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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중년부부의 위기와 대처법

이재근 목사

미주 가정선교회 대표

결혼 9년 차인 어느 중년부부가 성격이 맞지 않아 이혼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비교적 성실한 편이었으나, 술자리가 잦았고 자녀교육 등 집안일에 소홀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부인은 늘 불만이 많았으나, 자녀가 잘되는 것에 희망을 두고 감정을 누르며 살았습니다. 아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내는 파트타임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헛 살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에 대해 더 이상 애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 이혼율이 높은 중년의 시기

 

한국은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OECD국가 중 상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혼연령은 남자가 평균 43세, 여자가 40세로 10년 전에 비해 연령이 다소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중장년층의 이혼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혼의 사유는 과거와 변함없이 성격 차가 50%를 차지했습니다. 중년의 시기에 이혼율이 높은 것은 중년기가 가진 특정적인 면 때문이기도 합니다. 통상적으로 결혼한지 10년을 전후하여 남편과 아내는 심리적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이 시기가 바로 중년기입니다.

영화 ‘7년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은 이러한 갈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영화로 유명합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리처드는 부인과 아들을 피서지에 보낸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마침 같은 아파트에 금발의 미녀가 이사를 오게 되고, 주인공은 외도에 대한 욕망과 이로 인한 죄책감을 겪게 됩니다. 영화의 결말은 결국 주인공이 갈등을 이겨내고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내용으로 끝납니다. 

실제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이 영화를 소재로 5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7년 후 부부관계의 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부부들은 결혼 초에 비해 만족도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나, 그 시기가 바로 중년의 위기와 관계가 깊습니다.

 

2. 변화의 시기에 찾아오는 심리적 위기

 

중년의 시기는 삶을 반추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살아온 날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위기는 종종 중년기를 마지막 변화의 시점으로 생각하는 절박감에서 비롯됩니다. 많은 남성(혹은 직업을 가진 여성)들은 이 시기에 직업과 미래에 대한 마지막 변화를 꿈꿉니다. 여성의 경우 육아를 이제 막 마치고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찾게 됩니다. 항상 심리적 위기는 변화의 시기에 찾아옵니다. 이제 부부는 결혼과 부부관계에 대해서 전보다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3. 중년의 위기 대처법

 

(1)상대방을 부부가 아닌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한다. 

간단하지만 잊기 쉬운 부분입니다. 부부가 하나가 되는 부부 일심동체보다는 이심이체의 입장에서 서로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2)정서적으로 상호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정서적 공감이 부족할 때 문제가 누적이 되고 이것이 해결되지 못할 때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할 수 있다면 먼 곳이 아니더라도 일상을 털어버릴 수 있는 시원한 곳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평생 인생의 동반자가 배우자임을 잊어선 안 된다.

종종 어떤 사람들은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보상받기 위해 자녀에 대한 과도한 희망을 갖습니다. 이런 경우 자녀가 독립할 시점이 되면(사춘기, 결혼, 유학 등) 갑작스런 우울증이나 본격적인 부부 갈등을 경험합니다. 실제 어느 심리학자의 연구에서도 중년기 결혼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자녀가 그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부부 성생활은 건강한 부부관계의 중요한 척도임을 기억한다.

남편과 아내는 상호 존중받는 성생활을 통해 자존감과 사랑을 체험하게 됩니다. 한국인은 부부간 성에 대한 상호의사소통이 매우 부족한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서로 성에 대한 상처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처는 종종 배우자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외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년의 위기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위기는 부부에게도 찾아옵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의 다른 표현입니다. 위기를 넘어 이것을 기회로 잘 활용하여 희망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jaekunlee00@hotmail.com

 

07.1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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