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스트레스

이정현 목사

Q: 저는 한 지역에 있는 교회를 맡아 10년째 목회하는 목회자입니다. 교회가 생각보다 잘 성장하지 않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남모르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나만의 고민일까요? 오늘날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나 상처가 무엇인지요? 알고 싶습니다. 

- 사우스베이에서 L 목사

“교회가 정체되거나 성장하지 않을 때”

“설교해도 교인들이 변화되지 않을 때"

A: 좋은 질문입니다. 상담자인 저 역시 이 미주 캘리포니아에서 41년간 목회하며 목회자만이 겪는 스트레스를 경험했기에 공감합니다. 목회자 역시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각자가 강도와 빈도, 유형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든 목회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목회를 합니다. 소위 대형교회, 중형교회 혹은 소형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이 목회에서 그들을 괴롭히는 강박적 사고과 행동에 시달립니다. 특히 주변의 어느 교회가 부흥을 하면 자신의 교회는 왜 부흥하지 않는지 심한 열등감과 죄책감을 느끼면서 목회하는 목사들이 많습니다. 

오늘날 목회자가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를 몇 가지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교회가 정체되거나 성장하지 않을 때 목회자는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것은 모든 목회자들의 고민입니다. 청빙을 받아 교회를 목회하면 교인들이나 목회자나 나름대로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되기를 꿈꾸고 희망하는데 수년이 지나도 교회가 성장하지 않고 답보상태에 있으면 목회자는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집니다. 자신의 무능을 질책하며 괴로워합니다. 총신에서 목회 상담학을 가르쳤던 이관직 교수의 ‘목회 심리학’이란 책을 읽어보면 그의 박사 논문에서 미국에서 한인 이민 교회 목회자들이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가 ‘교회성장의 정체나 감퇴’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중대형교회보다 소형교회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목회 현실인데, 목회자의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성공하는 목회보다 행복한 목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P.9 9-101) 오늘날 외적 성장에 치중하는 성장 세미나들의 강사는 주로 현상학적인 접근을 통해 성과를 부풀려 말하기 쉬운데 이것은 대안을 찾고자 하는 소형교회 목회자들로 허상을 쫒게합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소형교회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종도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과 인정을 받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의료선교사였던 서서평 선교사의 책상에 붙었던 슬로건 처럼 ‘성공이 아닌 섬김’(not success but service)목회를 해야 합니다. 둘째, 아무리 설교해도 교인들이 변화되지 않을 때 목회자는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목회자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사역은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골 1:28)입니다. 목회자가 설교준비와 가르침을 위해 쏟는 시간과 열정은 엄청납니다. 한 설교를 위해 수십 시간을 투자하고 책을 읽고 좋은 꼴로 성도들에게 먹이기 위해 해산의 수고를 합니다. 주일 오후에 설교를 마치고 과도한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거의 탈진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나 설교를 듣는 성도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거나 설교를 들어도 교인들의 삶이 도무지 변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될 때 목회자는 자괴감과 동시에 분노가 일어납니다. 목회의 보람은 교회가 크나 작으나 성도들이 말씀을 아멘으로 받고 신앙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열매가 있을 때 목회자는 큰 보람과 힘을 얻습니다. 엘리야도 하늘에서 불을 내리고 비를 내리는 큰 역사를 이루었음에도 이세벨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말을 듣고 낙심하여 아라비아로 가서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청했습니다. 목회자는 교인들의 반응 여하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합니다.

07.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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