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여름 방학 시즌에 들어섰습니다. 자녀들은 신이 났는데, 왜 부모들은 방학이 부담스럽고 두려울까요? 긴 방학 동안 온종일 TV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허송세월하지 못하도록 자녀들을 ‘뺑뺑’ 돌려야 하는 부담 때문에 부모들의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서머스쿨, SAT 학원, 영어와 수학 학원, 수영학교, 여름성경학교(VBS), 운동 캠프, 오케스트라, 수련회, 단기선교, 가족 휴가, 인턴쉽 프로그램 등등… 자녀들을 다양한 서머 프로그램에 등록시키려고 부모들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여름 프로그램들을 찾아내기, 등록시키기, 회비 내기, 라이드 주기, 간식 싸기, 때로는 부모가 직접 자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고,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부모들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름방학 증후군’을 앓는 부모들도 있다고 합니다. 방학에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분명 축복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래도 부모들은 자녀들의 개학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개인의 신앙생활도 방학 모드(mode)로 들어가는 성도들은 혹시 안 계시겠지요? 삶에는 쉼이 필요하지만, 신앙생활에 방학은 금물입니다. 다락방이 방학이라고 조금만 나태해지면 순장과 순모 그리고 순원들 모두 영적으로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여름 내내 사역과 배움에서 손을 놓으면, 교회 중직자들도 깊은 영적인 잠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고국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성도들이 잠시 신앙을 LA공항에 놓고 떠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영적인 긴장감이 풀어지면,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어도 주님과 친밀함을 회복하는 것이 힘듭니다. 영적 침체에서 빠져나오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신앙생활은 영적 전쟁입니다. 마귀는 1년 12달 365일 우는 사자와 같이 우리를 삼키려고 합니다. 우리를 시험에 빠지게 하려고, 그리고 나태해져서 영적으로 무기력한 신앙인이 되게 하려고, 수시로 공격합니다. 우리가 예수님보다 세상을 바라보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유혹합니다. 방학 기간에 잠시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을 쉬어도 신앙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거짓으로 유혹합니다. 방학의 유혹을 거부합시다. 마귀에게는 방학이나 휴가가 없습니다. 따라서 신앙인의 영적 전쟁에도 방학과 휴가란 없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마26:41)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방학에도 기도의 줄을 붙잡고 삽시다. 기도를 쉬면 영적인 슬럼프에 빠집니다. 기도의 줄을 놓고 사는 신앙인은 영적인 자살 행위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기도의 줄과 함께 영적인 검, 즉 하나님의 말씀을 꽉 붙잡고 삽시다. 말씀을 붙잡을 때만 예수님처럼 마귀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 여름방학이 두려우세요? 자녀들을 ‘뺑뺑’ 돌릴 계획은 잘 세우셨나요? 혹시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뺑뺑’ 돌릴 영적 계획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예수님 안에서 의미 있고 생산적인 여름을 보내기 위해, 영적으로 깨어 말씀과 기도의 줄을 붙잡읍시다. 한 손에는 기도, 또 한 손에는 말씀을 붙잡고 영적 훈련을 쉬지 않을 때 영적인 근육이 생겨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계속 영적인 상승 곡선을 타는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름방학은 주님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주 안에서 더욱더 성숙한 모습으로 가을을 맞는 축복이 있기를,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 “게으름이 사람으로 깊이 잠들게 하나니 태만한 사람은 주릴 것이니라”(잠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