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션대학교대학원 음악과장, 학생처장
“예수마을” 이라는 작은 북클럽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필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까운 거리에 있는 “라캬나다” 라는 도시를 방문합니다. 모임이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동이 막 틀 무렵에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을 향해 올라가야 하는 길 입니다. 얼마 전 그 모임을 위해 가는 여정이 필자에게 깊은 인상과 함께 작은 깨달음을 갖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곳을 향해 높은 곳으로 점점 다다르다 보면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새벽 아침 공기에서 풍기는 상큼하고 깨끗한 향내, 길 양편으로 자옥하게 펼쳐진 아침 안개 사이로 스쳐 보이는 아름다운 집들. 그리고 정면으로 다가오는 거대하고 웅장한 산세들. 이 모든 것들에서 비추어지는 신로움속에서 깊은 황홀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마치 천성을 향해 올라갈 때 펼쳐지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를 스치게 하는것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나그네의 여정이 다하는 시간에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려놓고 이 기쁨을 소유한 채 세상에서 마지막을 대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하는 작은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생각하며 필자는 유명한 찬송작가 페니 크로스비 (Fanny Crosby,1820-1915)와 그녀의 찬송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Bless the Assurance)를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크로스비는 생후 6주 즈음에 어느 한 의사의 실수로 평생을 맹인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장애를 넘어 6살 때 부터 찬송시를 만들기 시작해서 95년 생애 동안 약 8000 여 편의 찬송시를 남기며 19세기 후반 미국의 3차 부흥운동에 가장 위대한 찬송 작가로 미국의 부흥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15세에 뉴욕 시각 장애인 연구소(New York Institute of the Blind)의 학생이 되었고 22세에 연구소에서 수사학과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습니다. 한편 미국 상원에서 공식적으로 연설한 최초의 여성으로 남기도 하였습니다.
그녀가 83세 된 해에 어느 기자와 인터뷰를 한 내용들을 보며 필자는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평생 장님으로 사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복 된 섭리로 의도된 것이라고 담대히 말합니다. 자신을 맹인이 되게 한 그 의사에게 가족들은 유감을 표명하지만 자신은 그를 만나면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네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당신의 실수를 통해 그렇게 된 것이라면 나를 장님으로 만들어 주어서 오히려 고맙고 거듭 감사합니다” 그 이유를 두 가지를 들어 이야기 합니다. 하나는 ‘자신을 장님으로 되게 한 것이 의사의 실수였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라는 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더 잘 준비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도록 격려하기 위해 육체적으로 어둠 속에 살게 하신 것이 하나님이 그를 향한 의도였다는 사실을 크로스비 자신은 바로 알았던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록 세상의 멋진 광경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했지만 세상의 매우 어지럽고 불쾌한 것들을 보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녀의 눈에 손을 얹으셔서 세상의 잔인함과 쓰라린 불친절들, 그리고 불행한 모습들을 보지 못하게 덮으신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크로스비의 마음이 영향력있는 천상의 시로 쓰여지게 되었고 그것이 찬양으로 만들어진 것 중 하나가 바로 “예수로 나의 구주삼고(Bless the Assurance, Jesus is Mine)” 입니다.
이 찬송을 작곡한 포에비 팔머 넵 (Phoebe Palmer Knapp, 1839-1908)이 1873년 어느 날 자신의 집에 대형 오르간을 설치하게 되어 친구인 크로스비를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그 오르간은 완성되지 못하고 피아노로 방금 떠오른 멜로디라고 하며 하나의 선율을 크로스비에게 들려줍니다. 그리고는 이 멜로디를 통해 떠오르는 영감이 무엇이냐고 묻자 크로스비는 즉흥적으로 “Bless the assurance Jesus is mine (축복의 확신. 예수님은 나의 것, 나의 전부)” 라고 말을 열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통해 가사가 만들어졌고 피바 넵이 멜로디를 붙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찬송은 1873년 7월호 “Palmer's Guide to Holiness and Revival Miscellany” 에 실리게 되었고 당시 미국의 3차 대각성부흥운동에 가장 영향력있는 찬송 중 하나로 쓰임 받게 되었습니다. 크로스비가 후렴구에 지속적으로 고백합니다. This is my Story, This is my Song (이것이 나의 고백이요 찬송입니다) “나 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 하리로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에 반응하여 우리가 행해야 할 사명입니다. 한편 이것이 곧 우리를 육신적으로 건강하게 하는 하나님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또한 알아야 합니다.
미국 최고 의사로 11차례 선정된 세계적인 암 치료 권위자 김신의 박사(MD 앤더슨 암 치료 센터)가 어느 강연회에서 말하는 내용 가운데 흥미로운 것이 있어 코테이션을 합니다
“과학적으로 조사해 보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 모짜르트나 브람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치료가 더 잘 됩니다. 이유는 백혈구 안에 nkc (natural killer cells, 모든 병을 저항해서 싸우는 세포)가 보통 사람보다 1000배가 더 높게 조사 됩니다. 그런데 더 많이 조사해 보니 교회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은 1500배가 더 높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훨씬 암에 덜 걸리고 걸려도 빨리 낮게 되는 것을 봅니다”
필자가 이 코테이션을 한 것은 오래 살기 위해 찬송을 많이 하시라는 의미로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교회의 예배자들이 현대 문명이 주는 영향으로 예배에서 조차 찬양을 드리기보다 오히려 찬양을 구경하는 때가 많이 있음에 안타까움이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구경꾼이 되는 예배자가 되지 말고 끊임없이 땀을 흘리며 연주(Perform)하는 찬양하는 찬양자,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의 모든 삶에서, 그리고 생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크로스비의 이 아름다운 고백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체스터턴(G. K Chesterton 1874-1936)이 그의 책 “정통(Orthodoxy) 에서 “미치광이가 되는일은 쉽다. 이단이 되는것도 쉽다. 현 시대를 그냥 따라가는 편이 언제나 쉬운법이다. 어려운것은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키는 일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일을 엄청 힘든일입니다. 하지만 페니 크로스비 여사는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상황에서, 그리고 세상적으로 닥쳐지는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알고 자신의 것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켰던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iyoon@wmu.edu
10.1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