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새로운 물결(New Wave)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2023년 새해 한 동안을 뜨겁게 달굴 영화, ‘아바타 2’는 그 제목이 ‘물의 길’이다. ‘물의 길’을 물결(wave)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역사에 혁명적인 wave, 물결이 몇 차례 있었다. 익히 아는 대로 그 첫 번째 물결은 농업혁명이었다. 이 물결은 단순한 수렵 또는 채집사회에서 본격적 문명의 시대를 도래케 한 혁명이었다. 두 번째 물결은 산업혁명이었다. 이 물결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춘 사회를 만들었고 모든 것들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세 번째 물결은 일찍이 앨빈 토플러가 갈파한 대로 정보혁명이다. 이 혁명에는 다양한 지식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네 번째 물결이라면 모든 현실 세계를 넘어선 가상(假想) 혁명이라 할 수 있겠다. 앞서 언급한 영화 ‘아바타 2’도 이미 시작된 제4의 물결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전 세계를 흔든 물결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런 물결들로는 인류의 진정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어느 정도 관심을 끌지만, 인생의 공허함을 채우지는 못한다. 새로운 물결이 일어나야 한다. 인류를 살릴 물결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물결이 무엇일까?

 

수년 전 ‘자유의 바람이 불어온다’는 의미심장한 구절을 학교 표어로 내세운 서부 명문 스탠퍼드 대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자유의 바람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지성의 바람일 수 있다. 1891년 개교한 스탠퍼드 대학은 다른 명문 사학에 비해 역사가 짧으나 학문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참혹하게도 그 바람은 지옥의 바람일 수도 있다. 학교 박물관 입구에 커다란 미술품이 있었다. 그 작품의 제목은 ‘지옥의 문’이었다. 로댕의 작품이었다. 그 작품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많은 사람의 조각이 그 생각하는 사람 주변에 있었다. 괴로운지 뒤틀려 있었고, 수치스러운지 머리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조각은 스스로 한심한지 후회의 표정도 역력했다. 지성의 바람까지 강력히 몰아치는 지옥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진리의 바람도 불었다. 박물관 옆에 학교 교회가 있었다. 가장 중앙에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교회는 지성과 지옥의 바람을 잠재울 진리의 근원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진리가 이 시대의 새로운 물결이 되어야 한다.

 

진리의 혁명, 진리의 물결은 곧 예수 혁명이다. 그것이 무슨 새로운 물결이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지만 2000년 전의 예수님 만이 언제나 현재이자 또 미래이다. 예루살렘 성전에 다녀오던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님 없이 그들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과 동행하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오늘의 우리도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예수님이 없는 예배, 예수님이 없는 설교, 예수님이 없는 찬양, 예수님이 없는 기도, 예수님이 없는 선교, 예수님이 없는 신앙 교육, 예수님이 없는 크리스천 행사와 모임, 예수님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가정과 사업, 예수님이 없는 2023년. 이 무슨 비극인가.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면서 맞이한 피폐한 2023년도에 가장 절실한 것은 새로운 사상도 아니고 새로운 유행도 아니라 새로운 물결이다. 다른 것들을 기대하지 말자. 그동안 일어났던 물결들을 겪으면서 그 한계를 여실히 엿보지 않았는가. 새로운 물결이란 새 일을 행하실 예수님 외에 달리 없다. 

 

예수님 물결에 부딪힌 모든 사람은 새로워졌기에 예수님은 2023년도에도 여전히 새로운 물결이시다. 모든 물결은 작게 시작된다. 그러나 점차 확장되면서 마침내 그 놀라운 위력이 나타난다. 새해라고 다른 것에 들뜨지 말고 예수님이 일으키실 새해의 작은 물결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시작은 미약한 것 같지만 그 새로운 물결이 예수님이시기만 한다면 마침내 가정을 크게 회복시키시고, 교회를 놀랍게 부흥시키시고, 나라를 새롭게 변화시키실 것이다. 이제는 이전과는 다르게, 새롭게 살아야만 한다. 

12.31.2022

Leave Comments