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가정선교회 대표
부부싸움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부부싸움도 잘만 하면 독이 아니라 약이 됩니다. 부부싸움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싸움 후에 앙금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잘 싸우지 않는 부부는 오히려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갈등많은 부부가 생존력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의 개성과 장단점을 배워 나가는 데 싸움은 가장 좋은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되, 서로 상처를 주지 않는 대화기술을 익히면 오히려 부부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낯선 남자와 여자가 모여서 한 집에서 서로 부딪치며 살다 보면 부부싸움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싸우지 않고 속으로 갈등이 쌓이는 부부보다도 정말로 잘 싸우는 부부가 현명할 수도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인간에게 긴장(Tention)과 이완(Relax)이 정기적이든 비정기적이든 교체되어 일어날 때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되어 장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심한 스트레스와 노이로제로 긴장 상태가 장기화되거나, 지나친 해이와 무사안일, 나태한 이완의 삶이 장기화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부부관계도 부부싸움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말다툼, 바가지, 갈등과 분쟁, 싸움도 똑똑하고 지혜롭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의 삶을 오래 살 수 있습니다.
1. 스포츠 경기처럼 규칙을 정해라.
부부싸움도 게임입니다. 게임에는 룰이 필요합니다. 가령 부부싸움을 할 시간과 장소, 또 싸움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놓아도 좋고, 상대의 가족(시댁, 처가)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해도 좋습니다. 단 일단 정해진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2. 훌륭한 협상가가 되어라.
부부싸움의 목표는 상대를 이기고 누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한 명이 승자가 다른 한 명은 패자가 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은 반드시 감정의 앙금을 남깁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안 주면서도 두 사람 다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윈-윈(Win-Win) 게임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3. I-Message를 활용하라.
I-Message란 '나'를 주어로 하는 화법을 말합니다. 나는~하다는 식으로 나의 느낌, 생각, 소망을 명확하게 전달하도록 합니다. 당신은 맨날 밖으로만 쏘다녀!라는 말보다도, 나는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라고 하면, 상대의 방어심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4. 공소시효를 정하라.
지금 닥친 일을 해결하기도 벅찬데, 한참 전에 지나간 일까지 들춰내면 서로 감정만 상합니다. 남편의 늦은 귀가 때문에 싸우기 시작했다면, 그 문제만 놓고 얘기합니다. 1년이고 2년이고 공소시효를 정하되 그 기간은 짧을수록 좋습니다.
5. 관중을 두지마라.
부모나 친구, 자녀 등 제 3자를 싸움에 끌어들이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습니다. 특히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면, 아이는 나 때문에 싸우는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아이 앞에서 싸웠다면 갈등을 풀고 화해하는 과정까지 모두 보여주도록 합니다.
6. 1미터의 법칙을 지켜라.
부부싸움의 링은 사방 1미터 내외, 싸움하다가 다른 방으로 가버린다든지 집을 뛰쳐나가 친정으로 가버리는 등의 일은 반칙입니다.
7. 타임아웃을 선언하라.
감정이 격해지면 타임아웃을 부르고 잠시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울컥하는 순간을 못 참으면 반드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이나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8. 더러운 싸움을 피하라.
신체적인 폭력이나 언어폭력은 절대 금물입니다. '이혼하자!' 등의 극단적인 표현을 하거나, 외모나 성적 능력을 비하하는 말,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거나, 싸운 후 밥을 차려주지 않는 등 복수를 하는 것도 모두 더러운 싸움에 속합니다.
9. 치사한 문제라도 일단 싸워라.
이런 일로 싸운다면 쫀쫀하다고 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말고 불만이 있으면 일단 쏟아 놓습니다. 치사하다고 회피하면, 조금씩 감정이 쌓이게 마련입니다.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불만은 차곡차곡 쌓였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폭발해 수습이 힘들어집니다.
10.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먼저 사과!)
눈 꼭 감고 내가 먼저 손을 잡아주거나, 가볍게 포옹하며 싸운 것을 후회한다고 말합니다. 상대의 장점을 쪽지에 적어 넌지시 건네는 것도 좋은 마무리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가능하면 그날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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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1.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