원리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감정적으로 대하지 마라>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라.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감정적인 대응을 하기 전에 내면 깊숙이 그 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만나기 전에 먼저 기도하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는 것이 지혜이다.
<문제해결보다 관계가 우선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인간관계가 파괴되었다면 그것이 오히려 큰 손해일 수 있다.
<문제발생의 근본원인을 찾아라>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문제 발생 배후에 무엇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상처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흔들어 놓는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보다 그들의 필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화내기 전에 먼저 대화하라> 상대방에게 찾아가 무엇이 문제인지,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묻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서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라> 상처를 받았을 때 듣는 일은 쉽지 않다. 감정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인간의 마음은 수만 가지의 상상과 반응을 한다.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무엇을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가능하다면 얼굴을 맞대고 차분히 대화하라.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의 해결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줄 때 해결될 수 있다.
<사랑을 확인해라> 대화를 하기 전, 대화 도중, 대화 후에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랑은 모든 실수와 허물을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의 벽을 허물어라> 갈등의 상황에서는 서로에게 큰 벽이 존재한다. 벽이 존재할 때는 제대로 반응할 수 없고, 상대방에 대해 온전한 태도를 가질 수 없다. 상대방과의 갈등의 벽을 허무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을 성장으로 재창조하라
교회는 불완전한 세상 속에 존재하며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교회 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며 더 나아가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교회도 사회 영역 속에 포함된 기관이며 하나의 조직체이지만 갈등에 있어서 특별한 환경을 갖는다. 왜냐하면 교회는 사회적으로 성장배경이 다르고 개인의 욕구가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고자 하는 이유는 갈등이 가지는 역기능적 요소들 때문이다. 특별히 교회 내에서의 갈등은 교인과 교인 간의 적대감, 반목, 시기, 질투, 심지어 폭력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이성을 잃어버리고 흔들리게 된다. 갈등이 극단화되고 만성화되면 결국 교회가 완전히 분열되는 경우도 있다. 갈등이 심해지면 하나님 중심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중심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상식과 이성에서 벗어난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교회가 분열되더라도 상대방을 파괴시키려고 온갖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갈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갈등이 조직의 생존에 불가결한 적응과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갈등이 없으면 조직은 정체되고 심한 경우에는 사멸의 운명을 맞게 된다. 또한 갈등은 의사결정의 질을 개선하고 창의성과 혁신을 촉구하며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갈등이 가지는 유익이 있다 할지라도 갈등은 목회자에게나 신앙공동체에게나 반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갈등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갈등을 미리 최소화하고 야기된 갈등을 성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 적당한 갈등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 교회 리더들은 갈등을 두려워하고 거부할 것이 아니라 교회성장의 밑거름으로 만들기 위해 갈등의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그에 따른 해결책을 지혜롭게 찾아야 할 것이다. sondong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