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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설교(하)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겸허히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설교

목회가 그러하듯 설교도 정도를 벗어나면 안된다. 사람을 생각하되 먼저 하나님을 생각하고, 컨텍스트에 관심을 기울이되 텍스트인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 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누구나 설교를 한다. 그리고 설교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설교가 다 설교일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교회 강단의 정비작업이 요청된다. 요즘 TV를 보면 설교대회를 방불케 한다. 내 설교 내 돈 내고 내보내는데 무슨 시비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거기에 문제가 있다. 스타 설교자들의 설교가 영상매체를 메우고 있고 시청자들은 그들의 설교에 매료되고 있다. 반면 자기네 교회 목회자 설교와 스타들의 설교를 여과 없이 비교평가 하는 일이 쉬워졌다. ‘누구만 못하다. 누구 설교가 좋다. 왜 우리 목사는 그런 설교를 못하는가, 안하는가’ 라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뿐인가. 방송료만 내면 누구에게나 설교방송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형평성에 있어선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논리와도, 신학과도, 성경과도 상관없는 그런 설교가 공기인 영상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설교는 공격적이고 부정적이면 반응과 결과가 부정적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설교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심판, 징계, 고난, 책망이 꼬리를 감추고 번영, 축복, 성공, 형통이 춤을 춘다면 설교를 듣는 사람들은 머잖아 허약체질이 되고 만다. 바로 여기에도 균형이 요청된다. 야단을 쳐야 할 때는 야단을 치고 칭찬을 해야 할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칭찬만 하다 보면 버릇이 나빠지고, 야단만 맞다 보면 기를 펴지 못하고 주눅이 들게 된다.

필자는 지금도 설교하기 위해 강단에 서면 두렵고 떨린다. 특히 35년을 섬긴 충신 강단에 서면 입에 침이 마르고 겁이 난다. 필자는 멋진 설교, 갈채 받는 설교, 칭찬 듣는 설교, 명설교의 꿈을 접은 지 오래다. 대신 최선을 다하는 설교,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설교를 하고 싶다. 35년 동안 서툰 설교에 귀를 기울여 준 충신교회 교인들이 고맙다. 설교를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이며 대언이라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선포하고 대언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설교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그때마다 겸허하게 정도 설교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음향기기의 경우 앰프 출력이 모자라거나 고장이 났을 때, 마이크나 스피커가 문제가 있을 때, 전선이나 마이크 줄이 노후 되었을 때 소리 전달이 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이 설교자라는 전달매체를 통해 선포될 때 전달자의 신앙과 삶에 문제가 생기면 제아무리 위대한 설교라도 전달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설교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잡음 나지 않는 설교자, 깨끗한 설교자, 하나님과 소통하고 듣는 이들과 소통하는 설교자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iamcs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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