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수술을 하게 되었다. 오랜 동안 상태가 호전되기를 바라고 기도했었고 담당의사도 좀 더 지켜보자고 한 것이 결국은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술 날자가 늦게 잡혀서 좀 더 빨리 할 수 있기를 기도했었는데 마침 어떤 사람의 수술이 취소된 덕분에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했다. 그렇게 어려운 수술도 아니고 생명에 지장이 있는 수술도 아니었지만 엄마 마음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수술날짜가 확정될 때까지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수술 이 주전에 집에 온 딸이 “모든 수술에는 다 위험이 있지요”라고 하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묵상하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만약에…” 라는 불안한 마음이 한 번씩 습격을 했다. 불안은 온전하신 하나님에 대한 신뢰부족임을 잘 알지만 연약한 마음이 들어서 주변의 믿음의 친구들에게 기도 부탁을 드렸다.
아침부터 에어컨이 세게 나오는 병원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후 딸을 수술실로 들여보내고 나니 온 몸이 쑤시고 아프기 시작했다. 동생 같은 집사님이 수술 시간 동안 내가 혼자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해서 멀리 샌디에고까지 점심을 사들고 오셨다. 이번 주말에 있을 딸 결혼식 준비로 한참 마음이 바쁠 텐데도 두 시간을 운전해서 오신 사랑이 너무 감사했다. “바쁜 목사는 나쁜 목사”라고 하시면서 늘 묵상과 말씀 연구에 초점을 두시지만 이곳저곳 집회초청으로 바쁘신 것을 잘 알고 있는 목사님께서도 메시지로 격려하시고 수술이 잘 되었는지 전화를 주셨다. 내가 섬기는 교회 담임 목사님도 아니고 그 전날 집회에서 돌아오셔서 밀린 일이 많으실 것을 알고 있는데 기도로 격려하며 챙겨주시는 그 분의 마음이 참 감사했다. 마음 졸이고 기도하다가 수술을 잘 마쳤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전화하신 권사님, 풀타임 사역에 잠 잘 시간이 모자라서 힘들어 하면서도 저녁을 사들고 온 제자 전도사님, 오고 싶은데 쉬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지 살피시는 친구 목사님과 사모님, 이 모든 분들의 사랑이 어려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믿음의 여정에 다가오는 작고 큰 어려움들을 함께 할 기도의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하나님의 사랑과 격려가 믿음의 친구들을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딸은 네 시간 걸린 수술을 잘 마치고 빠르게 회복이 되어서 어저께 퇴원을 했다. 의사는 딸이 “젊고 건강하니까”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나는 주변의 믿음의 친구들이 기도한 그 힘으로 우리 딸이 수술을 잘 마치고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기도해주신 믿음의 친구들에게, 또 그 친구들을 곁에 허락하신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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