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걱정을 좀 덜어주세요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한국에 ‘혼족’이란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혼족, 즉 혼자 사는 인생을 최대한 즐기며 사는 사람이 요즘 대세라고 합니다. 혼족들은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놀(혼자 놀기), 혼공(혼자 공연보기), 혼창(혼자 노래부르기) 등을 즐기며 돈도 절약하고,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결혼한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산다고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원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하고자 하는 혼족의 당당함과 용기는 부럽기조차 합니다.

혼족은 1인 가족 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혼족이 된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외부적인 여건 때문에 1인 가족이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독신의 삶을 외롭게 사는 대신 능동적으로 사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혼족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며 염려가 생깁니다. 과연 그들은 혼자의 외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책임질 가족 없이 나만의 즐거움과 성취를 위한 삶에 부작용은 없을까요? 내가 돌보고 책임질 가족이 없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내가 외로울 때, 슬플 때, 아플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나의 기쁨과 행복을 같이 나눌 사람도 곁에 없다는 뜻이지요. 더 큰 문제는 내가 연약해져서 능동적이지 못할 때입니다. 그때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막히거나 사람들을 기피하게 되어서 혼자 고립될 것입니다. 또한 혼족의 삶에 익숙해지면 남에게 간섭이나 통제받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따라서 결혼을 하거나 어울려 사는 사회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오직 내 만족만을 추구하는 혼족이 늘어가는 사회에 개인주의가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됩니다.

이러다가 혼족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혼신(혼자 신앙생활하기)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혼자 조용히 신앙생활 하는 것을 선호하고, 어떤 소그룹이나 모임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내 소견에 옳은 대로 하나님을 믿고, 내 기분과 만족이 신앙생활의 기준이 되어 점점 영적으로 고립된 신앙생활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인가요?

혼자만을 위한 시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혼자서도 인생을 외롭지 않게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성찰하고, 인생을 재정비하고, 해보고 싶은 일을 하는 등등, 자신을 위한 투자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혼족은 하나님의 오리지널 디자인이 아닙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사람에게 영적인 관계 유전자(DNA)를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아 돕는 배필을 만드셨습니다. 사람을 창조주 하나님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사랑의 관계를 맺고 살도록 창조하셨습니다.

반대로 마귀의 전략은 분리입니다. 마귀는 우리를 영적인 공동체에서 분리시켜 우리를 영적으로 무력하게 만듭니다. 양 한 마리가 양 무리를 이탈해 홀로 고립되어 있을 때 사나운 짐승의 공격을 받습니다. 다윗 왕, 가나안의 군대 장관 시스라, 삼손, 그리고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모두 혼자 있을 때 패자가 되었습니다.

혼자는 위험합니다. 혼자는 쉽게 넘어지고 패배합니다. 외롭고 고독합니다. 외톨이 인생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 외톨이 신앙도 하나님의 오리지널 디자인이 아닙니다. 삼위일체의 하나님이 공동체의 하나님이시듯,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들은 하나님 그리고 사람과 더불어 살도록 지음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혼족이 되지 마세요. 더족(더불어 사는 족)이 되세요.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혼족보다 더족으로 살아서 여러분의 담임목사인 저의 걱정을 덜어주시면 안 될까요?

‘그리고 서로 격려하여 사랑과 선한 일을 위해 힘쓰도록 하십시오.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모이기를 중단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주님이 오실 날이 가까울수록 더욱 모이는 일에 힘씁시다’(히10:24-25, 현대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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