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장로교회)
우리는 상대적 거리개념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장거리를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넌센스 퀴즈의 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거리’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이 말은 ‘inter(~사이에)’라는 라틴어 전치사 ‘인테르(inter)’와 ‘star(별)’의 라틴어 명사 ’스뗄라(stella)’가 합쳐진 단어로 ‘별과 별 사이의’라는 뜻으로 우주공간의 먼 거리를 일컫는 단어이다. 이 거리는 상대가 없는 절대적 거리이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는 인류멸망 위기에 우주로 나간 주인공들의 활약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마치 몇 년 후 지구에서 펼쳐지고 있는 팬더믹 상황을 예견한 듯한 내용이 전개된다. 인류가 범해온 잘못 때문에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사태가 온 세계를 뒤덮은 가운데 NASA(미우주항공국)마저 해체되어버린 극한 상황 가운데 지구 밖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주인공들에게는 이 틈새를 통해 인류를 구해야한다는 임무가 주어진다. 그 임무완성을 위해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에 둔 채 우주로 떠난다. 그들이 떠나면서 남기는 한 마디 대사, 그 한 마디 속에서 오늘 교회가 세상에 말해야할 메시지를 찾아본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the answer. As always)....”
우주벤처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아이큐가 150이 넘고, 세계 1, 2위를 다투는 재력가로 아마존의 창업자로 2주 전 아마존 CEO를 사임한 베조스(Jeff Bezos)가 창립한 이 기업은 로켓, 우주선 개발사업 등을 하는 우주개발기업이다. 블루 오리진의 로고에는 지구를 딛고 선 두 마리의 거북이가 모래시계를 안고 우주를 쳐다보는 모습 아래 ‘Gradatim ferociter(한걸음씩 맹렬하게)’라는 라틴어가 쓰여져 있는데, 베조스는 2024년에 인간을 달에 정착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제 유인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행보는 달과 우주의 신비함을 넘어 방아 찧는 토끼가 서있던 자리에 마침내 인간이 살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전문가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는 지구는 위험하다. 지난주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면서 10년전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을 재현시키지 않나 하는 우려를 낳았다. 이뿐이 아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미 국립빙설자료센터의 작년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빙하가 녹는 속도가 연간 0.8톤에서 1.2톤으로 증가하는 등 충격적인 속도로 얼음이 녹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리고 또한 멈추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동과 계속되는 변종 바이러스의 전파...... 지구상 어디에 과연 안전한 곳이 있을까 이렇게 빙하가 녹고, 지진과 해일이 땅을 흔들어대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인류를 공격하고, 이전의 일상적인 삶이 다 헝크러진 이 세상에서 인간은 ‘지구라는 별’을 떠나 새롭고 안전한 별을 찾아 우주로 떠나고 싶은 마음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음들이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통해 희망을 찾아보고자 하지만, 우주의 어느 다른 별을 찾으면 과연 인간의 고민은 해결될 수 있는 것인가?
멸망해가는 별인 지구를 떠나고 싶은 인간, 자기들만의 별을 찾아 안전한 생활을 하고 싶은 지구를 향해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고 말해주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두렵고 불안하다. 이런 인간의 마음을 향해 교회는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가시적교회인 지상교회들은 이미 안전한 도피성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교회가 답을 찾아드릴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독교가 그렇게 해왔듯이....”라는 막연한 영화 속 대사 같은 말을 외친들 이미 실망한 세상은 교회가 던져주는 그 밧줄을 붙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포스트코로나19의 기독교’를 연구하고 의논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논문과 웹세미나(Webinar) 등을 통해 대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그동안 교회가 제시해온 목회와 선교와 양육과 상담과 세상과의 소통에 대한 의견이 얼마나 힘이 있었던가. 이론은 있는데 실제를 살지 못해 별다른 힘이 없는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 처량해 보일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영화 ‘인터스텔라’는 절망상태에서 나타난 틈을 파고들어가 마침내 플랜A를 성공시켜 인류가 지구 바깥으로 이주해 정착하게 하면서 마무리된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의 현실은 녹녹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기에 유일하고 확실한 소망이 있다‘는 진리를 선포해야한다. 그리고 그 진리의 가르침을 살며 보여주어야 한다. 영화 속 과학자들과 주인공들이 만들어낸 결론보다 더 확실한 미래의 결론이 성경 속에 있고, 그 성경 속의 말씀들이 창조주의 변치 않는 플랜(섭리)이라는 사실을 믿고 행할 때 비로소 교회는 설 수 있고, 마지막 때까지 든든히 서서 구원방주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끝나지 않을 것같이 긴 팬더믹 세상일지라도 우리는 순간처럼 이 어려운 시간을 지나갈 수 있다. 사랑과 함께 간다면. 그래서 이렇게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린 답을 찾았다. 그 답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성경이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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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