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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염두에 둔 시작

김종환 목사

(달라스침례대학교 교수)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2023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주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원하는 크리스천들은 끝을 염두에 두고 새해를 맞아야 합니다.

끝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끝을 염두에 둔 사람은 방향을 압니다. 그 끝을 향해서 현재를 살아갑니다. 한눈팔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끝을 생각하며 힘을 냅니다.

학기 첫 시간에 강의계획서를 받으면, 어떤 학생들은 기말고사가 언제인가에 관심을 갖습니다. 다른 어떤 학생들은 휴강과 방학이 언젠가에 관심을 갖습니다. 기말고사를 염두에 둔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계획표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공부합니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파티, 동아리 모임, 각종 행사 쫒아다니다가, 시험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벼락치기 공부를 합니다. 기말고사를 염두에 두고 공부한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신앙에 있어서도 끝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들은 늘 그에 대비하는 삶을 삽니다. 그런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말고사 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마 5:21, 23) 하는 학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악하고 게으르고 무익한 종”이라는 학점을 받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고 모든 크리스천의 선배인 베드로도 베드로전서 4:7-11에서 끝을 염두에 두고 살라고 가르칩니다. 7절에서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다”는 말은 끝이 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우주적인 의미이든 개인적인 의미이든 끝이 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끝이 임박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은 끝에 대한 긴박감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베드로는 끝을 염두에 둔 삶의 내용을 제시합니다. 먼저 7절에서 끝을 염두에 둔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크리스천은 이성과 상식을 잃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만물의 마지막을 고하시는 하나님께 의지해야 할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8절에서 열심으로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랑은 크리스천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세가 되면 불법이 성하므로 사랑이 식어지리라”고 하셨습니다(마 24:12). 바울도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면 사람들은 무정해진다고 했으며, 그와 같은 자들에게서 돌아서라고 했습니다(딤후 3:1-5).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다는 것을 아는 크리스천들은 무엇보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열심히 사랑하는 것은 뜨겁게 사랑한다는 말임과 동시에 끝까지 사랑한다는 말이고, 또한 조건없이 하는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열심으로 하는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습니다. 사람이 허다하고 다양한 만큼 죄도 허다하고 다양합니다. 그 모든 죄를 단번에 덮을 수 있는 방법은 사랑입니다.

9절,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다가 대접을 언급하는 것은,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있어서 대접이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모두 가정에서 모였습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대접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멀리서 오는 사람들을 재워주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고, 핍박을 피해 다니며 전도하는 사람들을 숨겨주는 것은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10절에서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봉사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 옥에 갇힌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좀 더 일반적인 의미에서 섬기는 것입니다

봉사를 하되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받은 은사를 사용해서 봉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는 누구에게나 은사가 적어도 한가지씩은 주어졌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그 은사가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스천은 교회와 이웃을 위해 사용할 은사를 관리하는 청지기입니다. 받은 은사를 사용해서 공동체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합니다.

11절에는 은사가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의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말하는 은사와 봉사하는 은사입니다. 말하는 은사를 사용할 때는 세상의 방법과 세상의 논리를 주장하는 말을 하지 말고, 심리학적인 원리로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해야 합니다. 봉사의 은사를 사용할 때는 자기 경험과 지식으로 사역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듯이 사역해야 합니다.

이렇듯 끝을 염두에 둔 삶을 사는 사람은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음을 알고 기도하며, 사랑하며, 봉사하는 삶을 삽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우리 교회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을 주시고 은사를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토록 있느니라. 아멘."

2023년을 맞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의 끝을 염두에 두고 기도하고, 사랑하고, 봉사하는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 온전한 영광을 돌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jonk@dbu.edu

1.1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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